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리넷 연주자이자 나사렛대학교 관현악과 교수인 시각장애인 음악가 이상재 씨가
2014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상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상은 장애라는 신체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우리나라 문화예술에 기여한 장애예술가를
발굴하여 표창하는 상입니다. 수상자 총 6명 중 시각장애인 이상재 씨가 대상(대통령 표창)을 받았습니다.
이상재 씨는 1급 시각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유명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및 독주회 등을 이뤄냈으며
특히 2011년에는 뉴욕 카네기홀에서 공연을 하는 등 활발한 연주활동을 해오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2007년에는
세계 유일의 민간 시각장애인 오케스트라 ‘하트시각장애인체임버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시각장애인 최초로 미국 피바디 음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2008년부터 나사렛대학교 관현악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Q.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상 대상을 축하드립니다. 수상소감이 어떠신가요?
A. 상을 받으니 개인적으로 기쁘긴 하지만 실제 장애인 예술가를 생각하면 책임감을 느낍니다. 제가 이번에 수상을 한 것에 오케스트라를 이끈 것도 공적으로 포함된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경제적 활동이 어려울 정도로 힘든 상황입니다. 수상을 해서 기쁜 마음도 있지만 다른 시각장애인 예술가에게 미안한 마음도 큽니다.
Q. 현재 이끌고 계신 하트시각장애인체임버 오케스트라에 대해 여쭤보고 싶습니다. 오케스트라 운영에 가장 큰 어려움이 무엇인가요?
A. 아무래도 가장 어려운 것은 경제적 여건입니다. 사실 오케스트라가 연습을 하기 위해서는 방음시설이 되어있는 넓은 공간이 필요하고요. 또 지방에 거주하는 단원들이 오고가는 교통비도 상당합니다. 현재 저희 오케스트라에 정부나 기업의 지원이 일절 없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공연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고 운영하면서 장애인 문화발달에 기여했다고 상을 받았는데, 단원들의 현실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거죠.
Q. 음악가로 활동하시면서 많은 공연을 해오셨는데 가장 인상 깊었던 공연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A. 카네기홀처럼 유명한 곳에서 공연을 한 것이 알려졌지만 사실 공연을 많이 하다보면 공연장이 기억에 남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공연은 작년 아제르바이잔에 있는 고아원에 가서 했던 공연입니다. 고아원 아이들이 악기를 만지작거리면서 음악을 좋아하는 모습에 너무 기뻤습니다. 그때 ‘내가 그래도 음악을 한 덕분에 이렇게 세계를 돌아다니며 세계 시민을 만날 수 있구나’라는 보람과 기쁨을 느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독자 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이번에 상을 받고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많이 느꼈습니다. 시각장애인 예술가로서 활동하면서 저 개인이 아니라 시각장애인, 특히 시각장애인 얘술가를 위해서 노력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