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옥스퍼드 안과 병원 연구진이 뇌에 이식한 인공 망막 장치를 X선으로 촬영한 모습(왼쪽)과 인공망막 기술 개요. /BBC 제공
인공 전자 망막 덕분에 시각 장애인이 흑백 상태로 물체를 인식할 수 있을 정도의 시력을 회복했다.
영국 BBC는 옥스퍼드 안과 병원의 로버트 맥클라렌(MaClaren) 교수팀이 시각 장애인 크리스 제임스(James)씨와 로빈 밀러(Millar)씨를 대상으로 인공 전자 망막을 이식, 이들이 흑백 상태의 사물을 알아보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3일(현지시각) 전했다.
연구진은 3㎟의 초소형 반도체 칩을 이용, 외부에서 들어온 빛을 전기신호로 바꾼 뒤 두 시각 장애인의 뇌에 있는 시신경으로 전달했다. 두 장애인의 뇌는 전달된 시신경 정보를 바탕으로 희미하게나마 빛을 시각화했다.
인공 망막 시술을 받은 제임스씨는 "인공 망막이 처음 가동될 때 생애 처음으로 번쩍하는 빛을 보았다"며 "환상적인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제임스는 "근거리에서 빛의 존재와 직선과 곡선 형태를 구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밀러씨는 "(시술 후에) 창문에서 빛이 들어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맥클라렌 교수는 "빛의 존재 여부를 감지하는 정도가 정상인들에게는 큰 의미가 없는 일"이라며 "하지만 홀로 방에 있는 시각장애인들에게 어디가 창이고 어디가 외부로 통하는 문인지를 알 수 있다는 사실은 큰 혜택이다"고 말했다.
이번에 성공한 인공 망막은 1500개의 화소(픽셀)로 이뤄졌다. 전문가들은 인공 망막이 1만개 수준으로 확대되면 시각 장애인들이 작은 물체도 인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