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시각장애인 안마, 전문교육 ‘의사’로 우뚝
북경마사지병원 소속 시각장애인 의사 91명
5년제 대학졸업 후 자격…“전문화 육성 필요”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8-08-30 14:48:27
▲북경마사지병원 아동과 소속 여성 시각장애인 의사가 아동을 치료하고 있는 모습.ⓒ에이블뉴스 |
한국장애인연맹(DPI) 이사이자 구로나눔장애인자립생활센터 김창화 소장이 지난 29일 중국 북경마사지병원을 둘러본 소감을 이 같이 밝혔다.
이번 방문은 중국장애인연합회(CDPF) 주관으로 진행하는 ‘제24회 한중장애인단체교류대회’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한국대표단은 한국DPI 박춘우 이사 등 총 10명이다.
이날 방문한 ‘북경마사지병원’은 1958년 8월 1일, 한국전쟁 이후 부상당한 군인들의 치료를 위해 설립됐으며, 올해 설립 60주년을 맞았다.
총 4000㎡의 면적인 이 곳은 현대 시각장애인들의 마사지 발원지다. 우리나라와 달리 마사지가 하나의 의료행위로 인정되며, 총 360명의 직원 중 91명이 시각장애인 의사로 구성됐다. 시각장애인 의사들은 오로지 마사지 치료만 하며 침, 뜸 치료 등은 비시각장애인 의사들이 맡고 있다.
그럼에도 비시각장애인 의사들과 마찬가지로 의사로서의 지위는 물론, 급여 또한 동등한 조건으로 지급된다.
▲북경마사지병원에서 임상 수습기간을 거치는 시각장애대학생들과 지도 의사 모습.ⓒ에이블뉴스 |
1970년 장춘대학교가 열악한 교육 수준을 개선하고자 중국침료, 성악, 조율 등 3가지 학과로 구성된 특수교육대학을 설립, 전국 시각장애인들을 모집한 것이 그 시작이다.
매년 이 대학에 입학하는 시각장애학생은 30~40명 정도로, 중국침료를 전공한 학생들의 경우 총 5년 동안 전문 교육을 받는다. 우선 4년간 중의학에 대한 기초 이론 등을 습득한 후 나머지 1년간은 전국 병원을 다시면서 임상 수습기간을 가진다.
북경마사지병원 또한 장춘대학의 임상 수습기관을 맡은 하나의 병원으로, 수습기간을 거친 학생들은 비시각장애인들과 동일한 조건의 국가자격시험을 치르고 ‘마사지’ 전문 의사로서의 지위를 획득할 수 있다. 합격률은 90% 이상으로 매우 높은편. 물론 승진에서의 차별도 없다.
장항와이 부원장은 “처음 병원에 입사하는 시각장애인 의사들은 전문의사들의 지도아래 1년간의 수습기간을 가지며, 1년 후에는 비시각장애인들의 진단을 거쳐 의료행위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경마사지병원 로비 모습. 시각장애인 의사 한 명당 평균 하루에 34명의 환자를 받는다.ⓒ에이블뉴스 |
실제 북경마사지병원에 근무하는 시각장애인 의사들은 근무조건이나 급여는 물론, 비시각장애인 의사들과 차별없이 승진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고 입 모아 말했다.
북경마사지병원을 둘러본 한국DPI 박춘우 이사는 “한국에서는 마사지와 침과 관련해서 제약된 부분도 많고 규모도 소규모다. 이곳은 상당히 발전된 모습이라 놀랍다”면서 “한국에 도입될 부분이 많은 것 같다. 많은 협력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DPI 김창화 이사가 북경마사지병원 소속 시각장애인 의사와 악수하고 있는 모습.ⓒ에이블뉴스 |
김 이사는 “우리나라 시각장애인은 안마사 자격증을 받고 지압원에 취업하는 것이 현실이다. 취업도 어려울뿐더러 대학교에서 안마를 가르칠 수 있는 전문교육기관이 없다”면서 “중국처럼 4년제 대학 과정 학과를 만들어서 교육의 질도 높이고 시각장애인 마사지를 전문화시켜 육성할 방안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북경마시지병원 소개.ⓒ에이블뉴스 |
▲북경마사지병원에는 시각장애인 의사들을 위한 점자블록이 곳곳에 설치돼있다.ⓒ에이블뉴스 |
▲북경마사지병원을 찾은 ‘제24회 한중장애인단체교류대회’ 한국대표단 기념사진.ⓒ에이블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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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슬기 기자 (lovelys@able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