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독일 포르츠하임 대학교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자율주행 자동차를 주제로 석사 논문을 준비 중인 김경현입니다.
시각장애인 분들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해 곧 다가올 자율주행 시대에 시각장애인 이동권 향상에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제가 해외에 거주하는 관계로 대면 인터뷰에는 제한되지만 화상인터뷰는 가능합니다. 혹은 가능하다면 아래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전달받을 수 있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1. 택시로 이동 중일때 보통 무엇을 하는가? (점자책을 본다, 라디오를 듣는다, 기사와 대화 등)
2. 안내견과 동반해 택시를 이용한 적이 있는지? (있다면 불편한 점이 있었는가?)
3. 어느 목적지로 향할때 택시를 이용하는지(집,직장,마트 등) 그리고 평균적으로 소요되는 시간은?
4. 이전에 가보지 않은 새로운 목적지를 향할 때에도 혼자 이동하는 경우가 있는가?
5. 택시에 탑승할 때 문을 열고 자리에 앉는 자세한 승차 과정. (손잡이의 위치를 어떻게 확인하고, 흰 지팡이를 어디에 놓는지)
6.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자세한 하차 과정. (흰 지팡이를 집고, 소지품을 챙기고, 어떻게 점자블록을 찾고)
7. 그 외 전반적인 자동차 이용과정에서 불편한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가?
=================== 답글내용 ===================
김경현님 안녕하세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중도시각장애인재활지원센터입니다.
멀리서 공부하고 계시군요. 시각장애인에게 관심 가져주시고 편의를 위해 애써주시니 감사합니다.
답변하는 제가 전맹인 시각장애인이라 제 개인 경험을 말씀드리겠습니다.
1. 택시로 이동 중일때 보통 무엇을 하는가? ( 점자책을 본다, 라디오를 듣는다, 기사와 대화 등)
주로 유튜브를 봅니다. 요즘은 스마트폰이 있어서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작업들을 주로 하는 것 같습니다. 점자책은 무게나 두께가 있어서 갖고 다니지 않으며 소설 등의 독서도 모바일이나 PC를 통해 하는 편입니다.
유튜브 외에 라디오를 듣거나 멜론 같은 음원 서비스를 통해 음악을 듣기도 합니다.
2. 안내견과 동반해 택시를 이용한 적이 있는지? (있다면 불편한 점이 있었는가?)
저는 안내견은 이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안내견 사용자에게 물어보니 승차 거부가 생각보다 빈번하다고 합니다.
아마 안내견 견종이 털이 많이 빠지는 특성이 있어 청소 문제로 기사님들이 비호의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혹은 그저 개가 싫어서 거부하는 분도 있다 들었습니다.
3. 어느 목적지로 향할때 택시를 이용하는지 ( 집 , 직장 , 마트 등 ) 그리고 평균적으로 소요되는 시간은?
저는 택시는 자주 이용하지 않지만 모르는 길을 갈 때 주로 택시를 타게 됩니다. 하지만 서울은 바우처택시나 시각장애인을 위한 생활이동지원센터 등 장애인을 위한 특별차량서비스가 있어서 서울 거주자들은 비용이 저렴해 자주 이용하는데 출퇴근이나 복지관처럼 주기적으로 오가는 곳을 방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거리는 제각기입니다.
정말 모르는 길을 가야하지만 안내자를 구하지 못했고 장애인차량은 안 잡힌다면 어쩔 수 없이 일반택시를 타야 하니 이때는 거리가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4. 이전에 가보지 않은 새로운 목적지를 향할 때에도 혼자 이동하는 경우가 있는가?
자주는 아니지만 있기는 합니다. 서울은 차가 많아 길이 막히기 때문에 약속 시간을 맞추려면 택시보다는 지하철을 타야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약속 장소가 지하철에서 꽤 떨어져 있어 다른 교통 수단으로 환승해야 한다면 조금 늦더라도 출발지에서 택시를 타는 것이 편리합니다. 문제는 바우처택시나 생활이동지원센터 차량이 수요가 많아 부른다고 즉시 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5. 택시에 탑승할 때 문을 열고 자리에 앉는 자세한 승차 과정. (손잡이의 위치를 어떻게 확인하고, 흰 지팡이를 어디에 놓는지)
대개는 기사가 승하차 도움을 주는 편이지요. 혼자서 탑승해야 한다면 특별한 순서가 있는 것은 아니고 더듬어 손잡이를 찾아야 합니다. 그 다음 차량 높이를 확인하고 머리를 부딪히지 않도록 조심해야지요. 흰지팡이는 접어서 옆 좌석이 비었다면 옆에 놓는 편입니다. 흰지팡이는 하차 시 반드시 잊지 말고 챙겨야 하므로 손에 닿을 만큼 가까운 곳에 놓는 것이 좋죠. 자기 가방이나 무릎 위면 더 좋습니다. 흰지팡이는 남이 챙겨주게 되면 챙겨준 사람이나 시각장애인이나 깜빡 잊고 내려 난감한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6.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자세한 하차 과정. (흰 지팡이를 집고, 소지품을 챙기고, 어떻게 점자블록을 찾고)
여기에 특별한 방법은 없습니다. 차량이 좁으니까 우선 소지품을 챙기고 내린 다음에 지팡이를 펴고 인도에서 점자블록을 찾으면 되지요.
7. 그 외 전반적인 자동차 이용과정에서 불편한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는가?
요즘은 네비가 있다 보니 기사님들이 길을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네비대로 따라 가시는데 간혹 엉뚱한 곳에 내려주시거나 길을 못찾아 빙빙돌기도 합니다.
또 신뢰의 문제인데 전맹인이 타면 모를 거라 생각하고 멀리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시각장애인이 어느 도로를 타고 가자라고 해도 기사가 자기 주장을 펴거나, 양해 없이 다른 곳으로 가거나 해서 실강이를 벌이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제 답변은 여기까지입니다.
객관식으로 질문들을 만들어 설문을 하시고자 하신다면 넓은마을이라는 사이트 '개인공지'란에 올려 요청하실 수도 있습니다.
오픈형 질문을 하셔도 되지만 참여율이 저조할 것이 우려되어 말씀드렸습니다.
넓은마을은 시각장애인들이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는 사이트로 복지관 같은 단체들이 프로그램 공지, 접수, 여러 제도 안내 등을 할 때 많이 이용합니다.
사이트 주소는
web.kbuwel.or.kr
이며, 회원가입 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유사한 사이트로 아이프리(web.silwel.or.kr)이 있습니다. 이곳은 운영자에게 공지를 요청하셔야 하는 것으로 압니다.
설문은 구글 폼즈로 하시면 접근성이 양호한 편이니 참고바랍니다.
그럼 좋은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