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사제도는 100년이 넘도록 시각장애인과 함께 해온 제도로서, 시각장애인들의 특성에 최적화되어 있는 직업이자 생존권이다. 이 험난한 세상에서 시각을 잃고 생존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시각을 대신할 후각·청각·촉각·피부감각 등과 같은 전신의 모든 감각들을 극도로 발달시켜야만 생존하기 때문이다. 그 중 촉각의 발달은 필연적이며, 고도로 발달된 감각을 통하여 2,500시간이 넘는 전문이론과 실기 교육을 이수하고, 비로소 안마사자격을 취득하게 되는 것이다.
안마사들의 숙련된 감각은 피시술자의 몸속 깊은 곳의 이상유무를 파악하여 적절한 수기요법과 전기치료, 그밖에 기타 자극요법으로 질병을 예방하거나 통증을 완화시키며, 건강을 증진시키는 탁월한 효능 효과를 보이고 있다.
안마사는 보건의료인으로 인격을 갖추고, 국민보건향상에 기여하는 보건의료전문가이다. 척박한 대한민국의 복지정책 속에서 황폐해지기 쉬운 삶을, 비록 넉넉하지는 않더라도, 시각장애인 유보직종인 안마사제도의 독점권을 통하여 생존할 수 있었으며, 안마사제도를 통하여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시각장애인 전문직종인 안마업의 독점권이 지켜지고 있는가? 끊임없이 불법무자격안마행위자들은 안마업의 시장성과 경제성, 나아가 불건전한 행위로 인한 안마업의 이미지 훼손 등 이루 말로 표현하기조차 힘든 범법적 행위들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과연 비시각장애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가 침해받고 있는가?
병원에서는 도수치료가, 한의원에서는 추나요법이 시행되고 있음에도 그들의 직업선택의 자유가 침해받고 있다고 할 수 있는지 답변을 촉구한다. 도수치료나 추나요법을 하기 위한 아무런 노력도 없이 엄연히 법과 자격을 갖춘 안마사들의 생존터전을 넘보고 법정 소송도 자행하는 자들이야말로 적반하장이 아닌가?
나아가 불법무자격안마행위자들은 100만 마사지사라는 허수를 내세워 국민과 정치인들을 현혹하며, 갖은 권모술수로 국가와 사회에 해악을 일삼고 있다. 정부는 안마업의 건전한 육성과 안마사제도의 안정된 발전을 통하여 안마사들이 국민보건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여야 하며, 국회 또한 일반 국민들과 건강한 사회, 행복한 국가를 함께 만들어 가고자하는 안마사들의 미래를 위한 입법 활동을 시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현행 법률은 시각장애인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시각장애인만 안마사가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이를 위반하여 안마사 자격인정을 받지 않은 자가 영리를 목적으로 안마를 하는 경우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관 명칭이나 의료광고에 관한 규정은 준용 규정에 포함하지 않아, 적법한 안마시술기관이 아님에도 안마시술기관 또는 이와 비슷한 명칭을 사용하는 경우, 적법한 안마시술기관이 아님에도 안마에 관한 광고를 하는 경우에 대하여는 적절한 제재를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의 동지이자 안마사 당사자인 김예지 국회의원은 지난해 8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여, 불합리한 제도를 타파하고 안마업 독점제도를 통해 시각장애인의 생존권을 보장하려는 취지를 보다 실효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였다. 그러나 이 법안은 11개월이 넘는 시간동안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지 못한 채 보건복지위원회 제1법안심사소위원회에 계류되어 있다.
이에 (사)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와 (사)대한안마사협회는 안마시장을 교란하고 법의 질서를 무너뜨리며 안마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를 훼손시키는 불법무자격안마행위자들을 규탄함과 동시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 2020년 8월 24일 발의된 <의료기관 유사 명칭 및 의료기관 광고를 금지>하는 《의료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빠른 시일 내 시행될 수 있도록 조속히 심의하여 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1년 7월 12일
(사)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사)대한안마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