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이하 선거)가 30여 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보도와 지하철 역사 내에서 사전 선거운동이 한창이다. 후보자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행 약자인 시각장애인의 안전은 안중에도 없는 것인가? 점자블록 인근에서 무분별하게 사전 선거운동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행태에 대해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연합회)는 깊은 유감의 뜻을 표명한다.
점자블록은 시각장애인의 안전을 위해 설치된 편의시설이다. 시각장애인의 안전과 편의를 위한 시설이지만 각종 장애물로 인해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실태에 대하여 우리 연합회는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했고 시정을 촉구해 왔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많은 시각장애인이 점자블록을 따라 보행하는 중 장애물과의 충돌로 크고 작은 부상을 겪고 있다. 특히 금년도 4월 10일 선거를 앞두고 시각장애인의 안전을 무시한 채 보도와 지하철 역사 내 점자블록 인근에서 사전 선거운동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입후보자들과 운동원들의 인식이 우려스럽다. 선거에서는 시각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함에도 보행 약자인 시각장애인을 배려하지 않고 있다.
점자블록을 장애인을 위한 보도의 예시로 규정하고, 장애인을 위한 보도에 물건을 쌓거나 공작물을 설치하는 등 그 이용을 방해하거나 장애인을 위한 보도를 훼손하는 행위를 금지하며, 이를 위반하면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이 지난 2023년 9월 14일 개정되었다. 이 법은 올해 9월 15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 법이 시행되면 점자블록 위에 차량을 주차하거나 행사를 위한 구조물을 설치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법 시행 전이라도 시각장애인의 안전을 보장하도록 점자블록 위 선거운동을 이제 그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4년 3월 14일
사단법인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