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저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이병돈 회장입니다.
오늘 이렇게 글을 쓰게 된 이유는 회장직을 마무리하면서 그 동안의 일을 회원님들에게 보고도 드리고, 넓은마을에 올라와 있는 저에 대한 풍문, 네거티브, 악플 등에 대하여 해명도 하고, 앞으로의 저의 소신도 밝히고자 함입니다.
먼저 제가 회장에 당선되고 보니 당장 현안문제가 IBSA 국제대회였습니다. 아무런 예산준비도 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 행사는 코앞에 다가와 있었습니다. 저는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행사를 성공적으로 끝낼 수 있었습니다. 모든 회원님들이 힘을 보태어 주신 덕분입니다.
사실 저는 계획했던 만큼 많은 일을 모두 이루지는 못했습니다. 약 2년 간은 수사와 소송에 휘말려 업무를 제대로 볼 수가 없었고, 그러다 보니 남은 2년으로는 제가 공약한 일들을 추진하기에는 시간적으로 부족하였습니다.
그런 가운데에도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정보접근권 확보를 위해 제도를 개선하는 데 최선을 다하였고,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하여 사업주가 의무적으로 인식개선 교육을 실시하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는 사업주에게는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하도록 힘을 보태었습니다.
또한 장애인의 생활체육을 활성화하고 시각장애인들이 문화향유와 자존감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도 당사자에 의한 욕구를 반영하고자 전력하였습니다.
시각장애인의 권익옹호와 당사자의 목소리를 위정자들에게 전달하는 대변인으로서의 역할을 하기에 몸을 게을리하지 않았습니다. 장애인단체장으로서 권력이나 자리를 이용하여 개인적 이득을 취하는 등의 회원들을 배신하는 행위는 절대 눈길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넓은마을에서 저에 대한 악플이나 의혹제기는 세 가지로 요약됩니다. 그 세 가지에 대하여도 간단히 설명을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안협에서 공금을 횡령하였다는 소문입니다. 저는 압수수색과 엄정한 수사에 당당히 대응하였고, 진실을 밝히고자 노력하였습니다. 결국 무혐의로 수사는 종결되었습니다. 혹자는 수사는 종결되어 형사적으로 문제는 없다고 하더라도 도의적으로는 문제가 있다고 여기는 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안협 회장을 맡은 시기는 1건의 헌법소원과 2건의 위원재청이 병합하여 매우 위태로운 상태였습니다. 안마사협회는 시각장애인의 전업 직종인 안마업의 수호와 시각장애인의 권리를 지키는 일을 하는 곳입니다. 위헌소송만이 아니라 무차별적 안마시술소의 단속으로 시련 속에 있었습니다.
이런 풍전등화와 같은 위기 속에 많은 정치적 협상과 대국민 홍보가 필요하였습니다. 이러한 법적, 정치적 옹호활동에는 비공식적 활동도 무수히 많이 추진해야 했습니다. 그러한 활동의 결과로 우리는 승리를 하고 자리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비공식적 활동을 부정하고 개인적 횡령처럼 제가 축제를 한 것으로 의혹을 가지는 것은 신뢰를 깨고 악의적 공격으로 우리의 권익을 무너뜨리는 행위입니다.
많은 임직원들과 회원들 앞에서 어찌 부정을 저지를 수 있으며, 저의 사회적 매장을 각오하고 스스로 무덤을 파겠습니까? 제가 안협 회장으로서 역사적으로 안마업을 지켜내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한 행위로 인하여 오해를 받고 뺨을 맞아야 한다면 그것 역시 시대적 운명으로 받아들이고 제가 안고 가겠지만 역사가 증명해 줄 것이라 믿습니다.
제가 회장직을 수행하면서 7인회라는 비선조직이 있다는 풍문도 들었습니다. 그 사람들의 말만 듣고 형평성을 잃고 연합회를 사조직화 하는 결정구조의 암실행정을 했다는 의혹제기였습니다.
먼저 7인회라는 존재 자체가 없습니다. 저도 과연 누구를 말하는지 궁금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인생을 살면서 친한 사람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적인 문제이고, 공사 구분도 못하고 그 사람들을 연합회 공무결정에 참견하도록 비공식적 운영을 하였다는 것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을 보고 연상한 소설에 불과합니다. 이러한 막말은 저만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연합회 이사들과 직원들, 외원 모두를 무시하고 기만하는 소문입니다.
연합회 회장직을 수행한 바 있는 어떤 분이 IBSA 국제대회를 치르고 난 후 수익 잉여금으로 영화사에 투자를 하고, 영화사의 수익금이 있어 그 행방에 대하여 의문을 가진다는 글도 넓은마을에 등장하였습니다.
저로서는 연합회 차기 회장 선거를 앞두고 안티가 아니라 정정당당한 선거가 되도록 우리가 노력해야 하며, 우리의 눈을 가리는 소문에 휘말리지 않는 현명한 선택만이 무리의 밝은 미래를 약속한다고 믿습니다.
IBSA 대회를 마치고 남은 재원이 있었습니다. 이 재원은 정부에 반납을 해야 했습니다. 마침 시각장애인 역을 맡은 인물이 등장하는 ‘형’이라는 영화가 제작 중이었는데, 초이스 컷 픽처스라는 영화제작사가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이 영화사에서 후원 요청이 들어와 IBSA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었던 저로서는 이 요청 공문을 조직위원장에게 보고를 하였고, 조직위원회에서는 국가에 모두 반납하는 것보다 영화가 시각장애인 인식개선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 기대되므로 후원을 해 주자는 결정을 해 주었습니다.
다행이 ‘형’이라는 영화는 약간의 흥행수입이 있었다면서 우리 연합회에 5천만원을 후원해 왔습니다. 동 영화에 투자형태로 지원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익배당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데도 마치 투자를 하여 수익배당이 있고, 그 돈의 행방을 모른다는 말은 회원들을 선동할 수 있는 허위사실 유포가 아닌가 합니다. 또한 동 후원금으로 지부장 해외연수비용을 사용했다는 말은 사실무근임을 말씀드립니다.
그러고 보니 저에 대한 많은 임기 내 소문들이 있었습니다. 열심히 일하고 오해를 받는 것은 억울하기는 하지만 다 저의 부덕의 소치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회원분들에게 바로 알려야 하는 것 역시 저의 소명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를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반목과 불협화음의 시대를 마감하고 시각장애인의 사회적 지위와 역량,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이 아직 저에게는 남아 있습니다.
4차혁명 시대에 시각장애인들의 삶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며, 사회적 위기 속에 우리는 어떻게 생존해야 하는가의 문제를 풀어야 하는 중차대한 시기에 저는 이것을 기회로 하여 시각장애인들의 삶의 질을 더 높이고, 소득 향상과 신기술 적응이라는 새 시대를 선도하는 새로운 세상의 문을 제가 열고자 합니다.
제가 머슴처럼 일하겠다는 말을 평소 즐겨 써 왔습니다. 저는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주인인 회원님들을 섬기는 마음을 매일 곱씹고 있습니다. 머슴은 주인의 명령에 복종을 해야 하며, 시키지 않은 일도 몸을 게을리하지 않고 찾아서 일해야 합니다.
이제 새 시대 아침이 밝아옵니다. 머슴은 문지기 역할도 해야 합니다. 문을 활짝 열고 마당 청소도 해야 합니다. 앞으로 다가올 새 시대의 문을 제가 열고, 회원님들의 보다 나은 행복한 삶을 위해 세상을 바꾸는 투쟁을 다시 시작하고자 합니다.
제13기 회장 임기 내 마지막 이사회를 마치며
2018년 2월 21일
이병돈 회장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