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의약품 정보접근성이 비장애인에 비해 크게 제약됨에 따라 오남용으로 인한 부작용에 사실상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다.
22일 열린 식품의약품안전청 국정감사에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박은수 의원(민주당, 비례대표)은 “일반의약품의 경우 포장이나 첨부문서를 읽어보면 누구나 용법과 부작용을 알 수 있지만, 시각장애인은 비치 위치나 별도 표식, 가족 등 타인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밝히며 “이는 식약청의 몫인 의약품 안전관리의 책임을 상당 부분 시각장애인 개개인에게 떠넘기고 방기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또 “허가된 일반의약품 숫자가 1만7000여개에 달하는 현실에서 식약청이 취한 조치는 일반의약품 11건에 대한 시각장애인용 정보집을 발간한 것이 전부”라며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소비자기본법 모두 국가의 시각장애인 표시기준 마련의무와 장애인에 대한 동등한 편익 제공의무를 명시하고 있음에도 식약청과 기업 모두 현행법을 준수하고 있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박은수 의원은 “현재 진행 중인 식약청의 의약품 안전정보 시스템 구축 작업에 시각장애인 당사자가 직접 참여해야 하며, 의약품 용기의 점자표기 기준 마련을 위한 약사법 시행규칙 개정도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 문제는 식약청이 종전과 같은 규제기관으로서의 태도가 아닌, 국민의 당연한 권리를 보호한다는 의무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식약청의 의식전환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