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시각장애인 보조공학의 역사는 비교적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1930년대에 회중점관을 개발했고 1963년에 33칸
점자판을 개발하였으며 1976년에는 흰 지팡이를 만들어 보급했습니다. 그 후 지속적으로 시각장애인 생활용구를 개발하였
으나 시각장애인 당사자의 요구를 만족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또한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라디오, 텔레비전, 타자기, 전화 등이 대량으로 생산되었는데 이러한 제품들이 시각장애인의
생활 역시 풍요롭게 해주었습니다. 특히 1980년대 후반부터 컴퓨터가 빠른 속도로 보급되었고 이어 시각장애인을 위한
하드웨어, 소프트웨어가 개발되면서 시각장애인의 생활에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따라서 과학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시각장애인의 독립성 향상은 물론 삶의 질이 발전하는 데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습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많은 보조공학 제품이 있지만 이번 흰 지팡이 발자취에서는 타자기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타자기가 개발되면서 시각장애인도 정안인에게 전달할 수 있는 묵자(일반활자) 서류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타자기는 언제, 어떻게 발명된 것일까요? 타자기의 역사는 19세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19세기 경 타자기의 발명이 여러 사람에 의해 시도되었는데요. 이 당시 대부분의 타자기는 너무 크고 다루기가 불편해서
오히려 손으로 글씨를 쓰는 것보다 속도가 더 느렸습니다. 그러던 중 1867년 미국의 인쇄공 쇼올스가 영국에서 발명된
타자기에 대한 기사를 읽고 영감을 얻어 최초로 실용적인 타자기를 발명했습니다. 이듬해 1868년에 쇼올스가 두 번째로
특허를 얻은 타자기는 타자를 치는 속도가 훨씬 증가해 실용성이 더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쇼올스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몇 년 동안 타자기를 개량하여 1873년 총기 제작회사인 레밍턴앤드선즈사와 제작을 위한 협약을 맺었습니다. 이 타자기는
곧 시장에 등장했고 곧 ‘레밍턴’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이 타자기의 특징 중 몇몇 특징은 현대의 타자기에도 남아있다고 전해집니다.
이렇게 타자기가 많은 사람에게 쓰이는 실용적인 제품이 된 후 시각장애학생을 교육하는 윌리엄 처치맨은 쇼올스에게 타자기를 시각장애인에게 적합하도록 개량해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기존의 일반 타자기 자판은 40개의 자판이 모두 한 줄로 배열되어 있는데 이를 10개씩 나누어 4줄로 배열해 줄 것을 요청한 것입니다. 이에 쇼올스는 윌리엄의 부탁대로 시각장애인이 사용하기 편하도록 타자기를 개량했습니다. 또한 시각장애인이 타자기를 사용하여 묵자를 쓸 수 있다고 홍보를 했습니다. 이에 타자기 제조업자들은 맹학교에 타자기를 할인가격으로 공급했고 미국의 맹학교에서는 교육과정에 타자교육을 편성할 수 있었습니다. 이 후 시각장애인들은 타자기를 이용해 문서작업을 할 수 있었으며 더 나아가 타자수로 직업을 얻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미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던 시각장애인에게도 유용한 기기가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후 우리나라에서는 타자기를 어떻게 도입하게 되었을까요? 다음 호에서는 한글 타자기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한국 시각장애인의 역사 (임안수, 2010년)」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