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역·교정사 자격시험 준비 / 황은숙(시각장애3급 ‧ 대구시 수성구)
2014년 4월에 점역·교정사 자격시험 공고를 들었다. 나는 작년에 점자출판 업무를 맡았는데 그동안 스쳐지나간 점자를 이제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다. 게다가 나는 3급 시각장애인이며 시각이 점점 나빠지고 있기에 이제는 점자와 정면돌파 할 수 밖에 없었다.
작년 2월에 1주일 동안 점자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서 멀리 여겼던 점자와 조금은 친해질 수 있었다. 이후 일하다가 모르는 것이 나오면 관련 책을 찾아보거나 점역을 잘 아는 분들께 물어서 업무를 해나가곤 했다.
작년 실력으로는 점역·교정사 자격시험을 보는 것은 응시비와 차비만 버리는 것이라 판단되어 아예 응시하지 않았다. 그러나 올해는 떨어지더라도 시험 유형이라도 알 수 있도록 시험에 시도는 해봐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독학을 하려해고 했더니 범위가 방대했다. 시험공고 이후 마침 복지관에서 시험 준비 과정반이 신설된 것을 알게 됐다. 복지관의 배려로 서울에서 5일 동안 교육에 참여할 수 있었다. 원래 그 반은 시험응시 1개월 전에 전 과정을 복습하는 의도로 열린 반인데 학습자 10여 명 중 2~3명만 그 의도에 맞는 학생이고 나머지는 나처럼 점자를 알아가는 과정의 사람들로 보였다. 처음 참여하는 준비반이지만 이번 기회로 3급 국어반 통과를 간절히 바랬던 나는 서울에서 내려온 이후 남은 한 달을 “국어 3급 과정” 시험 준비에 올인했다. 밥 먹고, 자고, 업무 외 시간은 틈틈이 책을 보았고 눈이 피곤할 때는 점자 타자연습 겸 드라마 대사 등을 점자단말기로 받아 치는 연습을 했다.
나는 내 실력을 알기에 커트라인 70점을 넘길 전략을 세웠다. 점역·교정사 시험 국어 과목은 3가지 유형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유형은 점자 상식으로 4점씩 5문제가 나와서 다 맞으면 20점이다. 두 번째 유형은 점역으로 A4 반장 정도의 분량이다. 총 20점인데 한 곳이라도 틀리면 2점씩 감점 된다고 한다. 나로서는 두 번째 유형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거의 100퍼센트를 입력해도 10개미만으로 틀릴 자신이 없어서 아예 포기하고 마지막에 시간되면 풀어볼 생각이었다. 세 번째 유형은 문장의 틀린 부분을 찾아서 맞게 고치는 것이었다. 총 30문항이며 1문제당 2점으로 다 맞으면 60점을 획득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1번과 3번을 다 맞으면 80점이고, 10점 미만으로만 틀리면 합격이 되는 것이다.
고3 이래 최고로 열심히 공부했다. 한 번만 시도해 보고 다시는 치를 시험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눈의 피로가 너무 많았고 힘도 들었다.
5월 15일 합격 발표일에 선거관련 업무로 바빠서 합격여부를 검색할 생각을 못하고 있을 때 동료가 합격을 알려주었다. 다행히 점수가 되어서 단번에 합격했나 보다. 기쁘면서도 사실인가 의문스러워서 어정쩡하게 있었다.
부족함이 많지만 점자공부를 더욱 열심히 하여 점자출판업무의 질을 높이고 다른 사람을 돕고 가르쳐 줄 수 있는 단계에 이르기까지 연습을 꾸준히 해야겠다. 먼저 하나님의 은혜요. 주변의 기도와 관심, 내 노력의 결과가 결실한 것 같아서 너무나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