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NTN] 배우 한지혜가 시각장애 연기를 선보였다.
12일 SBS 추석특집드라마 ‘위대한 선물’에서 한지혜는 장애를 극복하며 밝은 미소를 잃지 않는 김하연 역을 맡았다.
극중 김하연은 시각장애인 중학교 선생님. 문제아 승리의 학부형과 만나며 세상을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장애인이라는 자신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 틀을 깨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인다.
한지혜는 지난달 29일 서울 개화산 부근 주택가에서 진행된 ‘위대한 선물’ 마지막 촬영에서 시각장애인 연기에 대해 “처음에는 무척 힘들었다. 하지만 점점 촬영하면서 좋아져 자신감이 생겼다”라며 “실제로 눈을 뜨고 연기하는 것이라 보이지만 안 보이는 것처럼 연기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무의식적으로 자연스럽게 물건을 잡거나 소리 나는 곳을 쳐다보게 되어 NG가 났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시선처리에 무척 신경을 써야했지만 촬영 중반 이후로 자연스럽게 고쳐졌고 연기를 하다 보니 정말 안 보이는 것 같았다. 8년 연기생활 중 처음 경험해 보는 시각장애인 연기인데, 나중에는 이 연기가 더 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통 상대 연기자를 쳐다보며 연기해야 하는데 오히려 내 마음대로 시선을 두니 색다르고 편안함마저 들 때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위대한 선물’은 약 한 달간 촬영이 진행됐다. 한지혜는 “여름에 4계절을 담아냈다. 더운 날씨에 가을과 겨울 장면에 옷을 껴입게 되서 무척 더워서 고생했다. 지하철 촬영장은 가을신이어서 보조출연자 5~60명이 전부 가을 옷을 입고 촬영해 주변 사람들이 신기한 표정으로 바라보기도 했던 일이 기억난다”고 회상했다.
이 장면은 하연이 지하철에서 안내견 태양이를 잃어버리는 신. 한지혜는 “실제 운행되는 지하철이라 도착해서 문이 열리는 짧은 순간에 촬영해야만 했다. 태양이와 스태프들은 다음 역에 내려 다시 거꾸로 타고 오기를 반복해 정말 하루종일 걸려 찍은 힘든 장면이었다. 방송을 보시는 시청자분들께서 알고 보시면 재미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 외에도 에피소드는 무궁무진했다. 한지혜는 “8년 연기를 하면서 아니, 드라마 상에서 최단시간에 옷을 제일 많이 갈아입은 것 같다. ‘보스를 지켜라’의 최강희 언니가 2회 만에 50벌을 갈아입었다는 기사를 봤는데 난 단 1회에 36벌을 갈아입었다. 4계절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옷이나 머리 스타일로 변화를 줄 수 밖에 없어 그런 기록이 나온 것 같다”고 함박 미소를 띠었다.
한지혜는 단막극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이렇게 좋은 단막극이 앞으로 좀더 많이 제작되길 바란다. 열심히 찍은만큼 아쉽기도 하고 일요일 늦은 시간에 편성되어 낮에 재방송으로 한번 편성됐으면 하는 바람이 생긴다”고 전했다.
끝으로 한지혜는 “이 드라마를 찍으면서 참 나에게는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촬영하면서 내내 편안하고 재미있었고 다들 힘들지만 웃으면서 즐겁게 일한 것 같다. 이 드라마는 자극적인 내용이 아니라 잔잔하면서 희망을 안겨주는 드라마이고 나에게는 마음의 여유를 줘서 고맙게 생각한다. 시청자 여러분들에게 추석 명절에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참 좋은 드라마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사진=SBS
손재은 기자 jaeni@seoulnt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