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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아산

작성일시2013-03-18 오후 11:46:02

첨부파일 [심층]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 무용지물.wmv

시각장애인용 음향신호기 '무용지물'

<앵커멘트>
횡단보도 신호등에 설치된 '음향신호기'를 보셨을 텐데요. 소리로 신호를 알려주는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장비인데 상당수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찌된 일인지 송용완 기자가 심층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시각장애인 김순재씨.

오늘도 김씨의 출근길은 고난의 연속입니다.

흰 지팡이를 챙겨들고 거리에 나섰지만 아파트 단지 앞 횡단보도를 건너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김순재/시각장애인 - 차들이 서행 안하는 차들이 가끔 있어서 저희가 시력으로 보고 예측할 수가 없기 때문에 그게 좀 어렵고요. 그 다음에 대중교통 이용할 때 버스번호가 잘 안보여서 옆에 사람에게 도움을 받아야 해서....

김씨처럼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위해 만든 게 바로 음향신호깁니다.

시각장애인들에게 지급된 리모컨을 누르면 음성으로 횡단보도가 어디쯤에 있는지 또 건너가도 되는지 알려
주는 겁니다.

적색 보행자 신호시 -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STX 칸 6단지 방향 횡단보도 입니다.”
녹색 보행자 신호시 - “STX 칸 6단지 방향 횡단보도에 녹색불이 켜졌습니다. 건너가도 좋습니다.”

최근엔 도심권 등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자치단체가 해마다 수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음향신호기 설치대수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돈을 들여 설치한 음향신호기 상당수가 무용지물이 되고 있습니다.

정부가 점멸신호등 운영을 권장하면서 보행자 신호등과 함께 음향신호기의 전원도 꺼버린 겁니다.

실제로 아산신도시에 있는 한 사거리립니다.

이곳에는 6대의 음향신호기가 설치돼 있지만 모두 작동을 하지 않습니다.

수차례 리모컨을 눌러봤지만 반응을 하지 않습니다.

신호등 철주에 설치된 버튼 역시 작동을 멈췄습니다.

김순재/시각장애인 - 일단 횡단보도 찾기가 어렵고, 차도 지금 점멸신호라고 하는데 차가 빨리 달리니까 언제 건너야할 지 타이밍을 잡기가 어려워서 건너기도 어렵고 겁이 나는 게 사실입니다.

다른 곳들도 사정은 마찬가집니다.

신호등을 점멸로 운영하는 곳은 어김없이 음향신호기가 꺼져있습니다.

S/U - 이처럼 작동을 멈춘 음향신호기는 취재진이 확인한 것만 20대가 넘습니다.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런 데도 음향신호기를 관리하고 있는 경찰은 이 같은 불편사항을 전혀 몰랐다는 입장입니다.

아산경찰서 관계자 - 거기까지는 지금 말씀하셔가지고 생각이 드네요. 저희가 무슨 말씀인지는 공감하고요. 저희가 점멸신호를 무조건 운영하는 게 아니라 검토를 해볼게요.

원활한 교통 흐름과 그에 따른 에너지 절약, 정부가 점멸신호등을 권장하는 이윱니다.

하지만 교통약자를 배려하지 않는 주먹구구식 탁상행정에 시각장애인들의 보행권이 위협받고 있습니다. 티브로드 뉴스 송용완입니다.

영상취재 : 신 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