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숲에선 향기로 자연을 배운다
31일 오전 대구 남구 광명학교 숲(자연생태 체험장)에서 시각장애인 학생들이 허브식물의 향기를 맡으며 즐거워하고 있다. 대구 남구 제공
대구 남구 대명동 광명학교 입구에 들어서자 ‘학교 숲’이라는 푯말이 눈에 들어왔다. 넓이가 1410m²(약 420평)인 정원에는 소나무 이팝나무 산철쭉 등 여덟 종류의 나무와 로즈마리 라벤더 페퍼민트 등 허브식물 5400여 종이 어우러져 눈길을 모았다.
특히 이 숲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특수교육기관인 광명학교를 위해 향기가 나는 나무와 식물을 많이 심었다. 음성안내판을 설치해 어떤 식물인지 금방 알 수 있도록 배려했다. 나무에 달린 명찰에는 점자를 넣었다. 학생들은 감각으로 숲의 모습을 상상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됐다. 숲 조성에는 국비를 포함해 6000여만 원이 들어갔다. 학교 숲에는 안내도우미가 배치돼 시각장애 학생은 물론이고 주민 누구나 쉽게 자연을 배울 수 있다. 윤필희 광명학교 교장은 “학생들에게는 자연생태 체험공간으로, 주민들에게는 도심 속 숲을 만끽할 수 있는 곳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소개했다.
대구에 도심 속 자연체험장이 잇달아 문을 열었다. 아파트 밀집지역 등에 위치하는 데다 자투리땅을 활용하면서 시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남구에는 광명학교 숲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봉덕동 고산골 입구에 ‘자연체험장’이 개소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보리 수확철인 요즘 1800m²(약 540평)의 체험장에서 1∼3일 보리 베기, 7∼10일 도리깨를 이용한 보리타작 체험행사가 열린다. 보리 수확 후에는 메밀과 봉선화를 심어 꽃이 피는 시기에 맞춰 꽃물들이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아파트단지 사이에 위치한 달서구 이곡동 ‘장미원’에는 평일에도 찾는 시민이 많다. 4200m²(약 1200평) 면적에 105종 1만500여 송이의 다양한 장미가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장미터널, 장미꽃탑 등은 밤이면 경관조명을 받아 색다른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