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 1일 오전 서울 신촌 더 크레이지에서 열린 영화 블라인드 제작보고회에서 안상훈 감독과 배우 김하늘, 유승호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고현장의 첫 번째 목격자인 시각장애인이 범인을 추적한다'

연쇄 실종 사건과 연관된 뺑소니 사고를 목격한 사람은 시각장애인 수아(김하늘)와 기섭(유승호) 둘 뿐. 이들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면서 일련의 사건들이 벌어진다. 여기서 수아는 경찰대학교 재학 중에 사고로 망막이 손상된 인물이며, 기섭은 치킨 배달을 하는 종업원이다.

이러한 독특한 설정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스릴러 영화 <블라인드>의 제작보고회가 1일 오전 신촌 '더 스테이지'에서 열렸다. 하나의 사건을 바라보는 상이한 시각이라는 설정은 그리 신선하지 않지만 사건 해결의 주체가 시각장애인이라는 점과 수아의 관점을 시각화한 시도라면 얘기가 다르다. <블라인드>는 앞이 보이지 않는 수아의 관점을 시각화함으로써 기존 스릴러 영화들과의 차별점을 두었다.

안성훈 감독은 "전맹 시각장애인이 자신이 속한 공간이 어떤지 상상하는 것을 영상으로 구현하려고 했다"고 영화의 특징을 설명했다. 그는 "연출하면서 시각장애인 시선들과 몸짓을 표현하는데 중점을 두었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어주기도 했다.

도전? 도전!... 처음으로 장애인 연기하는 김하늘, 첫 액션 유승호

▲ 1일 오전 서울 신촌 더 크레이지에서 열린 영화 블라인드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유승호와 김하늘이 손을 들어 보이며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영화는 두 사람의 상이한 진술로 이야기를 진행하는 만큼 이들의 호흡이 중요하다. 13년의 배우 경력 중 처음으로 시각장애인 역할을 맡은 김하늘은 "(눈이 보이지 않는 연기를 해야 했는데) 눈이 보인다는 사실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영화작업에 대한 부담에 대해서는 김하늘은 "컷이 끝날 때마다 확인하는 걸 반복했다"라며 "눈의 초점에 따라 감정표현이 확 차이가 나더라"고 말했다.

실제로 김하늘은 촬영에 들어가기 전까지 시각장애인들을 만나며 그들의 몸짓과 표정 등을 배웠고 평소에도 눈을 감고 걷는 등의 연습을 해왔다고 밝혔다. 김하늘은 "영화 촬영 시작하기 일주일 전엔 잠도 잘 안 왔고 공포감이 컸다"면서 "불을 끄고 잘 때마다 내가 수아라면 어떻게 지냈을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연기적으로 한층 더 배운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 액션 연기에 도전한 유승호 역시 힘든 도전이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일반적인 액션은 화려하고 멋있는 장면들이 많은데 내가 맡은 역할은 여기저기 부딪히고 밀치고 넘어지는 행동들이라 힘들었다"고 말했다. 불량기 가득한 캐릭터 역시 처음인 유승호는 "(불량스러워 보이는 느낌을) 어찌할지 몰랐는데 의상과 헤어스타일에 신경을 썼고, 대사도 없던 욕을 넣어서 불량스럽게 했다"고 말하면서 "평소 학교 친구들이 나의 연기 모델이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한편 <블라인드>는 시각장애인 안내견인 '슬기'가 등장한다. 그는 이미 2006년과 2010년 <마음이>를 통해 스크린에서 훌륭하게 역할을 해낸 연기견 '달이'였다. 한 온라인 매체가 주선하는 영화상에서 동물로선 최초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던 경력이 있는 만큼 그의 연기 또한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지난 4월 촬영을 마친 영화 <블라인드>는 오는 8월 11일에 개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