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
최동익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장
2011년 신묘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우리 회원들과 가족 모두에게 축복이 임하기를 기원합니다. 2010년에는 비록 9개월의 업무였지만 분주한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 한시련 2년차 회무를 담당하며 드는 여러 생각을 가다듬어 봅니다. 2010년에 선거공약을 형식적으로 이행하고 한시련 개혁의 틀을 수립했다면, 올해는 전년도에 틀을 갖춰놓은 공약들을 내실화하는 작업과 더불어 한시련의 변화와 개혁을 실천하는 해로 보내고자 합니다.
올 한해도 우리가 내딛을 발걸음에는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있습니다. 내부적으로는 첫째가 우리 한시련의 조직 강화입니다. 전년도부터 지부 및 지회에 대한 지원과 지회장들의 역량강화를 추진하였는데 올해는 보다 내실 있는 내용으로 이를 더 강화할 계획입니다. 회원들이 가장 먼저 대면하는 지회가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는 터전으로 하루빨리 자리 잡을 수 있게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지회 지원에 대한 기준을 완화하여 보다 많은 지회가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도록 하겠습니다.
둘째로 지부 및 지회, 산하시설 직원들의 역량강화입니다. 각종 워크숍이나 세미나, 직원연수 등을 통해 우리 시각장애인 복지사업 종사자들이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우리 회원들의 복지향상에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보행지도사 자격증을 국가공인으로 추진하고, 시각장애인 체육관련 자격증 연수, 점역·교정사제도의 합리적인 개선 등 시각장애인 관련 자격증제도를 보완하겠습니다. 또한 전국시각장애인복지관 직원 연수를 실시하고, 지부 국장 및 지회 직원들에 대한 연수도 실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셋째로 전국 시각장애인체육행사의 확대입니다. 2011년 확보한 시각장애인 체육예산 9억 7천 5백만 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하여 전문체육 및 동호회 활성화, 지방 체육행사 주관 등 시각장애인의 생활체육 활성화를 통해 우리 시각장애인의 건강증진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넷째로 흰지팡이의 날 행사를 통해 우리 한시련의 위상강화를 추진하겠습니다. 올해에도 지방의 특정 지부를 흰지팡이의 날 행사장소로 선정하여 유력한 대선후보를 초청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번에는 지부에만 의전을 맡기지 않고 중앙회에서 직접 관여하여, 지부와 더불어 훌륭한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섯째 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과 시각장애인도서관협의회, 점자기념사업회 등 미인가 단체들의 법인화를 추진하겠습니다. 그동안 미인가라는 제약으로 인해 각종 대표권 행사에 어려움이 많았으나,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문 법인으로 설립하여 시각장애인의 문화체육 복지향상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여섯째 볼라드 제거와 스크린도어 설치 등 우리의 생명권 확보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겠습니다. 우리 회원들의 생명을 빼앗아가는 지하철 추락 사고를 막기 위해 코레일 측과 진검승부를 벌여 스크린도어 설치를 강력히 요청할 것이고, 볼라드 제거작업은 연간 지속적으로 열리는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습니다. 특히 볼라드 제거는 전국적으로 모든 지회가 참여할 수 있는 전 국민 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입니다.
마지막으로 안마업권 수호를 위해 협력하겠습니다. 안협 제19기 집행부로 들어선 이병돈 회장님과 적극 협력하여 안마업권 수호에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기존에 운영했던 실무협의회를 재건하고, 침술 문제 등 각종 사안에 대해 대정부 협상을 지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외부적으로는 장애인계와 협력하면서 대정부, 대국회 협상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이를 위한 노력으로 첫째 장애인계의 하나됨을 위해 적극 힘을 모으겠습니다. 2011년 1월 11일 11시에 장애인계가 모두 하나되는 신년 행사를 실시하고, 법적으로 보장된 한국장애인복지단체협의회를 발족시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장총과 장총련으로 양분되어 정치권으로부터 무시당해왔던 우리 장애인계가 한마음으로 250만 등록 장애인과 1천만 장애인 가족의 권리를 옹호할 수 있도록 강력하게 하나 된 장애인계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둘째로 대통령 직속 장애인위원회 설치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미국의 경우 장애인 관련 위원회가 대통령 직속의 상설 위원회가 3개나 있고, 일본도 이미 직속 위원회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G-20 국가의 위상에 걸맞고 OECD 국가의 역할에 맞는 대통령 직속의 장애인위원회를 설치하여, 산재해 있는 장애인 관련 정책이 Control Tower를 중심으로 청와대에서 직접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만드는 일에 앞장서겠습니다.
셋째 활동지원법에 의한 활동보조서비스 개인부담금의 감액이나, 장애등급제 심사, 장애연금액 증액 등 장애인계 현안에 대해 장애인단체들과 협력하여 최적의 해결책을 찾아내도록 하겠습니다. 단지 우리의 입장만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맞는 개선책을 찾는 방향으로 일을 전개하도록 하겠습니다.
넷째로 시각장애인들의 공직진출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장애인할당고용제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제도들은 우리 시각장애인들에게 그림의 떡에 지나지 않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의 업무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제도적으로는 중증장애인이 일정 부분 의무적으로 고용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는 등 우리 시각장애인들의 공직 진출 확대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각장애인들은 공직에 채용하지 말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소문도 있었지만 진위를 가리기보다 그러한 소문이 있게 한 정부의 편견에 대한 해결책을 찾겠습니다.
2011년 새해에는 여러분과 제가 함께 힘을 모아 새로운 한시련을 만들어가는 한 해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정관 개정을 통해 직선제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논의하여야 하고, 선거관리규정 등 각종 사안들을 미리 정비해서 우리 한시련이 보다 민주적이고 효율적인 단체로 거듭나는 계기를 만들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회원분들과 직접 만나 의견을 나눌 수 있는 장을 많이 마련하겠습니다. 회장만이 조직을 이끌어가고 회장 개인의 명예와 출세를 위한 수단이 되는 한시련이 아니라 저와 여러분이 함께 대화하고 논의하며 우리의 문제를 풀어나가는, 소통하는 한시련이 되게 하겠습니다.
또한 새해에는 일부 기득층에 의한 우리 시각장애인 사회의 폐습을 타파하는 일에도 적극 나서야 할 것입니다. 2010년 두 차례의 전국단위 선거를 통해 드러난 계보주의의 폐습, 당론을 담보로 하는 노골적인 금전요구, 명분 없는 집단주의, 개인의 실익을 위한 조직의 악용, 공금의 사유화 및 횡령 등 소문으로만 난무했던 많은 부분들이 사실로 인식돼가고 있습니다.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이들에 대한 용서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시각장애인계를 부정부패로 몰고 갔던 사람들이 뉘우침도 없이 다시금 우리 사회의 지도층으로 자리 잡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진실한 회개를 하는 자에게 완전한 용서를 하는 것은 우리 사회를 화합의 세상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지만, 반성 없는 자들에 대한 용서는 우리 사회를 썩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제는 거듭나야 합니다. 우리 시각장애인 사회는 새로워져야 합니다. 신묘년 새해에는 열심히 일하고 새롭게 변화하는 여러분들과 제가 함께 만들어가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2011년 1월 1일
신묘년을 맞이하는 아침에
회장 최동익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