성 명 서
말 뿐인 선거공약, 장애인 정보접근권 유린말라!
우리 사단법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회장 최동익)는 정당들에게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입에 발린 정책공약 대신, 선거를 코앞에 두고도 각 정당의 홈페이지 접근조차 보장해 주지 않는 일련의 차별행위를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우리 단체는 총선, 대선을 앞두고 한국웹접근성평가센터를 통하여 시각, 지체, 뇌병변 장애인이 직접 참여한 가운데 국내 주요 5개 정당인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자유선진당, 통합진보당, 창조한국당 홈페이지의 웹 접근성 준수 현황을 평가하였으나 그 결과는 매우 처참했다. 전체 평균 50.6점으로 사실상 각 홈페이지가 장애인에게는 굳게 문을 닫고 있는 실정인 것이다.
웹 접근성(web accessibility)이란 장애인, 고령자 등 정보취약계층이 인터넷상에서 제공하는 모든 정보를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으로, 우리나라는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에 의해 웹 접근성 준수를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평가대상인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자유선진당, 통합진보당, 창조한국당 중 단 한 곳도 웹 접근성 준수가 양호한 곳은 없었다. 민주통합당이 71.2점으로 웹 접근성을 미흡하게나마 지킨 수준이었으며, 새누리당 65.9점, 통합진보당 48.0점, 창조한국당 47.5점, 그리고 자유선진당이 20.5점으로 매우 심각한 상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정당들의 현재의 모습이 이럴진데 장애인을 위한 각종 공약들이 미래에 실현되리라는 것을 누가 믿겠는가?
우리 단체는 국민을 섬기고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정치권에서 표면적으로만 장애인의 인권과 복지 향상을 외치면서 실상은 정보화 사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장애인들이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를 유린하고 있음에 심각한 우려를 표하며 웹 접근성 보장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다.
2012년은 선거의 해로 제19대 국회의원선거(4월 11일)와 18대 대통령선거(12월 19일) 등 양대 선거가 연이어 치러져 한 해가 선거로 시작해 선거로 끝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권에서는 선거 승리를 보장할 표심을 확보하기 위해 각종 정책공약들을 쏟아내고 있으며, 모바일, 웹 등의 다양한 루트를 동원해 이를 홍보하고 있다.
우리 500만 장애인들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투표권을 행사하기 위해 다양한 수단으로 정확한 정보를 습득할 권리가 있다. 정당들은 정보소외계층에게 원활한 정보접근을 보장해 주지 않아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정치참여를 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각 정당에게 장애인 등 정보접근약자의 원활한 정보습득을 위해 홈페이지를 비롯한 정보 이용에 대한 모든 접근성을 보장하고, 이를 통해 무엇보다 정보접근 기회의 불평등과 차별을 해소하는데 앞장 설 것을 다시 한번 엄중히 촉구한다. 50만 시각장애인의 정보접근 권리 침해가 이미 심각하다고 판단한 만큼 시정이 이루어지지 않을 시 강력한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2012년 3월 13일
(사)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장 최 동 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