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의사로 일하고 있는 강예은이라고 합니다. 2023년도부터 대학병원에서 수련 받고 있습니다.
의사로 일하면서 저는 시각 장애인 환자를 2번 정도 마주쳤는데, 그때 저의 경험으로는 시각 장애인들의 의료이용이 비장애인들과 동등하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의료행위를 시행하기 전 동의서를 받을 때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비장애인의 경우, 동의서 서식을 시각적으로 보며 의사의 음성 설명도 동시에 들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의료행위에 대해 동의할지 말지를 주도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데에 반해, 시각 장애인의 경우 동의서 서식을 시각적으로 볼 수 없기 때문에 의사의 설명에만 의존하거나 보호자가 대신 동의서 서식을 읽고 결정을 해야 했습니다. 이는 시각 장애인의 자기 주도적 결정을 제한 할 수 있다고 느꼈습니다.
또한, 복용 약에 대한 설명의 경우 보통 종이로 인쇄되어 환자에게 제공되는데, 시각장애인의 경우 의료진이 설명해주는 청각 정보에만 의지하여 복약 정보를 기억해야 하기 때문에 약물 오남용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병원에서 장애인 환자가 장애로 인한 느끼는 애로 사항과 필요 등에 대해 공유가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환자가 입원을 하면 담당 주치의, 교수만 만나는 것이 아니라, 하루 3번 교대 되는 간호사부터, 아주 짧은 시간 동안만 마주치게 되는 방사선사, 이송업무원 등 수많은 의료 관계자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럴 때 시각장애인의 경우 육안적으로 장애가 드러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의료진이 장애여부를 알 수 없을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번 의료진에게 시각 장애인은 자신의 장애에 대해 설명하고, 필요 및 도움을 이야기해야 하는 피로가 있을 수 있겠다고 느꼈습니다.
위 세 가지 문제점에 대해서 병원 차원에서 개선이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개선을 하기 위해서는 시각 장애인 분들의 실제 병원 이용 경험과 그때 경험 하였던 불편했던 점들에 대해 인터뷰를 하고자 합니다.
1) 다른 회원님들의 글을 보았을 때, 설문을 하기 위해서는 "넓은 마을", "아이프리" 등을 이용해야 한다고 보았는데, 이 두 사이트가 적절할지 문의드립니다.
2) 또한 시각장애인들의 경우 설문조사 형식을 구글 설문 링크로 하면 어려움이 있을지, 혹시 다른 매체를 이용해야 할지 여쭙습니다.
3) 마지막으로 인터뷰의 경우는 어떻게 대상자를 모을 수 있을지 고견 여쭙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답글내용 ===================
안녕하세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입니다.
시각장애인의 어려움에 공감해주시고 함께 해결책 마련을 위해 나서주셔서 감사합니다.
1) 다른 회원님들의 글을 보았을 때, 설문을 하기 위해서는 "넓은 마을", "아이프리" 등을 이용해야 한다고 보았는데, 이 두 사이트가 적절할지 문의드립니다.
답변: 해당 사이트는 공지사항이라는 메뉴가 있고, 이곳에 설문조사나 프로그램 모집 같은 공고들을 전국 시각장애인 유관 기관 등에서 올립니다.
시각장애인계에서는 이런 용도로 오랫동안 이용되어 온터라 중증 시각장애인이라면 이 두 사이트 중 하나 이상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합니다.
공지문을 텍스트로 작성하셔서
* 넓은마을(web.kbuwel.or.kr)
kbucul@kbuwel.or.kr
* 아이프리(web.silwel.or.kr)
eyefreesiloam@naver.com
2) 또한 시각장애인들의 경우 설문조사 형식을 구글 설문 링크로 하면 어려움이 있을지, 혹시 다른 매체를 이용해야 할지 여쭙습니다.
답변: 구글 설문이 시각장애인이 답변하기에 접근성이 좋은 편입니다.
3) 마지막으로 인터뷰의 경우는 어떻게 대상자를 모을 수 있을지 고견 여쭙습니다.
답변: 저희 단체로 문의해주시면 시각장애인 직원 두어 명이 인터뷰를 해드리기도 하지만, 병원 이용 경험이 많은 대상자를 선별해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심층 인터뷰가 필요하시다면 구글 설문을 진행하시면서 그 중 심도 있는 인터뷰가 적절한 당사자를 선별해 추가로 인터뷰를 하시면 어떨까요.
그리고 질문에서 말씀하신 의견에 대한 제 개인 소견을 몇 자 적어봅니다.
시각장애인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은 장애 정도나 선호하는 매체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동의서, 처방전 등 문서를 보는 방법에서 그렇습니다.
시각장애인하면 점자를 떠올리지만 점자는 익히는 데 시간과 노력이 많이 걸려 중도 실명한 장애인 중 나이가 많은 사람들은 점자를 배우지 않았거나 배웠어도 문서를 읽을 정도는 못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잔존시력이 있는 시각장애인은 확대문자를 필요로 합니다.
아니면 모바일이나 컴퓨터로 읽기를 선호하는 시각장애인에게는 txt파일이나 hwp파일로된 문서를 주면 모바일이나 컴퓨터에 설치된 음성 앱으로 글자를 읽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이 세 가지 매체를 사용할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 있습니다. 이 경우는 직접 읽어 주거나 녹음본을 제공하면 좋습니다.
복용약의 경우 아침, 점심, 저녁별로 약이 다르다면 점자 표기나 어떤 구별할 수 있는 표식을 붙여주시면 시각장애인이 구별해 스스로 복용하기 편리합니다.
입원환자의 경우 식사, 검사 등 이동할 일이 많은데 간병인을 두기 어려운 형편의 시각장애인이라면 인적서비스를 제공해주시면 좋지요.
요즘은 그래서 포괄간호라고 하나요? 간호인력이 여럿의 환자를 케어하는 병실에 입원하기를 원하는 시각장애인들도 있지만 병실이 많지 않아 찾기가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시력인의 경우 매번 시각장애인임을 밝혀야하는 수고로움이 있는데 이건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저시력인임을 알리는 특별한 명찰이나 표식이 있으면 좋겠지만 당사자가 그것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직원들이 저시력인에 대한 이해만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병원 내 표지판들을 시각장애인이 쉽게 식별할 수 있게 크기, 글꼴, 색상 등에서 가시성 높여 제공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요즘은 약국이나 진료 시 환자를 호명할 때 TTS 음성 방송을 이용하는데 크기도 적절한지 점검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제 답변이 이해가 되실지 모르겠네요. 추가 문의가 필요하시면
02-799-1052(천상미)로 전화 주세요.
그럼 좋은 하루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