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을 전혀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학 문제를 어떻게 풀까.
문제지는 점자로 돼 있다. 답을 적을 때에는 점자를 찍기 위한 틀 역할을 하는 점판에 종이를 끼우고 작은 송곳처럼 생긴 점핀으로 점자를 찍는다. 계산은 거의 암산으로 해결한다.
문제지는 점자로 돼 있다. 답을 적을 때에는 점자를 찍기 위한 틀 역할을 하는 점판에 종이를 끼우고 작은 송곳처럼 생긴 점핀으로 점자를 찍는다. 계산은 거의 암산으로 해결한다.
비장애인이라면 문제를 읽은 뒤 눈을 감고 필기를 하지 않으면서 수학 문제를 푼다고 생각하면 된다. 간단한 계산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여러개의 공식을 활용하는 문제는 거의 해결하기가 불가능하다. 시각장애인은 지금까지 수능을 그렇게 치렀다. 하지만 올해 수능은 조금 달랐다.
☞ 기사 전문 보기
지난 12일 치러진 2016학년도 수능 2교시 수학 시간, 서울 종로구 서울맹학교에 마련된 시각장애인 전용 시험실에는 작년까진 볼 수 없었던 기계가 책상마다 놓여있었다. 올해부터 수능에 처음 도입된 ‘점자정보단말기’였다.
시험이 시작되자 시각장애인 서인호(19)군은 오돌토돌한 점자 문제지를 왼손 검지로 훑었다. ‘적분 문제로구나!’ 머릿 속에 적분 공식이 떠올랐다. 서 군은 가로 25cm, 세로 12.8cm의 단말기에 달린 8개 버튼을 빠르게 눌렀다. 버튼 아래쪽에 한 줄로 패인 부분에 올록볼록한 점자가 올라왔다. 그는 머리로는 계산을 하면서 손으로는 버튼을 계속 누르며 식을 썼다. 계산이 끝나자 지금까지 점자로 써 놓은 계산 과정을 더듬었다. 비장애인이 시험지 여백에 계산식을 쓰면서 문제를 푸는 것과 비슷했다....후략
시험이 시작되자 시각장애인 서인호(19)군은 오돌토돌한 점자 문제지를 왼손 검지로 훑었다. ‘적분 문제로구나!’ 머릿 속에 적분 공식이 떠올랐다. 서 군은 가로 25cm, 세로 12.8cm의 단말기에 달린 8개 버튼을 빠르게 눌렀다. 버튼 아래쪽에 한 줄로 패인 부분에 올록볼록한 점자가 올라왔다. 그는 머리로는 계산을 하면서 손으로는 버튼을 계속 누르며 식을 썼다. 계산이 끝나자 지금까지 점자로 써 놓은 계산 과정을 더듬었다. 비장애인이 시험지 여백에 계산식을 쓰면서 문제를 푸는 것과 비슷했다....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