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5일 시작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 '실손24'(웹사이트/Android /iOS)를 대상으로 시각장애인의 접근성 실태를 조사한 결과 실손24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에 대한 시각장애인의 서비스 이용이 상당히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이 차별은 단순한 개인의 위기가 아니다. 금융 접근성의 구조적 문제와 무책임한 행정이 만들어낸 사회적 위기이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이번 실손24 접근성 차별의 철저한 진상 규명과 즉각적인 대책 마련을 강력히 요구한다. 보험개발원에서 제공하는 '실손24' 모바일 앱을 설치하거나 전용 웹사이트에서 보험금 청구를 신청하면 병원 방문 및 복잡한 신청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손쉽게 온라인으로 청구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들은 접근성과 관련된 다양한 문제로 모바일 앱으로 실손보험 신청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와 같은 접근성 차별은 시각장애인들이 겪는 정보접근권 환경과 지원의 부재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실손24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대상으로 나의 실손청구서 작성, 회원가입 및 로그인, 문의글 작성, 메인페이지 확인, 공지사항 게시글 확인 등 5개 주요 서비스에 대해 사용자 평가를 실시한 결과, 웹사이트의 경우 시각 보조기기를 사용하여 접근 및 이용은 가능하였으나, 일부 서식 및 이미지 버튼에 접근성이 고려되지 않아 서비스 이용이 불편했다. 모바일 앱(Android/iOS)에서 주요 기능은 이용할 수 없었다.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에서 본인이 방문한 병원을 검색하는 것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었다.
기기 유형별로 웹사이트의 경우 시각보조기기로 접근할 수 있었지만, 서식영역 중 보험사 선택 후 제공되는 약관 동의 체크박스에서 제목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 어떤 체크박스인지 확인할 수 없고, 달력 영역에서 버튼에 버튼명이 제공되지 않아 버튼의 용도를 파악 할 수 없어 웹사이트 이용이 불편했다. 또한, 회원가입 진행 중 3단계 개인정보 입력 서식에서 보안프로그램 설치 페이지로 이동되어 보안프로그램 설치 후 다시 1단계부터 진행되는 등 이용이 매우 불편했다.
모바일 앱(Android/iOS)은 공통적으로 보험 청구 시 나의 실손청구방식 선택 레이어 팝업창 영역으로 초점이 진입되지 않고, 정보도 인식되지 않아 선택 및 이용이 불가능했다. 또한, 서식영역 중 메뉴 팝업 버튼에서 현재 선택된 정보가 인식되지 않아 확인이 어려웠으며, 실행 도중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로그아웃되어 서비스 이용이 매우 불편했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 시행 이후 의료 이용자가 서류 발급 시 시간적·경제적 비용 절감을 위해 만든 웹사이트와 모바일앱의 접근성 미비로 시각장애인 등 정보소외 계층에 대한 차별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에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실손24 접근성 차별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다음과 같이 강력히 요구한다.
하나, 금융위원회와 보험개발원은 실손24 시각장애인 접근성에 대한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여 차별 없는 실손 청구 간소화 서비스의 시행이 이루어지도록 즉각 조치하라!
하나, 실손24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에 대한 시각장애인의 서비스 이용 문제 해결을 위한 중장기적 대책을 마련하고 예산을 확보하라!
하나, 향후 웹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제작·배포하기 전에 반드시 접근성 준수 설계지침에 따라 시각장애인 접근성 인증기관에서 검증하라!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가 졸속 시행됐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보험개발원은 공공/의료/교육/이동·교통시설 등의 모바일앱 접근성 준수 의무가 지난 7월 28일부터 ‘장애인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 시행령에 의해 적용됨에 따라 시각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고, 정보접근권 향상을 위해 실손24의 실질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길 바란다.
2024년 11월 15일
(사)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