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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뉴스클리핑 - 대구시, 시각장애인 점자블록 부실 ‘기가 막혀’ <브레이크뉴스, 2011-02-14>

작성자협회관리자

작성일시2011-02-15 오후 1:5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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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들의 교통동선을 돕기 위해 설치하는 점자블록이 규정을 무시하는 설치와 부실시공으로 시각장애인을 돕기는커녕 오히려 교통사고의 위험을 제공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

대구시는 대구~포항간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광역도로망을 구축해 지역주민에게 교통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동구 백안삼거리~갓바위삼거리에 이르는 백안~와촌간 2단계 도로확장공사를 사업비 59억여원으로 완공해 지난달 7일 전면 개통했다.

이때 좌우 양쪽의 인도를 재정비하는 과정에서 시각장애인 점자블록도 함께 시공됐지만 말 그대로 ‘부실투성이’ 자체다. 점자블록은 컬러콘크리트 커팅과정에서 부실하게 시공돼 엉망인 것은 물론 유도점자블록과 정지점자블록이 마구잡이로 섞여있는가 하면 도로 방향으로 유도표시가 된 곳마저 있었다.

유개버스정류장에는 시각장애인들이 버스를 기다릴 수 있도록 정류장 앞쪽까지 유도하고 버스를 타는 위치를 표시하는 점자블록이 설치돼야 하지만 어처구니없게도 정류장 뒤편으로만 시공돼 시각장애인들은 정류장의 위치를 알 수 없도록 시공했다.

또한 점자블록이 설치된 중간부분에 전신주, 신호등이 설치돼 있어 충돌의 위험이 상존하는 것은 물론 점자블록 설치 후 경찰의 신호등 제어박스(매입) 맨홀이 위치해 유도선의 기능을 저하시키는 경우도 많았다.

현행 규정상 점자블록이 설치된 20cm이내에는 어떠한 시설물도 설치하면 안 되도록 되어 있지만 이를 지키는 업자도 드물고 관련 공무원들도 규정을 숙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달서구 이곡동에 설치된 점자블록은 땅 다짐을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설치돼 마치 파도가 일렁이듯 곳곳에서 침하돼 일반인들도 불편을 느낄 정도였다.
또한 어떤 곳에서는 인도에서 차도쪽으로 유도선을 만들어 시각장애인들이 유도선만 믿고 진행하다간 교통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경우도 있었다. 더욱 기가 막히는 것은 횡단보도가 없는 곳으로 유도한 다음 멈춤 표시를 해 시각장애인들은 하염없이 기다리도록 만든 점자블록도 있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대구시건설본부와 각 구청의 관리부실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시각장애인 점자블록은 대구시건설본부가 발주해 준공을 한 다음 해당지자체에 관리를 이관하게 되는데 이관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확인도 없이 준공을 해주고 관리권을 이관 받는 지자체도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동구 벽진3거리~갓바위로3거리 구간의 점자블록 설치는 지난해 연말 공사가 끝나고 준공검사를 받은지 불과 1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벌써 누더기가 되어 있어 대체 어떻게 준공이 가능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공무원들의 묵인 없이는 있을 수 없다는 의혹제기도 잇따르고 있다.

장애인 단체 관계자는 “공무원들의 잦은 교체로 업무의 전문성이 없어 점자블록 설치규정조차 모르는 경우가 많다”면서 “공부도 안하고 관리감독도 제대로 하지 않으니 엉망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출처 : 브레이크뉴스, 2011-02-14, 정창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