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읽는 국정 제185호 2023. 3 발행처: 문화체육관광부 www.mcst.go.kr 발행인: 박보균 발행일: 2023. 3. 1. 제작협력: (주)도서출판 점자 www.kbraille.net 문의: 070-4618-5016, 044-203-3014 음성 사서함: 02-2092-9000 (7511) 이 책자에 수록된 내용은 정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손끝으로 읽는 국정 차례 사람의 향기: 시각장애인 위한 점자 패키지 적용 확대한 오뚜기 4 알짬 정보: 한국점자도서관, 시각장애인 초기 점자 학습자 위한 교구 제작 등 18 공감 정책: 사회적 약자 난방비 지원 26 생활 뉴스: 촘촘하고 두텁게! 문턱은 낮추고 지원은 늘린다 등 35 마음 건강: ‘작심삼일’을 넘는 법 50 BF 문화 한걸음: 관계의 성장 55 생활과 건강: 의사소통을 잘 하기 위한 목소리 관리법 65 세대 공감 K-Pop: 이곳의 분위기는 내가 만든다 75 살며 생각하며: 3월 83 문화재 이야기: 청자 사자형뚜껑 향로 94 사람의 향기 시각장애인 위한 점자 패키지 적용 확대한 오뚜기 - “모든 소비자들이 불편함 없이, 편리하게 이용하기를 바랍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외식을 자제하는 풍토가 일었고, 컵밥과 컵라면 같은 간편식이 일상화가 되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에게 간편식은 접근성부터 조리까지 그리 간편하지 않다. 점자 표기가 없어 상품명을 알기 어렵고, 물을 붓거나 전자레인지에 데워도 된다는 조리법 또한 시각장애인이 인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오뚜기는 컵밥과 컵라면 같은 간편식의 편의를 개선, 시각장애인의 접근성 및 알 권리를 강화하고자 했다. 더 나아가 ‘점자 표기 패키지’ 적용을 확대해 주목을 받고 있다. Q. 안녕하세요? 우선 점자 패키지 적용 사업의 배경을 들려주십시오. A. 제품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검토는 그동안 주기적으로 이루어져 왔습니다. 기업 이념인 ‘보다 좋은 품질, 보다 높은 영양, 보다 앞선 식품으로 인류 식생활 향상에 이바지한다’에 따라 마케팅 부서 및 연구실에서는 어떤 제품, 어느 부분에 편의성 향상이 필요한지, 어떤 방식으로 그것이 개선되어야 하는지 등을 논의합니다. 컵밥과 컵라면이 화두로 떠오른 건, 많은 사람들이 소비하는 제품이라는 점, 그만큼 누구나 편리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중에서도 시각장애인의 접근성 문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오뚜기는 점자 표기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해 지난 2021년 1월부터 점자 삽입을 검토해왔습니다. 약 8개월간 조사·연구를 진행했고, 2021년 9월부터 컵라면 제품에 점자를 삽입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컵밥과 컵라면 전 제품 및 용기죽 제품까지 점자 패키지 적용을 넓혔습니다. Q. 점자 패키지 상품의 특징을 알려주십시오. A. 컵라면과 컵밥의 점자 표기는 용기 옆면 접착부 쪽에 위치합니다. 저시력 소비자의 인지를 돕기 위해 점자는 하얀색으로, 점자 표기란의 바탕은 검은색으로 구성했습니다. 용기 형태에 따라 점자의 위치가 달라지지 않도록 최대한 통일했습니다. 현재 점자 패키지 상품에 제공되는 정보로는 제품명(점자)과 물 조절을 알려주는 선(외부 물선), 그리고 시각장애인 소비자와의 인터뷰 중 나온 조리 방법 표시(전자레인지 사용 불가는 X,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은 O, 전자레인지 전용은 동그라미 안에 점 표시) 세 가지입니다. 용기죽의 점자 표기는 플라스틱 뚜껑에 했습니다. 점자 패키지 중 컵라면은 ‘오뚜기 점자 컵라면 사용 매뉴얼’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2021년 9월 SNS에 게시했고,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이하 한시련)의 협조를 받아 시각장애인재활통신망에도 알렸습니다. 컵밥과 용기죽 관련 매뉴얼 또한 빠른 시일 내에 추가 정비하여 게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 점자 패키지가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A. 시각장애인 유튜버 원샷한솔 씨가 점자 패키지를 소재로 방송한 적이 있어요. 제품 소개는 물론이고 꼼꼼한 피드백을 해서 놀랐습니다. 점자 패키지를 위한 그간의 노력이 떠올랐고, 조금이나마 시각장애인에게 도움이 되었구나 싶었습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커뮤니티에 점자 패키지 상품에 대한 후기가 올라오는데, 읽을 때마다 기쁩니다. 한편으로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제품 개선 및 점자 패키지를 좀 더 서둘렀다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도 듭니다. 점자 패키지가 큰 호응을 얻은 건, 최근 대두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맞물렸기 때문일 겁니다. 이윤 창출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정의 실현, 공동선도 의미 있다는 것을 다시금 확인했습니다. Q. 점자 패키지 사업의 진행 과정을 듣고 싶습니다. A. 초반에는 낙관적으로 생각했어요. 당사의 컵라면 용기는 ‘스마트그린컵’이라고 하여 용기 외면에 코팅된 플라스틱 재질이 특수 공정을 통해 발포되는 원리를 사용하는데, 그 특성을 활용하면 제조 공정 내에서 충분히 점자 표기가 가능하다고 점쳤습니다. 그래서 한시련에 협조를 구해 시각장애인이 가장 필요로 하는 사항을 조사하는 데 공을 들였습니다. 최대한 많은 분들의 의견을 수집하고 싶었는데, 감사하게도 한시련에서 그 의도를 잘 반영해주었습니다. 주요 재료, 가격, 소비기한 등 다양한 의견이 있었지만 용기 공간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두 가지 사항(제품명, 외부 물선)을 선택했습니다. 여기에 한시련과의 회의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반영, 전자레인지 조리 여부 표시를 추가했습니다. 이후 수차례에 걸쳐 샘플을 제작하였고 점자 표기가 적용된 샘플에 대한 피드백을 받았습니다. Q. 그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던 것 같은데요. A. 점자 표기는 대개 종이나 플라스틱 필름 등에 해당 문구가 양각된 점형 틀을 눌러 찍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이 경우, 유통 과정에서 본의 아니게 점자가 손상되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요. 저희는 그것을 보강하고자 ‘스마트그린컵’ 제조 원리를 이용해 점자 표기를 연구했습니다. 종이 외면에 코팅되는 발포 소재의 특성을 통해 점자와 기호를 용기 외면에 표현하는 것, 제조 및 유통 등의 과정에서 점자가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연구의 주요 포인트였죠. 가장 이상적인 점자의 높이와 간격을 표현하는 것도 중요했는데, 장애 정도에 따른 점자 가독성 평가를 받아 그 기준을 확립했습니다. 한편 소비자가 저시력인일 경우를 고려해 점자의 색상 및 바탕면의 색깔(바탕색 검정, 점자 흰색)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Q. 시각장애인분의 평가는 어떠했습니까. A.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시각장애인의 자립적이고 주도적인 면모를 접했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조리 방법 파악 시 비시각장애인에게 도움을 받는다는 선택지 외에 스스로 해볼 수 있는 여지가 생겼다” “A라면인 줄 알고 뚜껑을 뜯었다가 수프 부으면서 ‘앗, A가 아니구나’ 하곤 했는데 이제 그럴 일은 줄었다” 등의 감상이 있었지요. 반면 “컵라면 외부 포장 비닐로 인해 점자 표기를 알아보기 어렵다”는 피드백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 부분은 저희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제품의 유통 안전성과 위생적인 측면에서 당장 비닐 포장을 없애는 건 무리가 있기 때문에 SNS에 올린 ‘오뚜기 점자 컵라면 사용 매뉴얼’을 통해 제품 구매 시와 제품 구비 및 조리 시 점자와 기타 정보 확인 방법을 안내하는 차선책을 취하게 되었습니다. Q. 개발자 입장에서 아쉬움이 있다면요. A. 첫 번째로 포장 재질에 따른 점자 구현의 한계를 들 수 있습니다. 현재 기술로는 모든 포장재에 점자를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따릅니다. 향후 정부와 협업해 기술 개발을 한다면 더 빠른 시일 내에 점자 표기 제품 활성화가 이루어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예산 문제를 들 수 있어요. 기술적으로는 점자 표기가 가능하지만 추가 비용 탓에 망설이는 사례도 적지 않거든요. 그러한 기업에 인센티브 등을 지원하는 제도가 마련되면 점자 패키지 상품이 더 늘어날 것 같습니다. 일부 기업의 특정 제품뿐 아니라 많은 기업의 모든 상품에 점자 패키지화가 이뤄지는 날…. 그날이 현실화되길 기대합니다. Q. 향후 점자 패키지 사업의 진행 방향이 궁금합니다. A. 조리법을 포함한 구체적인 제품 정보가 음성으로 제공되는 부분을 검토 중입니다. 새로운 제품이 속속 개발되면서 조리법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컵라면만 해도 단순하게 수프를 넣고 물만 붓는 게 아니라 전자레인지 조리가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수프를 조리 전에 넣는 것과 조리 후에 넣는 것으로 나눌 수도 있고, 중간에 물을 버려야 하는 제품도 있습니다. 즉, 제대로 된 제품을 취식하기 위해서는 제공된 조리법을 준수해야 하는데, 현재로서는 공간의 한계 탓에 점자 표현이 다소 어렵습니다. 그래서 QR코드를 통한 음성 안내로 표현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어요. 물론 더 많은 제품에 점자를 추가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고요. 간편함과 편의성이 제품 사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아무리 소수라고 해도 그 편의를 누리는 데 불편함이 있다면, 그것은 진정으로 완성된 제품이 아닐 겁니다. 앞으로도 오뚜기는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소비자들이 불편함 없이, 더 편리하게 제품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김수정·신혜령 기자 알짬 정보 한국점자도서관, 시각장애인 초기 점자 학습자 위한 교구 제작 등 01. 한국점자도서관, 시각장애인 초기 점자 학습자 위한 교구 제작 한국점자도서관이 시각장애인 초기 점자 학습자를 위한 교구를 제작했다. 이번에 제작된 교구는 촉각 점자 낱말 카드, 촉각 점자 일람표, 바로쓰기용 점자판 등 총 3개다. 촉각 점자 낱말 카드는 약자 단어, 정자 단어, 문장 부호로 나뉘어져 있다. 총 60종으로 구성돼 있으며, 카드 앞면에는 묵자, 점자, 촉각면 그림이 함께 있어 점자 학습에 효율적이다. 촉각 점자 일람표는 일반적인 점자 일람표를 촉각화했다. 자모음 일람표는 훈맹정음 일람표를 토대로 제작됐다. 촉각 점자 낱말 카드와 일람표 모두 UV 점자로 제작돼, 내구성이 강하고 영구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바로쓰기 점자판은 쓰기와 읽기 방향이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일관성이 있어, 기존 교구의 반대로 쓰기 방식의 불편함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새 점자판은 전국의 점자도서관, 특수교육지원센터, 복지관 등 관련 기관 150곳에 보급될 예정이다. 문의 02-3426-7411 02. 밀알복지재단, 장애인 미술·체육 지원 프로젝트 밀알복지재단이 미술, 체육에 재능이 있는 장애인을 발굴해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미술교육 프로젝트 ‘봄’의 지원 대상자로 선발되면 3월부터 12월까지 주 1회 2시간씩 전문 강사의 미술교육을 받을 수 있다. 정기 전시회를 열어 예술 상품을 개발할 기회도 얻는다. 체육 분야 프로젝트인 ‘점프’는 취약계층 장애인 선수들이 훈련에 전념하도록 비용을 지원한다. 개인은 400만 원, 단체는 500만 원까지 장비구입비와 훈련비 등을 지원한다. 전국체전에 참가할 예정인 선수나 팀을 우선 선발했다. 문의 02-3411-4664 03. 국립장애인도서관, 대면낭독 서비스 재개 국립장애인도서관이 코로나19로 운영이 중단됐던 대면낭독 서비스를 재개했다. 대면낭독 서비스는 시각장애인에게 자원봉사자가 도서낭독을, 청각장애인에게는 수어통역사가 수어낭독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운영 시간은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이다. 이용 전 예약이 필요하며, 자세한 사항은 국립장애인도서관 누리집(www.nld.go.kr) 또는 장애인정보누리터로 문의하면 상세하게 안내받을 수 있다. 한편, 장애인정보누리터는 지난 2009년부터 자원봉사자와 함께 시각장애인을 위한 대면낭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2014년 청각장애 서비스 전담 인력인 수어통역사를 채용해 수어낭독을 1:1로 제공하고 있다. 문의 02-3483-8887 04. 각종 복지서비스, 가까운 복지관서 신청 가능해진다 주민센터나 보건소를 찾아가지 않아도 가까운 복지관이나 의료기관에서 복지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마련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중순, ‘민간기관 신청지원제도’ 시범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시범사업은 서울 양천구, 대전 동구, 대구 서구 등 18개 시·군·구 소재 민간기관 34개소가 참여한다. 이에 따라 ▲ 노인일자리 및 사회활동지원 ▲ 여성장애인출산비용지원 ▲ 암환자의료비지원 ▲ 노인맞춤 돌봄서비스 ▲ 장애인 활동지원 ▲ 언어발달지원 ▲ 장애아가족 양육지원 등을 신청할 수 있다. 문의 129 05. 한국장애인개발원, 장애유형별 재난안전 가이드북 및 동영상 공개 한국장애인개발원이 중증장애인이 재난 상황을 미리 대비하고, 재난 상황에서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재난안전 가이드북’ 개정판을 공개했다. 이는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순차적으로 발간한 초판본에 소화기 사용법, 감염병, 낙상, 교통사고,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 사고 유형을 추가한 것이다. 가이드북은 총 5종으로 구성돼 있으며, 각 상황별로 장애유형에 따른 대응 방법을 안내하고 있다. 1권은 전신, 와상장애인 등 ‘이동이 어려운 장애인을 위한 재난안전 가이드’, 2권은 휠체어 이용장애인 등 ‘계단이동이 어려운 장애인을 위한 재난안전 가이드’, 3권은 ‘시각정보 습득이 어려운 장애인을 위한 재난안전 가이드’로 별도의 텍스트 파일이 제공된다. 4권은 발달장애인 등 ‘의미 이해가 어려운 장애인을 위한 재난안전 가이드’이고, 마지막으로 5권은 청각장애인과 언어장애인 등 ‘음성 의사소통이 어려운 장애인을 위한 재난안전 가이드’이다. 가이드북은 개발원 홈페이지 내 매뉴얼에서 열람할 수 있다. 문의 02-3433-0600 공감 정책 사회적 약자 난방비 지원 - 에너지바우처 2배로 늘렸다 서울 관악구에 사는 정진화 씨는 1월 30일 받은 도시가스요금 명세서를 보고 놀랐다. 17만 원에 가까운 가스요금을 확인하고 나서다. 사용량이 비슷했던 2022년 2월에 납부한 가스요금은 11만 원 정도였는데 1년 사이 1.5배 오른 셈이다. 정 씨는 “우리나라 도시가스요금이 선진국에 비해 저렴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조금 속상하다”고 말했다. 전국 곳곳에서 난방비가 올랐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사실 난방비 상승은 불가피한 측면이 크다. 지난 몇 년간 난방비 인상 요인이 있었지만 요금은 억제돼 왔다. 2021년 하반기부터는 국제 천연가스 가격이 급격히 상승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22년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가격은 MMBtu(열량 단위)당 34.24달러로 2021년 15.04달러 대비 128% 올랐다. 이로 인해 수입액은 2021년 254억 5,278만 달러(약 31조 4,494억 원)에서 2022년 500억 2,218만 달러(약 61조 8,174억 원)로 폭증했다. 이런 인상 요인 때문에 정부는 2022년부터 가스요금에 인상 요인을 일부 반영해왔다. 4월과 5월, 7월, 10월에 걸쳐 네 차례 도시가스요금 인상을 단행했다. 서울을 기준으로 2022년 1월 MJ(열량 단위)당 14.2원이었던 가스요금은 12월 19.7원으로 올랐다. 이마저도 요금을 2.6배 올린 영국이나 3.3배 올린 미국보다 낮은 상승률이다. 정부는 국민, 특히 취약계층의 난방비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병행해왔다. 장애인, 국가·독립유공자, 기초생활수급자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에게는 동절기(12~3월) 도시가스요금을 할인해주고 취약계층에게는 일정 금액의 에너지바우처(이용권)를 지원했다. 특히 1월 26일과 2월 1일에 걸쳐 두 차례 발표한 ‘난방비 절감 대책’은 난방비 인상에 따른 가계부담을 덜고 서민들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 위해 마련됐다. 첫 번째로 에너지바우처 지원금액이 대폭 상향된다. 기존에는 동절기에 15만 2,000원 지원하던 것을 두 배로 인상된 30만 4,000원 지원한다. 에너지바우처는 에너지 취약계층을 위해 지급하는 일종의 이용권이다. 에너지바우처를 받기 위해서는 소득기준과 세대원 특성기준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우선 생계급여나 의료급여 수급자여야 한다. 이중 수급자나 세대원이 ▲ 1957년 12월 31일 이전 출생한 노인 ▲ 2016년 1월 1일 이후 출생한 영·유아 ▲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등록된 장애인 ▲ 임신 중이거나 분만 후 6개월이 지나지 않은 임산부 ▲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에 따른 중증질환이나 본인일부부담금 산정특례에 관한 기준에 따른 희귀질환, 중증난치질환을 가진 사람 ▲ 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른 한부모가족 ▲ 보건복지부에서 정한 아동분야 지원대상에 해당하는 소년소녀가정은 에너지바우처를 받을 수 있다. 에너지바우처를 발급받지 못한 사람도 두터운 난방비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모든 기초생활수급자가 59만 2,000원을 난방비로 지원받도록 제도가 정비된다. 차상위계층의 경우 1월 26일 발표한 정책에 따르면 도시가스요금을 월 7만 2,000원씩, 동절기에 총 14만 4,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었는데 2월 1일 추가대책으로 44만 8,000원이 추가로 할인돼 총 59만 2,00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또 1월 26일 대책에 따르면 장애인, 국가유공자·독립유공자는 28만 8,000원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제도가 필요한 사람에게 제대로 제공돼야 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향후 에너지바우처나 가스요금 할인 대상자가 신청자격은 되는지, 절차는 어떤지 몰라 신청하지 못하는 사례를 없애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에너지공단이 미신청자에게 문자·우편·전화를 통해 신청을 독려하고 행정안전부와 협조해 통·반장 등을 통해 전달할 계획이다. 지역 도시가스 회사 검침원을 통해 홍보물도 배포하고 언론 등을 활용해 할인제도 안내와 신청을 독려할 예정이다. 누락되는 일이 근본적으로 발생하지 않기 위해 기초생활수급자와 에너지바우처 신청이 동시에 이뤄질 수 있도록 사회복지시설정보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이다. 현재는 기초생활수급자 중 사회복지시설정보시스템에서 대상자를 추출해 행정복지센터에 정보를 주고 신청을 독려해 에너지바우처를 제공한다. 이를 기초생활수급자 신청만 하면 해당 요건을 갖춘 사람은 자동으로 에너지바우처를 발급받을 수 있도록 개선한다는 것이다. 정책주간지 생활 뉴스 촘촘하고 두텁게! 문턱은 낮추고 지원은 늘린다 등 01. 촘촘하고 두텁게! 문턱은 낮추고 지원은 늘린다 - 약자복지 약자복지에는 도움이 필요한 곳에 더 두터운 복지를 지원해 한 사람도 뒤처지지 않고 함께 동행하는 사회를 만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담겨 있다. 소득에 관계없이 누구나 행복한 국가로 가기 위해서는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안심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구축돼야 한다. 누구나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권리는 헌법에 보장된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특히 지금처럼 전 세계적인 고물가와 고금리 등 경제 불확실성이 높을 때에는 촘촘하고 두터운 복지가 중요하다. 사회적 약자는 위기 상황에 처하면 생계부담이 커진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2022년 1~3분기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가 연료비로 지출한 금액은 월평균 6만 6,950원으로 2021년 같은 기간 월평균 5만 9,588원보다 12.4% 늘었다. 더군다나 2023년에는 전기·가스요금뿐 아니라 대중교통, 상하수도요금 등 공공요금이 차례로 인상될 예정이라 필수 생계비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의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다. 정부는 저소득층의 생계안정을 위해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지원대상과 수준을 확대하기로 했다. 8월부터 기초생활보장종합계획에 따라 생계급여 선정기준을 기준중위소득 35%로 올리고 의료급여 부양의무자 기준을 개선하는 등 복지문턱을 낮춰 전보다 더 많은 취약계층이 혜택을 누리게 된다. 긴급복지 생계지원금은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수준으로 인상해 갑작스러운 위기에 처한 가구 지원을 대폭 강화한다. 또한 경기침체로 생계곤란을 겪는 가구를 위해 금융재산 기준을 완화해 긴급복지지원금을 3,155억 원으로 늘렸다. 취약계층뿐 아니라 서민·중산층, 고령층의 생계비 부담을 덜어줄 세제지원방안도 마련됐다. 대중교통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이 80%로 확대되고 대학 학자금 대출금리를 1.7% 수준으로 동결하는 등 국민이 실생활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책이 늘었다. 또한 장애인과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에게는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한 부담을 덜기 위해 전기요금 복지할인을 확대한다. 정부는 복지혜택을 누릴 수 있는 가구를 늘리기 위해 자료와 인력을 총동원해 위기가구를 적극 발굴할 예정이다. 위기가구를 선별할 수 있는 기준을 기존 39종에서 44종으로 늘려 재난적 의료비 지원 이력과 수도·가스비 체납 현황 등 다양한 기준을 가지고 위기가구를 선별한다. 또한 지방자치단체, 의료사회복지사, 통·이장, 일반국민 등이 전화나 모바일 등을 통해 위기가구를 직접 알리거나 신고할 수 있는 방안을 도입할 계획이다. - 발달장애인 돌봄 부담 줄이는 평생돌봄 약자복지에 장애인 복지를 빼놓을 수 없다. 장애인에게 필요한 맞춤형 통합지원을 강화해 장애인의 삶의 질과 권익을 증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2023년 상반기에 장애인의 복지증진을 위해 제6차 장애인정책종합계획을 세운다. 2022년 장애계, 학계, 정부가 참여한 실무추진단을 통해 사회 각 영역에 필요한 장애인 정책과제를 발굴해 공청회 등을 통해 대국민 의견을 수렴한 뒤 국무총리 주재 ‘장애인 정책조정위원회’에서 장애인정책종합계획을 심의·의결할 예정이다. 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정책 중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발달장애인 평생돌봄에 관한 내용이다. 발달장애인은 특성상 주변의 돌봄 없이는 혼자서 생활하기 어렵다. 그동안 장애인 돌봄은 가족들이 주로 전담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1년 11월부터 약 한 달간 조사한 발달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발달장애인 10명 중 3명은 평일 낮 시간 동안 가족과 보내는데 그중 78.6%가 부모였다. 이로 인해 발달장애 부모는 돌봄을 위해 생업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았다. 돌봄 부담에 짓눌린 발달장애인 가족의 이야기가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정부는 발달장애인 보호자의 돌봄 부담을 줄이고 양육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4월부터 긴급돌봄 시범사업을 운영하기로 했다. 또한 최중증 발달장애인에게 1대 1 통합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사업은 발달장애인에게 낮 시간에 1대 1 맞춤형 주간 활동을 지원하고 야간에는 일부는 귀가, 나머지는 지원주택에서 함께 생활하며 돌봄을 받는 식으로 운영된다. 광주광역시에 있는 융합돌봄센터에서 시범사업을 거쳐 2024년 6월 본 사업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만 6~17세 청소년 발달장애인의 방과후 활동서비스 제공시간은 월 66시간까지 늘어난다. 청소년 발달장애인이 방과후 두 명에서 네 명까지 그룹으로 취미나 여가, 자립준비, 자조활동 등 이용자가 필요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는 서비스 바우처(이용권)를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사회적 약자에게 복지는 생계와 맞물린다.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은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도 스스로 목소리를 내지 못해 계속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위기에 처하지 않게 든든한 울타리를 쳐주고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약자복지다. 02. 최대 5000만 원 목돈 마련 ‘청도계’ ‘청도계’는 ‘청년도약계좌’의 줄임말이다. 새해 들어 정부가 내놓은 다양한 정책 금융상품 가운데서도 이 상품은 출시 전부터 관련 인터넷 카페 회원이 급증하는 등 청년들 사이에서 관심이 무척 뜨겁다. 올 6월 출시를 앞둔 청년도약계좌, 대체 어떤 혜택이 있는지 살펴보자. 높은 관심의 이유는 원금 보장은 물론 적잖은 이자까지 챙길 수 있는 상품이라는 데 있다. ‘안전성’과 ‘수익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핵심은 매달 일정한 금액을 5년간 납입하면 정부가 납입액에 비례해 최대 6%의 기여금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여기에 5~6%대 은행 우대금리까지 더해지는데 이자소득에 대해서는 비과세가 적용돼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청년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매달 70만 원씩 5년간 적금처럼 부으면 만기 땐 5,000만 원가량을 손에 쥘 수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원금 4,200만 원에 더해 800만 원을 이자로 받는 셈이다. 19~34세 청년 가운데 개인소득이 연 6,000만 원 이하면서 가구소득 중위 180% 이하 기준을 충족하는 청년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 중위소득이란 전 국민을 소득 순으로 줄 세웠을 때 정중앙에 위치한 사람의 소득이다. 이처럼 가구소득을 기준으로 한 것은 개인소득이 낮아도 가구소득이 높으면 혜택을 받을 수 없도록 제한한 것이다. 2023년 1인가구 및 4인가구의 소득 중위 180% 금액은 각각 약 374만 원, 972만 원이다. 가입 기준이 되는 소득의 문턱이 비교적 낮은 데다 매달 40만 원에서 최대 70만 원까지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는 자유적립식 상품이라는 점은 무척 매력적이다. 금융당국은 약 306만 명의 청년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청년도약계좌는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 내놓은 대표적 청년 공약 중 하나다. 코로나19 이후 고용침체 속에 자산가격까지 크게 오르면서 주거·생활 안정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들이 사회활동에 필요한 목돈을 만들 수 있도록 정부가 돕겠다고 나선 것이다. 대학 등록금이며 생활비 등 소득에 비해 고정지출은 크고 취업과 이직, 결혼 등 목돈 들어갈 일도 많은 사회초년생들에게는 꼭 필요한 정책이다. 가입 기간은 오는 6월부터 2025년 12월 31일까지다. 청년들은 소득 변동 가능성이 높은 만큼 5년간의 의무 납입기간 동안 있을 변화와 경제 수준 등을 고려해 납입금액과 납입시점을 잘 결정하면 된다. 03. 2022년 주택시장 동향 보니 월세 비중 52%, 전세 추월 2022년 한 해 주택 매매량은 50만 8,790건으로 전년보다 49.9% 감소했다. 국토교통부가 1월 31일 발표한 12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연간 주택 매매량은 2020년 127만 9,000건, 2021년 101만 5,000건 수준이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매매량이 20만 1,714건으로 전년보다 57.9%, 지역은 30만 7,076건으로 42.7% 줄었다. 유형별로는 아파트 매매량이 전국 29만 8,581건으로 전년 대비 55.4% 감소했다. 아파트 외 주택 거래량은 21만 209건으로 39.2% 줄었다. 서울의 아파트 매매량은 1만 5,384건으로 전년보다 69.1% 감소했으며 수도권 아파트 매매량은 8만 7,299건으로 68.3% 줄었다. 2022년 전월세 거래량은 총 283만 3,522건으로 전년보다 20.5%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서울 87만 4,160건, 수도권 191만 4,608건, 지역 91만 8,914건으로 각각 17.4%, 20.2%, 21.2%로 전반적으로 늘었다. 정책주간지 마음 건강 ‘작심삼일’을 넘는 법 새해가 되면 누구나 이루고 싶은 미래를 꿈꾼다. 선물처럼 새롭게 주어진 1년을 어떻게 보낼지 설레는 마음으로 목표를 세우고 멋진 계획을 짠다. 하지만 계획이 마음먹은 대로 진행되는 경우는 드물다. ‘작심삼일’이라는 말처럼 짧게는 3일을 넘기지 못하고 중도 포기하는 게 다반사다. 기분 좋게 시작했던 계획을 계속 이어가지 못하는 건 내가 감당해야 할 목표의 무게를 제대로 가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철학자 장자는 말했다. “들로 소풍을 떠나는 사람은 세 끼를 먹고 돌아와도 여전히 배부르다. 하지만 백 리 길을 떠나야 한다면 밤을 새워 곡식을 찧어야 하고 천 리 길을 가야 한다면 석 달간 양식을 모아야 한다.” 먼 길을 떠날수록 오랜 시간 준비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새해에는 대개 며칠 만에 끝낼 수 있는 소소한 일을 목표로 삼지 않는다. 길게는 1년 내내 꾸준히 지속해야 하는 긴 호흡이 필요한 일을 대상으로 삼는다. 그런데 우리는 연초라는 축제 분위기에 휩쓸려 가까운 곳으로 소풍을 떠나는 사람처럼 가볍게 계획을 세운다. 이렇게 급하게 만든 신년 계획의 특징은 평소에 잘하지 못하고 하기 싫었던 일을 목표로 삼는다는 점이다. 외국어를 못하는 사람은 외국어 공부를 목표로 삼고 운동을 끔찍이 싫어하는 사람은 하루에 30분이라도 꾸준히 운동하겠다고 마음먹는다. 하지만 이런 편중된 기획은 마음이 좋아하는 설계가 아니다. 성취감과 실리를 위해 못하고 싫어하는 일을 집중해서 하겠다고 하니 마음이 편할 리 없다. 목표의 균형을 잡으려면 평소에 잘하고 즐거운 일도 함께 발전시키고 다양하게 접근해보겠다는 계획을 짜야 한다. 장기 목표를 세울 때는 결과가 아닌 과정 중심의 계획을 짜야 한다. 1년 안에 자격증을 따겠다는 도전은 자격증 시험에 떨어지는 순간 자신을 패배자로 만든다.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는지, 걱정하고 수고했는지에 상관없이 경쟁에서 진 낙오자가 되는 것이다. 이럴 때 성공의 기준을 결과가 아닌 과정에 두면 상황은 달라진다. 과정이 목표가 된다는 것은 결심한 일에 계속 관심을 두고 노력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는다는 뜻이다. 자격증이 아닌 자격증을 따기 위한 노력의 진정성이 더 중요한 가치가 되는 것이다. 그럴 때 마음은 실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한결 여유로워진다. 새해를 맞이하는 건 누구도 가본 적 없는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여행의 출발선에 있는 것이다. 내가 가고 싶은 그곳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이는 모든 순간이 목표를 향해 길을 내는 소중한 순간이다. 그 순간이 모여 한 해가 마무리될 때 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나를 위한 성장의 경험이 되고 다음 여정을 위한 양식이 될 것이다. 신기율 칼럼니스트(그루맘 교육센터장) 정책주간지 BF 문화 한걸음 관계의 성장 △ 우리들 언제나 혼자인 외톨이 선은 홀로 교실에 남아 있던 방학식 날, 전학생 지아를 만납니다. 서로의 비밀을 나누며 순식간에 세상 누구보다 친한 사이가 된 선과 지아는 생애 가장 반짝이는 여름을 보냅니다. 개학 후 학교에서 만난 지아는 어쩐 일인지 선에게 차가운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선을 따돌리는 보라의 편에 서서 선을 외면하는 지아와 다시 혼자가 되고 싶지 않은 선. 어떻게든 관계를 회복해보려 노력하던 선은 결국 지아의 비밀을 폭로해버리고 맙니다. 이 영화는 왕따를 소재로, 11세 소녀들의 관계를 그렸습니다. 왕따라는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 최대한 밝은 모습을 보이는 아이도, 상처받고 싶지 않아 자기를 과시하는 아이도 보입니다. 미움받지 않기 위해 상대를 깎아내리던 아이들은 결국 서로를 보듬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이 영화는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정보 - 2015/한국/드라마/장편/94분/전체관람가 - 감독: 윤가은 - 출연: 최수인, 설혜인, 이서연 배리어프리버전 - 연출: 윤가은 - 내레이션: 김수안 - 제작지원: 효성그룹 △ 미래의 미라이 네 살배기 쿤이 미래에서 온 여동생 미라이를 만나는 내용입니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사랑스러운 강아지 윳코, 너무너무 좋아하는 기차 장난감이 있는 나만을 위한 놀이방과 작은 정원…. 행복한 삶을 살고 있던 쿤에게 동생 미라이가 찾아옵니다. 여동생과의 신비로운 첫 만남도 잠시, 부모님의 관심은 온통 미라이에게 향하고, 쿤은 인생 최초의 위기감과 설움을 느낍니다. 가족이란 무엇인지, 얼마나 소중한 관계인지 잊고 지낼 때가 많습니다. “이럴 거면 왜 낳았느냐”며 가슴에 생채기를 내기도 하지요. 아무리 그것을 반성하려 해도 현재 상황 속에서는 계속 갈등이 일어나는데요, 이 영화는 시간 여행을 통해 나는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지, 앞으로 어떠한 삶을 살게 되는지 고민해보게 합니다. 2018년 칸 영화제 애니메이션 부문에 유일하게 초청됐고, 아시아 영화 최초로 골든글러브 애니메이션상 후보에도 지명됐습니다. 정보 - 2018/일본/애니메이션/장편/98분/전체관람가 - 감독: 호소다 마모루 배리어프리버전 - 연출: 김태균 - 내레이션: 최수영 - 제작지원: 효성그룹 ◆ 배리어프리 영화 공동체 상영 이용 방법 -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 누리집(barrierfreefilms.or.kr) 접속 후 바로 신청하거나 신청서를 내려받은 뒤 이메일로 신청 - 문의: 02-6238-3200, barrierfreefilms@gmail.com △ 긴긴밤 “그럼 나 코뿔소로 살게요. 내 부리를 봐요. 꼭 코뿔같이 생겼잖아요.” “너는 이미 훌륭한 코뿔소야. 그러니 이제 훌륭한 펭귄이 되는 일만 남았네. 이리 와. 안아 줄게. 오늘 밤은 길거든.” 이 책은 제21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입니다. 세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흰바위코뿔소와 코뿔소 품에서 태어난 어린 펭귄이 바다로 함께 나아가는 과정이 담겨 있지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것이 다른 두 동물은 ‘우리’라는 관계를 맺고, 끝이 보이지 않는 긴긴밤을 보냅니다. 만일 세상에 마지막 하나 남은 코뿔소가 된다면, 소중한 이를 다 잃고도 ‘마지막 홀로 남은 존재’의 무게를 온 영혼으로 감당해야 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친구의 마지막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어린 생명이 마땅히 있어야 할 안전한 곳을 찾아주기 위해 본 적도 없는 바다를 향해 가는 마음을 헤아려보세요. 정보 - 2021/글·그림 루리/발행처 문학동네 - 소장기관: 한국점자도서관(점자자료), 대전점자도서관(휴먼음성자료) △ 사랑이여 조그만 사랑이여 ‘풀꽃시인’으로 알려져 있는 나태주 시인의 시집입니다. 이 시집에는 사랑이 만물을 창조하고 성장시키는 힘이며, 죽음마저도 또 다른 생명을 탄생시키는 힘으로 표현됩니다. 시인은 ‘고백’이라는 시를 통해 사랑을 얻는 것을 “황홀하도록 기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사랑은’이라는 시에서는 “사랑은 거울” “사랑은 색안경” “사랑은 하늘”이라고 표현했으며, ‘사랑한다는 것은’이라는 시에서는 사랑한다는 것을 “내가 너를 믿는다는” 것, “내가 너를 기다린다는” 것, “내가 너를 오래 잊지 않는다는” 것, “네가 떠난 자리에 나 혼자 남는다는” 것, “내가 너를 용서한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세상과 사람을 향한 따스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보세요. 아름답고 풍요로운 시선으로 삶을 마주하게 될 거예요. 정보 - 1987/글 나태주/발행처 일지사 - 소장기관: 한국점자도서관(점자자료), 강원점자도서관(점자자료), 부산점자도서관(점자자료) ◆ 도서관 이용 방법 - 이용 시간: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매주 토·일요일 및 국가공휴일 휴관) - 도서관에 방문하여 원하는 자료를 열람하거나, 도서관에 자료를 신청하면 우편으로 발송 - 문의: 02-3426-7411(한국점자도서관), 042-252-0055(대전점자도서관), 033-262-1920(강원점자도서관), 051-302-9010(부산점자도서관) 생활과 건강 의사소통을 잘 하기 위한 목소리 관리법 우리는 의사소통할 때 여러 감각을 사용합니다. 상대방의 표정을 보고, 목소리를 들으면서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시각장애가 있는 경우 말을 잘 전달하기 위해서는 목소리, 즉 음성이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 공기 오염과 각종 호흡기 전염병으로 인하여 마스크를 착용하게 되면서 말을 통한 의사 전달이 이전보다 더 어려운 경우가 생기고 있습니다. 목소리가 변하는 질환으로는 어떤 것이 있으며, 이를 예방하거나 관리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 성대 질환의 여러 가지 원인 우리는 목소리가 잠겼다, 쉬었다 하는 경우를 일상에서 자주 겪습니다. 목소리가 자주 변하는 때는 상기도 감염이 있는 경우입니다. 목소리를 내는 부위는 성대인데, 목구멍의 중앙 부위 식도 입구 앞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이 부위를 포함한 상기도 감염을 후두염 또는 인후염이라고 합니다. 목감기라고 흔히 말하는 질환이 이 질환입니다. 세균성 또는 바이러스성 후두염이 있는 경우, 목소리가 잠기거나 음성이 변하는 애성(쉰 목소리)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목의 통증과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염으로 생기는 후두염, 인후염으로 인한 목소리 변화의 경우, 1~2주일 이내에 호전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만약 더 오래 지속된다면 다른 질환이 생기거나, 동반된 것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기침을 많이 한 경우, 이로 인한 성대 결절이 생기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현대인에게 역류성 식도염과 역류성 후두염은 매우 흔한 질환입니다. 위산이 역류하여 위산으로부터 보호가 되지 않은 식도와 인후두 부위의 점막이 손상을 입고, 염증이 생기는 경우에는 역류성 질환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특히 위산이 식도를 더 지나서 성대 부위까지 염증을 일으키는 경우를 역류성 후두염이라고 합니다. 이 경우, 목소리가 잠기거나 목이 쉬는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위산 역류를 직접 느끼는 경우도 있지만, 자는 동안 위산이 역류하는 경우도 흔합니다. 잠자는 동안 위산 역류를 방지해 주는 방어 기전이 약해지기 때문입니다. 흔히 누워 있을 때 목구멍, 식도, 위로 음식물이 내려가는 중력이 없어지며, 위-식도, 식도-후두를 구분해 주는 괄약근이 느슨해집니다. 역류성 후두염으로 인한 증상은 역류성 식도염의 증상과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목에 가래 또는 무언가 낀 듯한 느낌인 이물감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가 많으며, 만성 기침, 만성 가래, 목을 가다듬는 인두 청소 행위 등의 증상이 식도염과 다른 증상입니다. 따라서 이런 증상들과 목소리의 변화가 생기는 경우 역류성 후두염을 진단하기 위한 후두 내시경 검사가 필요합니다. 증상과 더불어 내시경 소견에서 성대가 붓거나, 후두 분비물이 증가하거나, 식도 입구 부위에 변화가 생겼을 때 역류성 후두염을 진단할 수 있습니다. 목소리가 많이 변할 때는 성대에 질환이 생겼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대에는 결절, 폴립(종기), 낭종, 후두암 등이 생길 수 있으며, 음성의 변화를 동반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성대 결절, 폴립, 낭종 등은 성대에 과도한 물리적 충격이 생겨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소리를 크게 지른 후, 노래를 많이 한 후, 강의, 수업, 사업을 하면서 목소리를 오래 사용하는 경우 생기는 일도 흔합니다. 이 중 성대의 결절은 주로 양쪽 성대에 대칭적으로 생기는 경우가 흔하며, 성대 폴립이나 낭종은 일측성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더 흔합니다. 성대에 생기는 암인 후두암은 흡연자에서 많이 생기지만, 흡연을 하지 않는 경우에도 생길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목소리 변화가 생겼는데 2주 이상 호전되지 않은 경우에는 필수적으로 후두 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후두암은 초기에 발견하는 경우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나 비수술적 방법인 방사선 치료로 치유 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진행된 후두암의 경우 후두를 전체적으로 제거하게 되어 평생 말을 할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 적절한 치료와 생활 습관 역류성 후두염은 화학적으로 성대와 후두를 공격하는 질환이며, 성대의 결절, 폴립, 낭종은 성대를 물리적으로 자극하여 생기는 질환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위산이라는 강력한 산으로부터 성대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위산 분비가 심한 경우에 위산을 조절하는 약과 소화를 촉진시키는 약을 써서 과도한 위산 분비를 조절하고 위에 음식물이 오래 남아 있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식습관과 생활 습관에도 신경을 써야 합니다. 과식을 피하고, 기름지고 위산을 자극하는 맵거나 쓴 음식을 피하고, 자기 전에 위장이 비어 있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대 결절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성대의 물리적인 자극이 줄어들도록 음성을 자제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크게 목소리를 내거나 말을 오래 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목에 힘을 주어 말을 하는 습관도 혹시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곱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가는 말이 내용도 곱고 목소리도 곱다면 더욱더 좋은 대인 관계를 형성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목소리를 잘 관리하여 나의 의견을 잘 전달하고 듣는 사람도 기분 좋다면 좋을 것입니다. 송창면 교수(한양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세대 공감 K-Pop 이곳의 분위기는 내가 만든다 - 매장 배경 음악 전문가 “계란이 왔어요. 싱싱하고 똥글똥글한 계란.” 멀찌감치 들리는 소리에 주부들은 귀가 쫑긋해져서 달려 나가곤 했다. 이번 호에서는 구매를 촉진하는, 혹은 고객을 더 머무르게 하는 매장 음악에 대해 알아보자. 오전 시간, 백화점에서는 가사가 없고, 듣기에 편안한 음악이 나온다. 편안하고 여유로운 느낌을 줘서 고객이 오래 매장에 머무르게 한다. 아무래도 오래 머무르면 구매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오후 시간에는 대개 빠르고 신나는 음악이 나온다. 그러면 고객이 서둘러 구매를 결정할 수 있다.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곳에서는 사회적 이슈와 날씨 등을 고려해 선곡하는데, 이는 신혼부부나 주부의 마음을 울려서 구매를 촉진한다. 마트에서는 오후 4시부터 7시 사이에 8090세대가 선호하는 음악이 나온다. 특가세일, 반짝세일을 할 때는 빠른 템포의 리믹스 음악을 배치해 묶음 구매를 유도한다. 최근 ‘운동요’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노동할 때 부르거나 듣던 노동요에서 착안한 말로, 운동을 할 때 듣는 음악을 말한다. 이와 유사한 말로는 ‘ASMR’이 있다. ASMR은 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자율 감각 쾌감 반응)의 줄임말이다. 공부할 때 백색소음을 켜면 집중력이 올라간다고 한다. 위의 사례들을 통해 우리는 음악에 따라 하는 일의 효율이나 성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적절한 음악이나 효과음을 배치하는 사람이 바로 ‘매장 배경 음악 전문가’이다. 실력 있는 전문가가 배치되면 고객들은 물건을 구입하고도 음악이 좋아 머무르게 되고, 음악을 듣기 위해 재방문하는 일이 생긴다. 매장 배경 음악 전문가는 1930년대 미국의 한 유명 회사에서 근무자들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심리적 안정을 주는 음악을 연구한 사람을 기원으로 본다. 1990년대, 한 커피전문점에서는 음악 재생 목록을 본사에서 선정해 전 세계 매장에서 똑같이 틀어주는 서비스가 시작됐다. 매출은 급격히 상승했다. 장소와 시간, 날씨에 걸맞은 음악이 얼마나 고객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지 결과로 나온 셈이다. 매장 배경 음악 전문가는 다양한 선곡 리스트를 짤 수 있어야 하므로 폭넓게 음악을 청취한 경험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인문학과 음악사를 잘 알거나 트렌디한 음악을 이해하면 더욱 좋다. 날씨와 계절, 매장 이벤트 등 여러 가지 상황에서 선곡을 추가하고 삭제하면서 마치 유기적인 생명체를 만드는 일을 하는 듯하다. 가령 비 오는 날에는 ‘비 내리는 영동교’(주현미), ‘비 오는 거리’(이승훈), ‘우산’(에픽하이&윤하) 등을, 월드컵 시즌에는 ‘오 필승 코리아’(윤도현밴드), ‘Reds, Go Together’(버즈) 등을 선택할 수 있다. 리믹스 곡으로 고객들에게 웃음을 주기도 하는데, 발라드에 EDM(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을 붙이는 경우가 그것이다. 지인의 경험에 의하면, 한 대형마트에 식료품을 사러 갔는데 익숙하면서도 생소한 노래가 나왔다고 한다. 조성모의 ‘To heaven’에 일렉트로닉 댄스 뮤직을 붙인 리믹스 곡은 ‘괜찮은 거니 어떻게 지내는 거야 나 없다고 울고 그러진 않니’의 가사에 빠른 비트가 나온 것이다. 의아하기도 하고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왠지 모르게 부끄러워져서 ‘물건을 빨리 집어서 나가야겠다’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 매장의 구매 회전율은 높았다. 다른 지인이 헬스장에서 들었던 ‘나 같은 건 없는 건가요’(추가열)도 그렇다. 한이 서린 원곡 가사에 트로트와 포크가 섞인 형태인데, 140 정도 BPM(1분당 비트)의 비트가 쏟아지다 보니 묘한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고 했다. 당시 실연 상태였던 그는 가사에 분노하는 등 크게 공감해 운동에 몰입했다. 매장 배경 음악 전문가는 하루 종일 음악을 업무로써 듣다 보니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 서비스 의뢰가 들어오면 고객을 분석하고 선곡하는 데 평균 한 달의 시간이 걸린다. 매장 상황에 따라서는 이른 아침이나 늦은 새벽에 일을 하기도 한다. 주로 사무실에서만 근무하지만, 외근해야 할 수도 있다. 매장 배경 음악 전문가로 일하려면 대학에서 클래식 음악이나 실용음악을 전공하면 좋고, 마케팅이나 심리를 전공하는 경우도 유리하다. 관련 업계에서 꾸준히 경력을 쌓아가는 것도 중요하다.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일부 직업이 사라지거나 인공지능이 대체한다 할지라도, 사람의 감수성을 얻는 일은 사라지거나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다. 그 옛날, 다방 DJ를 보기 위해 한겨울 찬 공기를 마셔가며 쌍화차 마시러 갈 때, 늦은 밤 ‘별이 빛나는 밤에’를 듣기 위해 괘종시계를 보며 설레던 때가 있었다. 그렇다. 선곡이라는 것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것이다. 임채섭(작곡가) 살며 생각하며 3월 <3월> 보이지 않는 것들은 없는 것이라고 쉽게 말들을 하곤 해 그러나 창을 연 건 언제나 투명한 저 바람의 손끝이야 막힌 망막을 녹이듯 바람은 어디든지 있는 힘을 다해 틈을 만들곤 해 안과 병동 창 너머 씨앗 한 톨 언 땅을 뚫고 파릇파릇 돋아난 키 작은 저 새싹도 그래 이맘때면 저마다의 이름으로 혹은, 이름 없이도 몸을 여는 모두가 새로운 계절이야 손끝으로도 볼 수 있는 온통 푸른 봄날이야 - 손병걸, ‘3월’ 전문 - 사람의 감각은 그야말로 다양하다. 갑자기 책을 읽고 싶어지는 그윽한 공간이 있다고 치자. 아니, 각설하고 어떤 공간이든 상관없겠다. 사람은 매 순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각이 있다. 이를테면, 저절로 어깨춤을 추고 싶은 공간, 연인과 대화를 나누는 듯한 온화한 공간, 모골이 송연한 공간, 무어라 설명할 수 없는 낯선 공간. 그러니까 섭씨, 화씨가 아닌데 차가운 기운이나 따스한 기운을 느낄 수 있는 묘한 감각이 우리 몸에 존재한다. 이러한 감각들은 대표적 감각으로 부르는 오감이 아니다. 엄연히 우리에게 다양한 감각들이 존재했고, 그 감각들은 우리 삶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쳐 왔다. 그러나 우리는 협소한 오감 중에서도 시각이 90%에 육박하는 감각 우월을 가지고 있다. 한마디로 시각은 모든 감각 중에서 패권을 완성한 셈이다. ‘시각패권주의’는 그저 감각의 기능적 나눗셈이 낳은 결과가 아니다. 실제, 유럽 귀족에서 태동한 패션 권력, 만연한 성형수술 현상으로 나타난 시선 권력, 지식과 정보를 거머쥔 미디어 영상 권력, 그 외에도 시각 권력에 대한 비판적 연구 결과를 발표한 논문들이 대단히 많다. 그러한 논문들은 역사적으로 시각패권주의를 증명했고 시각 권력은 점점 더 강력해질 것이다. 굳어진 시각패권주의만큼 생활 형태도 과격한 속도로 변해갈 것을 예측한다. 특히, 무수한 감각 중 하나인 시각패권주의가 뇌의 가소성을 결정할 수 있다는 염려가 지나친 과장이 아니다. 허버트 조지 웰스의 ‘눈먼 자들의 나라’를 읽어 보자. 보고타 사람인 주인공 누녜스는 여행 중 불의의 사고로 눈먼 사람들만이 모여 사는 나라에 도착한다. 그 후, 누녜스는 자신이 선지자가 되어 이들을 깨우치고 이들을 지배하려는 원대한 포부를 갖게 된다. 그러나 그들의 방식대로 이루어 낸 나라에서 그는 미개인일 뿐이었다. 그런데도 누녜스는 그들이 갖고 있지 못한 시각이란 것을 가지고 있었으므로 거듭 쿠데타를 꿈꾼다. 그 외에 다양한 사건 사고가 전개되는 이 소설의 메시지는 보이는 것만이 진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을 보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는 시각패권주의를 지적하는 동시에, 다름을 다름이 아닌 틀림으로 간주하는 사회적 폭력성에 대한 경계심을 일깨운다. 시각을 주제로 발표한 또 한 권의 책이 있는데, 바로 1998년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이다. 그 내용은 이렇다. 한 남자가 신호를 기다리던 차 안에서 아무런 이유도 없이 눈이 멀게 된다. 원인 모를 그 전염병은 급속히 확산하여 도시 전체를 공포에 떨게 만든다. 당국은 전염병 차단을 위해 눈먼 사람들을 낡고 더러운 병동으로 강제 격리한다. 병동에는 눈먼 사람들이 급속히 늘어나고, 애초에 치료를 포기한 당국은 군인들을 출동시켜 병동을 향해 무차별 총격을 가한다. 즉, 이 소설은 전염병 억제를 명분으로 추악한 조치를 내리는 정치 권력과 느닷없이 눈을 잃은 사회적 약자들을 향한 인간의 보편적 악마성을 보여준다. 중요한 부분은 이 소설에서 시각장애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이다. 서글프지만 판타지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 속에서도 시각장애인들은 사회적 편견에 시달리고 문명적 격리를 겪고 있다. 점점 더 빨라지는 시각패권주의 중심의 문명의 속도는 시각장애인들을 얼마나 품고 갈 것인가? ‘열반경’에는 ‘군맹무상’이라는 표현이 있다. 시각장애인 여럿이 코끼리를 만진다는 뜻으로, 모든 사물을 자기의 좁은 소견과 주관으로 그릇되게 판단하는 것을 비유적으로 설명한 사자성어이다. 군맹무상과 의미가 그리 다르지 않은 단어로 ‘맹목’도 있다. 그 표현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많은 사람이 쓰고 있는 현실을 맞닥뜨릴 때면, 시각장애에 대한 감수성은 과거나 현재나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위에서 거론했듯이, 오감 이외의 감각은 다양하고 그 감각마다 넓고 깊은 세계가 존재한다. 서로 다른 인종과 비장애와 장애 또한 마찬가지이다. 각기 다른 몸으로 저마다 찬란한 세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나는 시각패권주의가 닿을 수 없는 온몸의 감각으로 삶을 살아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다. 보이지 않지만 새 생명들을 일으키는 3월의 따스한 바람은 분다. 긴 겨울을 지나 언 땅을 녹이며 시린 강물 속을 데우며 흐른다. 편견이 사라질 ‘해불양수’의 짙푸른 바다를 향해 흐른다. 멈춤 없이 바람을 어루만지는 우리의 삶을 이끌며 유유히 흐른다. 손병걸(시인) 문화재 이야기 청자 사자형뚜껑 향로 고려 청자의 전성기인 12세기경에 만들어진 청자향로로 높이 21.2cm, 지름 16.3cm이다. 향을 피우는 부분인 몸체와 사자 모양의 뚜껑으로 구성되어 있다. 몸체는 세 개의 짐승 모양을 한 다리가 떠받치고 있는데, 전면에는 구름무늬가 가늘게 새겨져 있다. 몸체 윗면의 가장자리에도 세 곳에 구름무늬가 배치되어 있다. 뚜껑은 대좌에 앉아 있는 사자의 형상이며, 대좌에는 꽃무늬를 시문하였다. 사자의 자세는 뚜껑의 왼쪽에 치우쳐 있는데, 이것은 시각적인 변화에서 오는 조형 효과를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사자는 입을 벌린 채 한쪽 무릎을 구부린 상태에서 앞을 보고 있고, 두 눈에 검은 점을 찍어서 눈동자를 표현했다. 사자의 목 뒤쪽과 엉덩이 부분에는 소용돌이 모양의 털이 표현되어 있고, 꼬리는 위로 치켜 올려 등에 붙인 모습을 하고 있다. 유약의 색은 엷은 녹청색으로, 광택이 은은하다. 구조적으로 보면 몸체에서 피워진 향의 연기가 사자의 몸을 통하여 벌려진 입으로 내뿜도록 되어 있다. 전체적으로 아름답고 단정한 인상을 주는데, 이 시기 청자향로의 높은 수준을 짐작게 한다. 12세기 전반기 비취색의 청자가 절정에 달하였을 때에는 이와 같이 상서로운 동물이나 식물을 본뜬 상형청자가 많이 만들어졌다. 특별히 사자 향로는 중국 송나라 사람들이 극찬했을 정도로 작품성이 뛰어나다. 고려의 청자 제작 수준을 보여주는 공예품으로써의 가치를 높게 인정받아, 1962년 12월 20일 국보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