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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뉴스클리핑 - 갑자기 닥쳐온 ‘시각장애’…축구선수의 꿈 사라지고 < 세계일보 2011.07.22>

작성자협회관리자

작성일시2011-07-26 오후 3: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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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산소 탱크/김단아 지음/김민경 그림/BP북스/9000원
 

돌아온 산소 탱크/김단아 지음/김민경 그림/BP북스/9000원

돌아온 산소탱크 동화_골볼을 하는 현호그림

그 후 현호는 차츰 시력이 떨어져 갔다. 책을 코앞에 바짝 대야만 글자가 보이고, 축구를 할 때도 멀리 있는 친구가 잘 보이지 않아서 엉뚱한 방향으로 패스하기 일쑤였다. 수업시간에도 눈을 찡그려야만 칠판 글자가 겨우 보였다.

“안됐지만 시신경 위축이라는 병에 걸렸습니다. … 현호는 완전히 시력을 읽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안경을 써서 조금이나마 잘 보이도록 하는 게 좋겠어요.”

현호가 앞을 못 보게 될 거라는 안과의사의 말이 믿어지지 않았다. 대학병원에서 재검사를 했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심지어 의사선생님은 병의 원인도 모르고 고칠 방법도 없다면서, 다만 수술을 통해 시력이 나빠지는 속도를 조금은 늦출 수 있다고 말하는 게 아닌가.

시력이 남아있을때 축구하던 현호그림수술 후, 현호는 모든 것이 엉망이 돼 갔다. 시력이 약해져 돋보기 안경을 써야 했고, 툭하면 계단에서 친구들과 부딪쳤다. 아이들은 곧 현호의 눈이 멀 것이라고 수군댔다.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앞자리에 앉도록 배려해 주셨지만 아이들은 덩치 큰 애가 앞에 앉으니 칠판이 안 보인다고 아우성을 쳤다. 체육시간엔 그토록 좋아하던 축구를 할 수가 없었다. 아니, 운동장에 나가 뛰어놀 수조차 없었다. 친구들도 슬슬 피하는 것 같았다.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꿈도 자연 사그라졌다.

밥도 먹기 싫고 학교에도 가기 싫어진 현호는 결국 학교를 휴학한다. 9개월 동안 병원에 갈 때 빼고는 방에 누워만 있었다. 친구들은 벌써 6학년이 되었을 텐데…. 현호는 자기만 바보가 돼 가는 것 같았다. 고민 끝에 현호는 의사선생님이 소개해 준 한사랑맹학교에 입학한다. 친구를 새로 사귀고 점자 배우는 것 등이 어려웠지만 차츰 적응이 돼 갔다.

골볼 도중 현호가 골을 넣은장면 그림

어느 날 맹학교 선생님이 시각장애인 세 명이 한 팀이 돼서 하는 골볼을 한 번 해보지 않겠느냐고 제안한다. 시력이 나빠지면서 축구선수가 되겠다는 꿈을 접었던 현호는 고민 끝에 골볼 선수가 된다. 장애인올림픽 정식 종목이기도 한 골볼도 막상 해보니 재미있었다. 더욱이 골볼도 국가대표 선수가 있었다. 골볼에 취미를 붙이면서 희망을 찾은 현호는 골볼 국가대표라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돌아온 산소 탱크’는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되고 싶은 초등학교 5학년 ‘현호’가 갑자기 시력을 잃게 된 후 시각장애인의 스포츠인 ‘골볼’을 통해 새로운 꿈을 꾸고 희망을 갖기까지를 따라가는 동화이다. 몸이 불편하거나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좌절하지 않고 꿋꿋하게 일어나 꿈을 꼭 이루도록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현호는 축구를 참 잘한다. 현호 엄마는 운동장에서 맘껏 뛰어다니는 현호를 보고 ‘산소 탱크’ 박지성 선수 같다고 말씀하신다. 그래서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체육부장 자리를 한 번도 놓치지 않은 현호의 별명도 ‘산소 탱크’다. 현호는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되는 게 꿈이다. 현호가 골을 넣으면 여자아이들은 신이 나서 아주 기뻐한다. 반 친구들 10명이 만든 팬클럽도 있다.

그런데 어느 날 반 대항 축구 경기 중 갑자기 어지럽고 누가 콕콕 찌르는 것처럼 머리가 아파왔다. 친구들이 흐릿하게 보이기도 하고 두 개로 보이기도 했다. 이상하게 느끼면서도 중요한 게임이라 더욱 열심히 뛰려다 하늘이 노랗게 보이더니 마침내 바닥에 풀썩 쓰러지고 말았다.

“현호가 빈혈이 있나 보다. 어서 양호실로 데려가자.” 담임선생님의 등에 업혀 양호실로 가면서 현호는 창피해서 친구들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산소 탱크가 빈혈로 쓰러지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