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장애인 강묘애씨(33)는 요즘 TV에 나오는 선거관리위원회의 18대 대선 안내 광고를 볼 때마다 자막이나 수화 통역이 없어 답답하다.
대선과 관련된 TV토론회도 마찬가지다. 여러 명의 패널이 치열한 공방을 펼치지만 수화통역자가 한 명뿐이어서 어느 패널의 말이 통역되는지 감을 잡기 어렵다. 수화통역자의 모습도 매우 작아 내용을 이해하기도 쉽지 않다.
시각장애인 하송준씨(36)의 사정도 비슷하다. 대선후보의 목소리를 기억하지 않는 한 TV에서 공약과 주장을 얘기하는 후보가 누구인지 알기 어렵다.
한국농아인협회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등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선거정보에 관한 장애인들의 접근권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중앙선관위와 지상파 방송3사를 상대로 수화통역 화면 확대, 2인 이상 수화통역자 확보, 음성형 선고공보 제공 등의 임시조치 신청서를 서울남부지방법원 등에 냈다.
이번 소송에 참여한 시각장애인 김재왕 변호사는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정한 장애인 시청편의 서비스 제공 의무를 선관위와 방송사가 외면하고 있다”면서 “대선이 끝나기 전에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