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꾸눈’, 과연 누가 애꾸눈인가?
우리는 최근 너무나도 어처구니없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한쪽 눈을 실명한 사람을 대상으로 '애꾸눈'이라 했다는 것. 그것도 현직 공영방송의 기자가 그랬다는 것에 충격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우리 연합회는, 지난 6월 몇몇 사람들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부인 정경심 교수 재판 시에 법원 앞에서 ‘애꾸눈’을 운운하며 시각장애인을 비하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이의 시정을 경찰 관계자에게 요청한바 있다. 당시 우리 연합회는 장애인식이 부족한 사람들이 자신의 정치적 행위에 시각장애를 끌어들여 한 개인을 비난하였다는 점에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러한 행위를 지적하는 것이 잘못 해석될까 우려하여 그 분노를 억눌렀던 적이 있다.
비록 그 글이 정치적 입장을 달리하는 사람을 비난하는 글이었다 하더라도 비난의 꺼리로 시각장애를 이용하고, 이를 표현하는데 비속어를 동원한 것에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언론은 우리사회를 부당한 권력으로부터 지켜주는 최후의 보류이자, 약자의 눈물을 닦아주는 따뜻한 손길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의 책무를 망각한 채 약자의 가슴에 대못을 박은 기자는 언론인으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이다.
비록 1년 6개월여가 지나긴 했지만, 이보경 기자는 시각장애인들 앞에 석고대죄 하라! 그리고 언론인 자질이 부족한 기자를 수수방관한 공영방송 MBC는 국민 앞에 사과하고 이보경 기자에 대하여 합당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한쪽 눈의 시력을 잃고 살아가는 것은 평생 짊어진 멍에지만 한 쪽의 입장과 주장만 보고 남의 상처는 거들떠보지 않는 이보경 기자야말로 진정 잘못된 시각과 관점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해 보아야 한다. 자기 직원의 잘못에 대해 눈감고 있는 MBC 역시도 언론의 책임을 망각하고 있는 점에서 마찬가지이다.
우리 연합회는 50만 시각장애인을 대표하여 이보경기자의 사죄와 MBC의 현명한 처리를 촉구한다. 또한, MBC는 재발방지책을 수립하여 공개하고, 아울러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장애인식개선교육을 철저히 실시할 것을 요구한다.
2020년 10월 21일
(사)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