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무개념녀’가 또 등장했다. 이번에는 지하철에 안내견을 데리고 탑승한 시각장애인에게 “이런 큰 개를 데리고 지하철을 타면 어떻게 하느냐. 사과하라”고 소리를 지른 여성이다. 이 여성은 이 개가 맹도견(盲導犬)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역무원을 불러 “개를 데리고 탄 승객이 있다”며 항의까지 했다.
13일 한 네티즌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지하철에서 시각장애인의 안내견을 보고 소리지르던 여자’란 제목의 글에 따르면, 사건은 이날 지하철 4호선 당고개 방면 지하철 안에서 발생했다.
당시 지하철 열차 안 노약자석에 앉아 있던 원피스 차림의 한 젊은 여성이 갑자기 “꺄~악”하며 소리를 질렀다. 열차 안 승객들이 일제히 이 젊은 여성 쪽을 보니, 한 시각장애인 여성이 자신의 안내견을 데리고 소리를 지르는 여성 근처에 자리를 잡고 앉고 있었다.
주위에서 시각장애인 안내견이라고 소리지르는 젊은 여성을 말렸지만 이 여성은 막무가내였다. 이 여성은 “이런 큰 개를 데리고 지하철을 타느냐. 사람 놀라지 않느냐”며 계속 악을 쓰기 시작했다. 이어 이 여성은 앞이 안 보이는 장애인을 향해 “(자신이 조금 전까지 앉아있던 좌석 근처에 있던) 내 신문을 내놓아라”고 소리를 질렀다. 시각장애인은 더듬더듬 주변을 손으로 훑기 시작했다.
- ▲ 사진은 13일 한 네티즌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린 ‘지하철에서 시각장애인의 안내견을 보고 소리지르던 여자’란 제목의 글 캡처화면.
시각장애인을 대신해 이 글 글쓴이이자 같은 열차 탑승객이었던 여성이 신문을 집어주니 젊은 여성은 “됐어요. 더러워요. 치워요”라는 말을 하더라고 이 네티즌은 자신의 글을 통해 전했다.
이어 이 젊은 여성은 시각장애인에게 자신이 큰 개 때문에 놀랐으니 사과를 요구했다. 시각장애인이 사과하지 않자 이 젊은 여성은 옆 칸으로 가더니 비상 전화기를 집어들고 승무원에게 지하철을 세워달라고 했다. 해당 지하철 칸으로 뛰어온 역무원은 이 젊은 여성에게 다시 한 번 “시각장애인 안내견”이라고 설명을 했지만, 이 여성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 ▲ 사진은 해당 안내견의 모습.
이 글을 올린 네티즌은 “시각장애인이 안내견을 데리고 장애인석에 앉아 가는 게 사과해야 할 일이냐”며 “(소리를 지른 여성은) 멀쩡해서 노약자·장애인·임산부석에 앉아있었다. 공공장소에서 소리지르고, 지하철 세우고 ‘개념’이 너무 없었다”고 글을 썼다. 이어 이 네티즌은 “아무쪼록 시각장애인 여성이 이 일로 큰 상처를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네티즌들은 무개념녀에 대해 “무식한 여자가 교양을 따지고 있다” “이기적인 사람들은 아예 공공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자” 등과 같은 반응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