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시각장애인 회원 여러분, 그리고 존경하는 지부장님과 지회장님, 대의원 여러분,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중앙회장 홍순봉입니다.
오늘로써 기해년 한 해가 저물고 경자년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활기찬 경자년 새해, 회원 여러분 가정에 만복이 깃들고 가족들 모두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회원 여러분!
저는 한시련 중앙회장 취임 이후 줄곧 우리 사회의 화합과 단합을 강조해 왔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작년 한 해를 돌이켜 보면 여전히 우리 사회는 반목과 갈등 속에 빠져 있었습니다. 건전한 경쟁은 한 사회를 진보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반목과 갈등은 우리를 퇴보시키는 원인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고 신영복 선생은 "겨울에 자란 나무의 나이테가 여름 나무의 나이테 보다 더 단단하다"고 하였습니다. 아픈 만큼 성숙해 진다고도 합니다. 이제는 정말 반목과 갈등이 아닌 화합과 협력으로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함께 노력합시다.
회원 여러분!
제가 한시련 중앙회장에 취임하며 여러분께 드린 약속들이 있습니다. 그 약속들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결과들을 간략히 말씀드리며 지난해를 되돌아보고 새로운 해의 각오를 다시 한 번 다져봅니다.
저는 한시련이라는 거대한 지게에 올바른 쓰임이 될 수 있는 지겟작대기가 되겠다고 약속드렸습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난 1년 정말 분주하게 뛰어다녔습니다. 물론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가져온 부분도 있지만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기도 하였습니다.
우선 시각장애인의 활동지원급여 축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회원 여러분과 함께 뙤약볕 아래에서 집회를 열었습니다. 그 결과 시각장애 유형에 맞는 평가매뉴얼을 적용시키고 고시개정 전문위원회의 설치를 관철시켰습니다. 앞으로 고시개정 전문위원회를 통해 미흡한 장애인복지서비스 종합조사표를 보완하고 미비한 복지제도를 개선할 것입니다. 회원 여러분이 분연히 떨쳐 일어나 함께 외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회원 여러분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한여름, 태양열이 이글거리고 소나기까지 퍼부은 날, 시각장애학생들의 학습권을 보장받기 위해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그 결과 교육부로부터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위해 대체자료지원센터의 설치를 약속받았습니다. 이미 국립특수교육원이 인력과 예산을 확보하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시각장애인들에겐 다양한 학습지원과 원활한 독서 등을 위해 대체자료가 필수입니다. 이러한 환경을 더욱 전문적으로 확장하기 위한 노력에도 큰 성과가 있었습니다. 바로 국립장애인도서관의 소속을 종전 국립중앙도서관장에서 문체부장관으로 변경하는 도서관법 개정을 이끌어낸 것입니다. 이 도서관법 개정은 국립장애인도서관의 조직과 예산을 확대시키고 우리 시각장애인들이 접근 가능한 대체자료를 더욱 안정적으로 제작하고 보급하는 원동력이 될 것입니다.
저는 한시련 중앙회의 수익을 극대화시켜 증가한 수익의 일정 부분으로 재정이 취약한 전국의 지부 및 지회를 지원하고 회원 여러분을 위한 정책개발과 복지프로그램 운영에 사용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무엇보다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어 더욱 감사한 한 해였습니다.
지난 해, 한시련 중앙회의 화면해설 수익이 국내 방송사와의 제작량 증가와 넷플릭스와의 계약 성사 등으로 크게 증대되었습니다. 그 결과 전국 지부 및 지회의 사업 활성화를 위해 우수사업 14개를 선정하고 총 5천만원의 사업비를 지원하였습니다. 선정된 사업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문화탐방, 역량강화 등의 사업으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지역기반 활성화에 기여할 것입니다. 올해도 최선을 다해 전국의 지부 및 지회의 우수사업을 계속 지원할 것입니다.
아울러 전국시각장애인지도자대회에서는 처음으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지부 및 지회 관계자 등 7명에게 시상하였습니다. 더 많은 시각장애인 및 지부, 지회 관계자들이 자신의 지역사회에서 최선을 다한 노력에 조금이나마 위안이 되고 전문가로서의 자긍심을 높일 수 있도록 올해도 장관 표창을 적극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일상생활 서비스에도 작은 변화들이 있었습니다. 건강보험 장애인보조기기에 대한 보험급여 기준을 개정하여 흰지팡이 단가를 2만5천원으로 인상해 흰지팡이 제작 환경을 개선하였습니다. 흰지팡이 단가가 지난 20년간 고정돼 흰지팡이를 제작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으나 이번 단가 인상으로 이러한 문제를 말끔히 해결하였습니다. 저시력인 안경의 내구연한도 5년에서 3년으로 단축시켰습니다. 또한 모바일 홈쇼핑의 어려움을 대신해 GS홈쇼핑과 홈앤쇼핑에 이어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NS홈쇼핑도 적극 설득해서 모바일과 동일한 혜택을 주는 시각장애인 전용콜센터 개설을 전격 합의했으며 곧 정식 오픈될 예정입니다.
우리 한시련 중앙회는 회원 여러분의 여가생활지원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 결과 지난 10년간 기능이 노후되어 이용이 불편했던 사이버방송센터 '맥'을 새롭게 구축해 웹은 물론 모바일 반응형에서도 각종 화면해설영상물 다시보기와 최신 영화들의 화면해설 음원을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아울러 매년 30편씩의 최신 극장영화를 화면해설로 제작해 전국 70여개 극장에서 상영하는 '가치봄' 영화사업도 지속적으로 활성화시켜 소외된 지역의 극장을 적극 확대하고 있습니다.
한시련 중앙회에서 운영하는 노원시각장애인복지관도 지난 한 해, 좋은 성과들로 회원 여러분의 성원에 보답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해부터 시각장애인 가정내 잔고장 수리 사업을 서울특별시 시정참여사업으로 지정받아 지난 해 6월부터 700건 이상의 가정내 잔고장을 수리했으며 시각장애인 가정의 안전한 일상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인덕션 등의 기기도 500대 이상 보급하였습니다. 잔고장 수리의 경우 올해도 서울시로부터 예산을 확보하여 안정적으로 진행할 것입니다. 지역의 회원들을 위해서도 전국의 지부 및 지회가 해당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이 사업을 지원받아 수행할 수 있도록 희망하는 지부 및 지회를 돕겠습니다.
한편 곰두리체육센터는 서울시 생활SOC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반다비체육센터의 설립을 관철시켜 올해 곰두리체육센터 안에 반다비체육센처의 건립이 본격 추진될 것입니다. 새로 건립될 반다비체육센터는 시각장애인이 생활체육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확대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입니다. 반다비체육센터의 건립과 함께 더 많은 시각장애인들이 다양한 생활체육을 경험하고 심신의 균형 있는 발전을 통해 더욱 건강해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취임 초, 저는 회원 여러분께 일의 크고 작음을 떠나 제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끊임없이 찾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저는 지난해의 성과들에 머무르지 않고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달릴 것입니다.
먼저 올해 활동지원제도가 시각장애인에게 불리하게 운영되지 않도록 꾸준히 감시할 것이며 점자정보단말기와 독서확대기 등 우리에게 꼭 필요한 보조기기들이 건강보험 급여에 추가될 수 있도록 끈질기게 노력할 것입니다.
작년에 토대를 만든 시각장애인지원센터의 설치를 위해서도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시각장애인지원센터는 향후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시각장애인 종합서비스 전달체계로써 시각장애인의 생애주기에 맞춰 자립생활훈련, 이동편의 및 문화여가활동 등을 지원하는 각 지역의 복지서비스 거점이 될 것입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추진하는 시각장애인 직업능력개발센터의 설립이 우리 시각장애인의 직업재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기관이 될 수 있도록 견인하겠습니다. 시각장애인의 직업 문제는 오랜 시간 동안 가장 어렵고 절박한 우리의 화두였습니다. 현재 추진 중인 시각장애인 직업능력개발센터는 시각장애인의 장애특성을 반영하고 개별적 욕구와 적성에 맞는 직업훈련을 통해 오랜 세월 우리의 과제였던 신규직종 개발을 위한 토대를 만들 것입니다.
중앙회의 예산 확보는 더 나은 연합회가 되기 위한 초석입니다. 올해 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이 다양한 생활체육을 활성화하고 시각장애인체육대회를 개최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예산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시각장애인 편의시설의 설치 상태를 점검하고 인력을 충원하기 위한 예산도 추가로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외에도 출판물과 영상물의 접근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저작권법 개정, 점자의 날을 국가기념일로 위상을 높이기 위한 점자법의 개정, 키오스크 등과 같이 새로이 대두되고 있는 정보통신기기의 접근성을 보장하기 위한 관계 법령도 개정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올해 4월 총선부터 시각장애인의 현안에 관심을 갖는 후보자를 지원하여 제21대 국회에서 산적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회원 여러분!
회원 여러분의 성원과 지지가 저의 가장 강력한 지원군임을 기억해 주십시오. 바람에 나무가 흔들려도 숲은 그 자리에 있고, 바위가 강줄기를 막아도 강물은 바다로 흘러갑니다. 저는 시각장애인의 권익과 복지증진을 위해서는 그 어떠한 난관이 있더라도 앞만 보며 달릴 것입니다. 당면한 문제들을 명확한 목표와 정당한 과정으로 해결하겠습니다. 회원 여러분의 단합된 힘만이 그 무엇으로도 무너뜨릴 수 없는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입니다.
올해는 그동안 뿌린 씨앗이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난여름, 이글거리는 태양빛 아래서 회원 여러분이 함께 외치며 보여주신 그 뜨거운 열정과 성원으로 함께 노력해주십시오. 그 노력의 결과는 반드시 고귀한 열매가 될 것입니다.
끝으로 다시 한 번 회원 여러분 가정에 행복과 건강이 깃들길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그리고 소원성취 하는 경자년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단법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장 홍순봉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