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안마 선택 아닌 ‘생존’ 합헌 촉구
전국 안마사 2000여명 운집, “합헌 결정 내리길” 호소
위헌 결정시 강력투쟁 예고, 마포대교 투신 재현될 수도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9-06-12 16:06:15
▲12일 전국의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이 모여 헌법재판소를 향해 안마사제도 합헌 촉구를 외치고 있다. ⓒ에이블뉴스 |
12일 정오 서울 종로구 운현궁 앞 삼일대로. 사회자가 헌법재판관의 이름을 차례대로 부르자 2000여명의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은 큰 목소리로 “도와주세요!”라고 외쳤다. 헌법재판관을 향해 도와달라며 호소하는 안마사들의 표정에는 간절함이 가득했다.
삼일대로 3차선을 가득 메운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은 저마다 준비한 피켓을 들고 헌법재판소의 합헌을 요구했다.
피켓에는 ‘시각장애인만의 안마보장은 제일 좋은 복지정책’, ‘무너진다 안마업권 실현하자 직업안정’, ‘안마업은 우리에게 선택아닌 생존이다’, ‘시각장애인만의 안마업 보장 강력히 촉구한다’ 등 내용이 적혀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안마사 임상욱씨는 “비시각장애인은 직업선택을 할 수 있다. 하다못해 빈병이나 폐지를 모아 팔 수 있다. 그러나 시각장애인에게는 안마사 자격 밖에 없다”면서 “헌법재판소가 합헌 결정을 내려 시각장애인의 생존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7년 12월 28일 재판관 전원일치로 안마사제도에 대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시각장애인에게만 안마사 자격증을 부여토록 한 의료법 제82조 등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한 것이다.
그러나 태국출장마사지업체 업주 추모씨가 2018년 5월 또다시 의료법 제82조 등에 대한 헌법소원심판 제청했다.
현행 안마업을 시각장애인 안마사에게만 독점토록 하고 위반 시 처벌하도록 하는 의료법이 비장애인의 직업선택과 근로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게 청구인의 청구 취지다.
대한안마사협회는 헌법재판소가 제청된 의료법 제82조 등에 대해 조만간 판결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헌법재판소의 합헌결정 여부는 안갯속에 가려진 상태다. 2017년 의료법 제82조 등에 대한 헌법소원에 합헌결정을 내린 재판관의 대부분이 교체됐기 때문. 당시 합헌결정을 내린 재판관은 2명만 남아있다.
헌재가 위헌결정을 내릴 경우 대한안마사협회는 결사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2006년 위헌결정이 난 후 진행한 마포대교 투신, 전국 고속도로 진입로 점거 등 강력한 투쟁을 다시 벌일 수 있다는 얘기다. 과거 투쟁에서 대한안마사협회 소속 회원 3명이 목숨을 잃기도 했다.
▲대한안마사협회 김용화 회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
이어 “우리의 결의에 찬 심정은 그 누구도 막아낼 수 없다. 죽기를 각오하고 합헌이 이뤄지는 그날까지 무자격 마사지행위가 근절되는 날까지 투쟁해 나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안마사협회 한진수 이사는 “헌법재판소는 직업선택의 자유보다 시각장애인의 생계를 보장하는 게 중요하다는 취지로 전원일치 합헌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여전히 안마사 자격은 위험에 놓여있다”면서 “피눈물로 안마사 자격을 지켰다. 헌법재판소의 합헌을 이끌어내자”고 의지를 나타냈다.
대한안마사협회 신욱섭 이사는 “시각장애인은 안마로 떳떳하게 돈을 벌어서 먹고 살고 싶다. 우리는 어떤 혜택을 달라는 게 아니다. 스스로 벌어먹고 살겠다는데 적어도 방해는 해서는 안된다. 시각장애인 안마사 자격을 합헌으로 보장해달라”고 촉구했다.
▲'안마는 우리에게 선택 아닌 생존이다'라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든 시각장애인 안마사. ⓒ에이블뉴스 |
▲'시각장애인만의 안마보장 제일좋은 복지정책'이라는 내용이 적힌 피켓을 든 시각장애인 안마사가 헌법재판소의 합헌을 촉구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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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범 기자 (csb211@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