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에 대한 정의는 시대나 사회에 따라 다르다. 전문가 또는 전문 분야에 따라서도 다르며, 교육이나 복지처럼 제공되는 서비스의 종류에 따라서도 다르다. 정의는 크게 의학적 정의와 법적 정의로 분류된다.
시각장애의 의학적 정의는 일반적으로 시력과 시야에 의해 결정된다. 시력(visual acuity)은 사람이 볼 수 있는 명료도를 의미하며, 시야(visual field)는 눈으로 정면의 한 점을 주시하고 있을 때 그 눈에 보이는 외계의 범위를 의미한다.
시력(중심시력)은 시시력표(test chart)로 측정한다. 시시력표는 시력을 측정할 수 있도록 여러 단계로 배열된 시표를 의미하는데, 시표에는 란돌트환시표(Landolt's ring), 스넬(Snellen) 시표, 아라비아숫자 시표, 자기 나라 문자를 사용한 시표, 소아용 도형시표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예를 들어 세계적으로 많이 쓰이는 스넬렌 시표로 시력을 측정할 경우, 가장 큰 글자를 200으로 정하고 가장 작은 글자를 20으로 볼 때, 20 피트 거리에서 200에 해당하는 글자를 읽을 수 있으면 0.1이고 가장 작은 20에 해당하는 글자를 읽을 수 있으면 그 시력은 1.0이다.
우리나라에서 법으로 규정하고 있는 시각장애의 정의는 장애인의 복지를 목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장애인복지법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시력 또는 시야결손 정도의 측정이 가능한 의료 기관의 안과 전문의의 진단이 유효하다. 장애의 진단은 장애의 원인 등에 대해 수술이나 치료 후 기능이 회복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장애의 진단을 처치 후에 결정해야 한다.
장애의 원인 질환 등에 관하여 충분히 치료하여 장애가 고착되었을 때 등록하며, 그 기준 시기는 원인 질환 또는 부상 등의 발생 후 또는 수술 후 6개월 이상 지속적으로 치료한 후로 한다.
※ 시각장애 판정 기준(보건복지부 고시 제 2000-2호 장애인등급판정 중 일부)
시각장애를 초래하는 원인 질환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며, 그 사회의 생활수준, 처해있는 환경, 시대 변천에 따른 변화 등에 따라 나타나는 양상은 조금씩 다를 수 있다. 시각장애 질환은 크게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나눌 수 있다. 실명에 관계되는 대표적인 몇 가지 중요한 질환의 원인은 다양하며, 확실히 구별할 수 없는 불분명한 경우도 있어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수정체에 어떤 원인으로 인하여 혼탁이 생겨 투명성을 소실하게 되면 광선이 눈 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방해하여 시력 저하를 초래하게 된다. 이와 같이 수정체가 투명도를 잃고 혼탁된 상태를 백내장이라고 하며, 실명의 원인 중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백내장은 그 분류 방법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으며, 출현 시기에 따라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구분된다.
대부분의 경우 원인 불명이나, 선천적인 소인에 의한 유전성인 경우와 모체의 감염으로 인해 태내 감염 및 대사 이상으로, 또는 태아의 산소결핍 등에 의해서도 올 수 있다.
태내 감염에 의한 것은 임신 3개월 때 모체가 풍진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 때 신생아의 양안에 백내장이 생기는데 이것을 풍진백내장이라고 하며, 신생아에서 선천적으로 ‘가락토스(galactose)’ 대사에 필요한 효소가 부족하여 생기는 '가락토세미아' 백내장도 있다.
치료는 백내장의 정도에 따라 다르며, 수정체 혼탁이 심하여 안저가 보이지 않을 정도라면 가능한 한 빨리 수술해 주어야 한다. 선천성 백내장의 예방은 임신초기에 풍진에 감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생기는 노인성 백내장이 가장 많으며, 외상이나 전신적인 질환, 안내염 및 독성물질에 의해서도 생길 수 있다. 백내장의 유일한 증상은 시력감퇴 현상이며, 이것도 수정체 혼탁의 위치, 정도 및 범위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백내장 초기에 수정체 주변의 혼탁은 별로 시력장애를 일으키지 않으나 혼탁이 동공 중심 부위, 또는 수정체 후극에 위치하면 특히 밝은 곳에서 시력장애 현상이 심하다. 후천성 백내장은 그 원인이 무엇에 의한 것이든 일상생활에 불편할 정도로 시력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수술로 혼탁된 수정체를 제거하는 수정체 적출 수술을 받아야만 한다. 수술 후에는 안경이나 콘택트렌즈를 착용함으로써 교정시력을 되찾게 된다. 근래에는 의술의 발달로 원래 수정체가 위치하던 자리에 인공수정체를 삽입하여 시력교정에 큰 불편을 덜게 되었다.
예방 또는 치료 목적으로 백내장 예방약이 안약 또는 정제 형태로 사용되고 있으나 확실한 효과를 기대할 수는 없는 형편이다.
우리 몸에 혈압이 있듯 눈에도 압력이 있어 이를 안압이라 한다. 안압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져 시신경에 손상을 주고 시야가 좁아진 상태를 녹내장이라 하고, 안압이 조절되지 않은 상태로 방치하면 결국 시력을 잃게 된다. 녹내장은 방수의 생산과 배출에 평형이 깨져 발생하며, 대부분의 경우 방수의 배출 경로에 이상이 생겨 방수가 잘 빠져나가지 못하게 되면 안압이 상승하게 된다.
녹내장은 선행 안질환이 없는 원발성 녹내장과 선행 안질환이나 외상의 결과로 발병되는 속발성 녹내장, 선천성 녹내장으로 분류된다.
40세 이후의 성인에서 많이 발병하며 방수 배출로인 우각의 상태에 따라 두 가지로 구분된다.
- 광우각 녹내장
자각증상 없이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초기에는 발견하기가 매우 힘들며 시신경 장애가 어느 정도 진행된 뒤에야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치료는 안압을 낮추는 점안약이나 내복약으로 안압을 정상으로 유지시켜서 시신경의 손상을 예방하는 것이다. 이 광우각형 녹내장은 만성경과를 취하는 질환이므로 평생을 약으로 안압을 조절해야 한다.
그러나 약물요법만으로 안압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레이저' 치료나 수술적 치료를 요할 때도 있다. 40대 이후에는 적어도 1년에 한번 정도 안압을 측정, 녹내장 유무를 확인해 보는 것이 예방법이 된다.
- 폐쇄 우각 녹내장
안압의 급격한 상승으로 우각이 폐쇄되어 발생한다.
원시가 있거나 녹내장의 가족력이 있을 때, 해부학적으로 우각이 좁은 사람에게 발생하기 쉽다. 이들에게 어떤 유발 요인(예: 정신적인 흥분, 심한 감정변화, 어두운 곳에서 장시간 머물 때 등)의 작용으로 우각이 폐쇄되어 갑자기 안압이 올라가면 환자는 충혈과 함께 시력감퇴, 심한 안통, 또는 두통을 수반하고 때로는 구역질과 토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증상 때문에 환자는 먼저 안과를 찾아 진료를 받기보다는 내과나 신경외과를 찾아감으로써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48시간 이내에 안압을 조절하지 않으면 영구히 실명되는 무서운 질환이다.
눈 질환의 한 증상으로 안압이 상승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단안성이다.
원인으로는 백내장, 홍채모양체염, 또는 외상의 결과로 발병한다. 때로는 부신피질호르몬 제제의 안약을 장기간 사용 후에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안약의 장기간 점안은 피하는 것이 좋다.
선천적으로 방수 배출로의 이상으로 생기며 보통 유전적인 소인이 많이 작용한다. 환자의 약 1/3에서 태생기에 이미 발병해서 출생시에는 특징적인 증상을 보인다.
증상으로는 빛을 보거나 밝은 곳에서 매우 눈이 부셔서 잘 뜨지 못하고 눈물을 잘 흘리게 된다. 이런 증상들은 안압 상승으로 인하여 각막이 붓고 삼차 신경이 자극되기 때문이며 안압이 점차 상승됨에 따라 각막은 점차 투명도를 잃고 뿌옇게 된다. 이런 경우 빨리 검사를 하여 조기에 적절한 치료(수술)를 해 주어야만 실명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어린 유아의 눈은 어른과 달리 각막과 공막이 연해서 안압이 올라가면 안구가 커지기 때문에 일명 우안이라고도 한다.
갓 태어난 신생아가 산모의 산도를 통해 나올 때 모체의 산도에 있던 임질균이 신생아 눈으로 들어가 감염되어 생긴다.
임균에 감염된 신생아의 눈에는 처음 2~5일 후에 양쪽 눈까풀과 결막에 심한 부종과 충혈, 더 나아가 결막출혈이 나타나고 고름 같은 농성 분비물이 계속해서 분비된다.
처음 결막에 침범된 임균을 적절히 처치하지 못하면 점차 각막이 침범되어 각막궤양을 일으키고 종내에는 각막천공으로 진행되어 실명된다.
항생제가 귀하던 과거시절에는 이 안질로 인하여 실명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었다고 하나 근래에는 예방적 처치 또는 항생제의 적절한 투여로 실명에 이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시신경은 뇌 중추신경 중에서 두 번 째에 해당되는 중요한 신경조직으로 시신경 자체의 손상뿐만 아니라 각종 뇌질환의 영향을 받아 변화를 일으키기도 하고 여러 가지 전신질환이나 약물중독에 의해서도 손상을 받아 위축되면 실명된다.
시신경 위축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에는 녹내장, 망막동맥 폐쇄, 망막색소변성, 뇌수종, 뇌종양에 의한 압박, 각종 외상 등이 있으며, 이 중에서도 망막동맥 폐쇄의 경우 급격한 시력장애가 오고 발병 후 2시간 이내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폐쇄가 풀리지 않는 경우에는 급격히 실명에 이르는 초응급에 속하는 안질환이며 예후 또한 극히 나쁘다.
고혈압의 원인 질환으로는 그 원인이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본태성 고혈압이 가장 흔하고 임신중독증, 콩팥 기능에 이상이 있는 사구체 신염 등이 이차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고혈압은 그 원인이 무엇이든 혈압이 높게 지속되면 혈압의 정도나 지속 시간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와 정도의 망막증이 생기게 마련이다.
처음에는 가느다란 동맥의 혈관 긴장도에 항진이 일어나고 혈관이 가늘어지며, 이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동맥경화 증상도 나타나게 된다. 고혈압이 장기간 지속되면 혈액순환에 장애가 오고 혈관내피세포가 손상되어 망막에 출혈이 생긴다. 또한 혈액 성분이 누출되어 삼출물로 인한 부종도 생기게 된다.
고혈압이 절절히 치료되지 않으면 눈에는 돌이킬 수 없는 각종 망막 변화가 생기고 종내에는 눈의 중심부인 황반부에 변성이 오고 시신경까지 위축되어 실명에 이르게 된다.
사회가 점차 다양해지고 식생활의 변화 등 여러 요인들에 의한 결과로 현대병이라 할 수 있는 당뇨병 환자가 점차 늘어가는 추세에 있다. 이에 따라 당뇨병성 망막증도 증가하고 있으며, 최근 서구에서는 당뇨병성 망막증으로 인한 실명이 실명원인 중 으뜸을 차지할 정도라고 한다. 당뇨병도 고혈압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적절히 치료를 하지 않으면 망막에 출혈이나 삼출물 등의 여러 가지 변화를 일으켜 결국 실명을 초래하게 된다.
망막증의 정도는 이 질환을 앓고 있는 기간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이 병의 초기에 적절히 치료를 받은 경우에는 망막증이 늦게 나타나는 것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당뇨병의 정도와 망막증의 정도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당뇨병성 망막증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라 할지라도 중심 시력과 관계있는 중심와에 장애가 없다면 좋은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
당뇨병성 망막증은 비증식성인 것과 증식성인 것 두 가지로 분류하는데, 비증식성인 경우 초기에 망막에서 정맥의 확장과 소혈관류 현상을 보이고 망막출혈과 삼출물을 볼 수 있다.
신생 혈관이 자라는 증식성인 경우에는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망막에 생긴 신생혈관들은 대단히 약하고 지지하는 조직이 없어서 파열되기 쉽기 때문에 출혈이 잘 되고 심한 경우에는 초자체내로 출혈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증식성망막증에서는 섬유성 증식이 일어나고 좀 더 진행되면 망막분리 또는 망막박리까지 동반되어 실명된다.
당뇨병성 망막증이 진행성으로 악화될 기미가 있으면 형광안저 촬영을 통해 망막의 상태를 살핀 후 황반부와 시신경유두부를 제외한 안저에 ‘레이저’광을 이용한 시술을 시행해서 더 이상의 망막변화가 진행되지 않도록 하기도 한다.
미숙아망막증은 미숙아에서 아직 성숙되지 않고 불완전하게 혈관 형성이 된 망막에 비정상적으로 신생 혈관이 형성됨으로써 실명에까지 이르게 되는 질환이다. 전 세계적으로 소아 실명의 주요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현재 미숙아망막증의 기전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없다. 정상보다 일찍 태어난 미숙아에서는 모체 내에서 발육해야 할 망막혈관이 완성되지 못한 상태로 출생하게 되는데, 이 미숙아가 보육기에 들어가 고농도의 산소를 공급받게 되면 혈중 산소농도에 급격한 변화를 갖게 되고 이에 따라 망막현관의 발육에 이상 현상, 즉 신생혈관이 생기고 점차 진행되면 초자체내로 섬유조직이 증식되어 실명에 이르게 된다.
이 질환은 고농도의 산소 공급만이 중요한 원인으로 부각되어 한 때 산소 투여의 심한 제한이 따랐지만 이에 따른 부작용도 심하여 시기능 장애, 뇌병변장애, 지적장애 등을 합병하는 증례들도 많이 나타나게 되었다. 또 엄격하게 산소 농도를 조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숙아망막증이 발생하는 사례도 있어 이 병의 발생 및 진행에는 미숙아의 미숙 정도가 가장 중요한 원인 및 유발 인자가 되며 출생시 체중과 재태 연령, 산소 투여의 농도, 투여 기간, 무호흡증, 심혈관계 결손, 수혈, 뇌출혈 등도 유발 인자가 될 수 있다.
모든 질환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질환 역시 예방의학적인 측면이 매우 중요하나 원인 자체가 확실히 정립되지 않은 상태여서 예방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다만 가능하다면 조기 분만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 될 것이고, 조산아가 태어나면 안과의사에 의한 철저한 추적 검사와 적절한 처치를 받는 것이 중요한다.
모든 질병은 발병하기 전에 이를 미리 예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일단 질병이 생기더라도 조기에 그 대책을 세우면 그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 실명의 경우에도 현대의학의 힘을 빌리면 약 50% 이상에서 실명만은 예방이 가능하다.
실명 예방은 국민 각자의 실명에 대한 자각, 정부의 적절한 보건정책의 효과적인 운영, 의료전문가 보건요원 지역사회와의 긴밀한 협조가 유효적절하게 이루어 질 때 소기의 성과를 거둘 것이다. 다음에 열거하는 안 증상이 있을 때는 상태가 심해지기 전에 지체없이 안과전문의를 찾아 진찰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 출처 : 맹인의 교육과 복지-한국맹인복지연합회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