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분들께 미술품을 설명드리려 하는데
색깔에 관한 부분에 대해서 문의를 구하려 합니다.
시각장애인 분들(선천적으로 색깔을 모르시는 분)께서는
색깔을 어떻게 인지하고 계시고, 어떻게 설명을 드려야 하나요?
=================== 답글내용 ===================
안녕하세요. 중도시각장애인재활지원센터입니다.
전맹에게 색상을 어떻게 설명하라는 가이드라인 같은 것은 없어서 제 경험을 말씀드리겠습니다. 허나 저 역시도 중도 실명한 전맹 시각장애인이라 이게 옳은 건지는 모르겠어요.
결론을 먼저 말씀드리자면, 색깔 설명에 대해 너무 고민하지 마세요. 그냥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색깔 이름을 말씀하시면 됩니다.
전맹이라 하더라도 두 그룹으로 나눌 수 있어요.
첫 번째는 태어나서 색깔을 접해본 적이 있는 중도 시각장애인입니다.
현재는 실명해 볼 수 없지만 이전 경험으로 색깔에 대한 이미지는 머리속에 있기 때문에 색상 이름을 말하면 그려낼 수 있어요.
그런데 이런 중도실명인이라도 경험해보지 못한 색상은 잘 몰라요.
얼마 전 소파를 샀는데 손잡이가 올리브그린이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런데 저는 그린은 알지만 올리브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올리브 그린이란 색상이 뭔지 이해가 안 가더라고요. 그냥 그린이랑 올리브그린이랑 무슨 차이인지 전혀 이해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경우는 올리브그린이라고 말하고 나서 이게 어떤 그린 종류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아니면 기본 색상 위주로 연한 연두색, 아니면 연두색에 어떤 색이 섞인 색상 이런 식으로 설명을 해주시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중도 실명인이라면 초록색, 보라색, 빨강, 노랑 남색 이런 정도는 알거든요.
두 번째는 태어나서 한 번도 색깔을 보지 못한 시각장애인입니다.
이런 분들은 색깔에 대한 경험이 전무하기 때문에 이해에 한계가 있어요. 전맹인 분에게 색깔에 대해 어떻게 인지하는지 물어본 적이 있는데 학습을 통해 지식처럼 습득하는 거라고 합니다. 가령 빨강은 뜨겁고, 덥고, 정열적이고 기타 등등. 비장애인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3차원 공간에 살고 있지만 4차원의 세상에 대해 과학자가 설명을 해도 그런 세계에서 사는 것이 어떤 느낌인지 짐작이 가지 않지요.
그렇기 때문에 색상 자체에 대해 아무리 설명을 해도 이해를 끌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해요.
결국 중도 실명인이든 아니든 통상적으로 불리는 색상 이름을 말하고, 색상이 그 작품에 끼치는 영향이 크다면 왜 그런지 이유를 설명해 주시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이 있다면 전화 주세요.
* 재활지원센터 02-799-1052(천상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