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읽는 국정 제177호 2022. 7 발행: 문화체육관광부 www.mcst.go.kr 발행인: 박보균 발행일: 2022. 7. 1. 제작협력: (주)도서출판 점자 www.kbraille.net 문의: 070-4618-5016, 044-203-3016 음성 사서함: 02-2092-9000 (7511) 이 책자에 수록된 내용은 정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손끝으로 읽는 국정 차례 사람의 향기: ‘올해의 장애인상’ 시각장애인 마술사 김병휘 씨 4 알짬 정보: 지체·뇌병변 중증장애인에 ‘건강주치의’ 제공 외 15 공감 정책: 62조 원 추가경정예산 국회 확정 27 공감 현장: 칸을 뒤흔든 K-무비의 힘 37 한국의 맛: ‘국민 단백질’ 삼겹살로 기운 내는 일상회복 47 BF 문화 한걸음: 여행지에서 얻는 새로운 기쁨 56 생활과 건강: 뇌종양의 최신 치료 63 이상재의 클래식 뮤직: 클래식 알고 들으면 더 좋습니다 - 낭만주의 2 75 살며 생각하며: 우리 모두의 블루스 86 문화재 이야기: 백자 철화매죽문 항아리 94 사람의 향기 ‘올해의 장애인상’ 시각장애인 마술사 김병휘 씨 - “마술로 일궈낸 작은 행복,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어요” 마술사가 표지에 사인을 하자 하얗게 비어 있던 공책에 그림이 나타난다. 아무것도 없던 바구니에서 꽃이며 온갖 예쁜 소품들이 나온다. 이어진 사람들의 박수와 환호…. 마술사 김병휘 씨는 15년째 소외계층을 위해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경기도 부천시지회 소속 안마사인 그는 세간의 편견을 깨고 시각장애인 마술사로 활동 중이다. 최근 ‘올해의 장애인상’을 수상한 김병휘 씨를 만났다. Q. ‘올해의 장애인상’ 수상을 축하합니다. A. 상을 받아 기쁘면서도 이렇게 큰 상을 받아도 되나 싶습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활동하고 후배 양성에도 힘쓰라는 뜻으로 주신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포상금은 시각장애인 단체와 학교, 면사무소 등 봉사활동을 다니며 인연을 맺은 기관에 기부했어요. 그동안에도 마술 공연으로 얻은 수입은 모두 기부했습니다. 시간이 날 때마다 마술사 최현우 씨로부터 배운 카드 마술을 연습합니다. 앞으로 더 좋은 공연을 선보이는 게 목표입니다. Q. 장애를 인정하기까지 마음고생이 컸다고 들었습니다. A. 어릴 때부터 시력이 좋지 않았고 야맹증도 심했습니다. 그저 ‘남들보다 눈이 좀 몹시 나쁜가 보다’ 했죠. 그런데 병역판정 신체검사를 받다가 생각지도 못한 말을 들었습니다. 군의관이 ‘시각장애’라며 병명을 설명하는데, 머릿속이 하얘져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죠. 제가 앓은 망막색소변성증은 서서히 시력이 나빠지는 진행성 질환이라 증상을 병증으로 인식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저 또한 제가 시각장애를 가졌는지 모르고 살았던 거죠. 당시만 해도 우리 사회에 장애인 복지 관련 인프라가 아주 부족했죠. 매일 좌절과 막막함으로 몸서리쳤습니다. 꽤 긴 시간을 방황했습니다. Q. 어떤 마음으로 (장애를) 이겨낼 수 있었나요? A. 시각장애인이 되고 나니 사소한 일상생활부터 어떻게 해 나가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그 방법을 배울 길이 없고 능력을 개발할 여건이 안 돼 더욱 좌절했죠. 시각장애인을 위한 기관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작정 고향을 떠나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복지관과 맹학교를 다니며 재활교육을 받았습니다. 서서히 점자로 소식지 등을 읽고, 흰지팡이로 주변을 산책하면서 할 수 있는 게 많아졌어요. 그러면서 자신감이 싹트고 마음도 잡히더라고요. 어느 날 “장애인은 꼭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가?”라는 의문이 들었고 “내가 받은 도움을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죠. 용기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곧바로 안마사 자격을 취득했고, 동네 양로원을 찾아다니며 안마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고자 지금까지도 소외계층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Q. 마술은 어떤 계기로 배우게 됐나요? A. 한 복지관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한 여가생활 프로그램을 통해 마술을 처음 접했어요. 주제가 흔하지 않았던지라 끌리더라고요. 수강생 중 시각장애인은 제가 유일했는데, 확실히 마술이란 분야가 시각장애인에게 쉬운 영역은 아니었습니다. 손동작 익히는 과정도 어렵거니와 묵직한 마술 도구를 떨어뜨리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어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어요. 도전정신을 자극했거든요.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의욕이 솟구쳤습니다. Q. 시각장애인이 마술을 배울 수 있는 곳이 있나요? A. 안타깝게도 없습니다. 배우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경기도 부천에 있는 마술학원을 찾아갔어요. 학원에서는 “시각장애인 마술사는 본 적도 없고, 시각장애인은 가르쳐본 경험도 없다”며 난색을 표했죠. 그러면서도 제 열의를 보고는 같이 노력해보자며 흔쾌히 저를 받아줬어요. 선생님의 손동작을 촉지하면서 기술을 익혔습니다. 점자 스티커를 붙이기도 하고 소품에 작은 구멍을 뚫기도 하는 등 저만의 노하우를 이용해 마술 도구에 익숙해졌어요. 지금은 ‘장애인 마술단’을 설립해 어린이집과 지역아동센터, 복지관, 소외계층을 찾아다니며 공연을 펼치고 있습니다. 장애인 마술단은 저를 비롯해 9명의 지적장애인 단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Q. 말 그대로 피와 땀과 눈물로 이뤄낸 결실이군요. A. 눈이 보이면 두세 번 만에 할 것을 저는 50회 정도 반복해야 할 수 있거든요. 또 시각장애인 마술사는 프로 마술사의 공연이나 강의 영상을 참고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부단한 연습 끝에 이제는 100여 종류의 마술을 구사할 수 있게 되었죠. 특히 고급 기술을 습득했을 때의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커요. 저는 스케일이 크고 화려한 기술보다는 운동화 끈이나 흰지팡이 등 일상의 소품으로 재미를 주는 마술을 선호합니다. 소소한 일상에서 확실하게 행복을 줄 수 있는 ‘소확행 마술’인 셈이죠. 저와 12년째 함께하는 활동보조 선생님께도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Q. 언제 가장 큰 보람을 느끼나요? A. 준비 과정이 늘 벅차고 힘듭니다. 그렇기에 관객 앞에서 실수 없이 공연을 마칠 때면 스스로 대견함과 뿌듯함이 느껴집니다. 관객이 전하는 박수와 환호는 그간의 고생을 싹 잊게 만들죠. 특별히 시각장애인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공연에는 더 마음이 쓰입니다. 제가 시각장애인이기도 하고, 또 마술을 배울 때 관객 입장이 되어 보았기에 어떤 부분이 불편하고 어려운지를 압니다. 맹학교나 시각장애인 복지관 등에서 공연할 때면 마술 동작이나 진행 형식을 자세하게 말로 풀어 설명합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합니다. A. 세계 곳곳을 다니면서 마술 공연을 펼치는 게 버킷리스트 중 하나입니다. 또한 제2, 제3의 시각장애인 마술사가 나오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최근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습니다. 마술은 단순한 눈속임이나 트릭이 아니에요. 텅 빈 주머니에서 꽃을 꺼내는 등 변화를 통해 꿈과 환상을 실현하는 종합예술입니다. 앞으로도 마술로 시각장애인의 가능성을 선보이고 싶고, 행복을 선물하는 마술사로 남고 싶습니다. 제 공연으로 변화할 용기를 얻는다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마술이겠죠. 김수정·신혜령 기자 알짬 정보 지체·뇌병변 중증장애인에 ‘건강주치의’ 제공 외 01. 지체·뇌병변 중증장애인에 ‘건강주치의’ 제공 국립재활원이 중증장애인의 필수적 의료서비스 이용의 접근성을 향상하고 만성질환 및 장애에 대한 포괄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건강주치의를 제공한다. 서비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중증장애인의 전문적 건강관리를 위해 만성질환 및 건강 문제를 포괄적으로 평가하고, 종합계획을 수립해 환자 관리 및 교육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필요시 포괄평가에 대한 중간점검을 한다. 중증장애인의 건강관리에 대한 자기관리능력 향상을 위해 일대일 대면으로 교육상담을 제공하며, 환자 관리는 중증장애인의 거동 불편 등 사유로 내원이 어려운 경우 건강주치의가 전화로 교육상담을 한다. 서비스를 원하는 지체·뇌병변 중증장애인은 국립재활원 누리집(https://nrc.go.kr:2451/nrc/main.do)이나 국민건강보험공단 누리집(www.nhis.or.kr)에서 장애인 건강주치의 진료 정보를 확인하면 된다. 전화 예약 후 주치의와 상담을 통해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문의 02-901-1700 02. 장애인도 즐기는 ‘오감맞춤 국립공원 체험 과정’ 국립공원공단이 10월 27일까지 전국 17개 국립공원에서 ‘오감맞춤’ 자연체험 과정을 운영한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물 소리, 바람 소리, 낙엽 소리 등 다양한 자연의 소리를 듣고 숲 향기를 체험하는 과정이 10월 16일까지 운영된다. 소백산에서는 연화봉 능선길에서 시원한 바람 소리를 듣는 체험과 숲속 향기를 체험하는 과정이, 속리산에서는 세조길 자연관찰로에서 새소리를 듣고 새를 찾아보는 과정이, 가야산에서는 계곡가에 조성된 소리길을 걸으며 계곡 물소리를 듣고 야생식물 향기를 맡을 수 있는 과정이 시작됐다. 지체장애인을 위한 자연 체험 과정도 10월 22일까지 선보인다. 무등산을 시작으로 덕유산, 북한산, 내장산에서는 지체장애인을 위한 탐방로 체험 및 해설, 자연 속 사진 찍기, 반려 식물 만들기 행사가 진행된다. 한려해상, 태안해안, 다도해, 변산반도 등의 해안·해상국립공원에서는 물에 뜨는 특수휠체어를 이용하여 지체장애인이 바다를 체험하고 모래를 활용해 촉감 놀이를 할 수 있는 과정을 8월 31일까지 운영한다. 치악산에서는 전나무숲길에서 자연의 소리를 채집하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청각장애인을 위해 2020년부터 개발한 생태수어를 활용, 자연현상을 설명하는 과정도 10월 27일까지 운영된다. 주왕산, 다도해상, 북한산에서는 각 국립공원의 자연환경에 특화된 수어 해설 과정이, 계룡산에서는 6월 18일부터 수통골 탐방로 수어 해설을 비롯해 자연물을 활용한 소품 만들기 체험이, 경주에서는 암곡 탐방로 수어 해설과 세밀화 그리기 체험이 가능하다. 체험 과정 일정과 상세한 내용은 국립공원공단 누리집(www.knp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1670-9201 03. ‘수어로 보는 대한민국정부’ 유튜브 채널 개설 문화체육관광부가 청각장애인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한국수어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기 위해 ‘수어로 보는 대한민국정부’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이 채널에서는 코로나19 자가검사 도구(키트) 사용법과 행동 요령, 코로나19 양성 시 받는 안내 문자, 코로나19 자가격리 중 발생하는 생활폐기물 안전처리 방법 등 코로나19 관련 정보는 물론 긴급고용안정 지원금, 소상공인 손실보상 등 다양한 정책 정보와 생활에 꼭 필요한 정보, 재난 정보 등을 수어로 번역한 영상을 볼 수 있다. 해당 관계자는 “그동안 텔레비전 방송 등에서 수어 통역 화면이 작게 제공돼 청각장애인이 시청하기에 힘들고 피로감이 높았다. 이제는 시각언어인 수어를 중심으로 화면을 구성하고 빠른 영상의 재생속도를 느리게 조절한 영상을 통해 청각장애인의 삶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정책 정보를 쉽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44-203-2000 04. 광주 시립점자도서관 ‘점자의 날’ 문 연다 시각장애인 독서 편의 증진 등을 위해 건립 중인 광주 시립점자도서관이 점자의 날인 11월 4일 개관할 예정이다. 시립점자도서관은 광주광역시 남구 사동 광주시각장애인연합회 인근 부지에 지상 4층, 연면적 414.43㎡ 규모로 건립된다. 음성자료 열람실, 휴식을 위한 책 마중공간, 대면 낭독과 점자도서 제작을 위한 녹음실,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열 수 있는 다목적실, 점자도서 열람실, 점자인쇄실, 어린이 열람실 등이 배치된다. 공간 특성에 따라 바닥자재를 다르게 계획해 발에 닿는 촉감과 소리에 따라 공간을 인지하고 저시력자를 위한 벽면의 색채대비로 공간을 인지할 수 있도록 조성된다. 문의 062-120 05. 삼성전자 3년 연속 시각·청각 장애인용 TV 공급 삼성전자가 2020년, 2021년에 이어 3년 연속 방송통신위원회가 시행하는 ‘시각·청각 장애인용 TV 보급사업’에 공급자로 선정됐다. 3년 연속 이 사업의 공급자로 선정된 것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저소득층 시각·청각 장애인의 방송 접근성 향상을 위해 시각·청각 장애인용 TV를 무료로 보급하는 사업을 매년 시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시청자미디어재단이 소득 수준·장애 정도 등을 고려해 우선 보급 대상자를 선정하면 삼성전자가 시각·청각 장애인용 TV를 올해 말까지 공급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번에 공급하게 될 제품은 40형 TV 1만 5,000대로 시각·청각 장애인들이 제품을 사용하는 데 있어 유용한 편의 기능이 강화됐다. 이번에 추가된 기능은 ① 채널 정보 배너 장애인방송 유형 안내 ② 폐쇄 자막 글씨체 변경 ③ 높은 음량 안내 등이다. 이밖에 블루투스 기능을 통해 무선 이어폰과 보청기를 연동할 수 있으며, 여러 사용자가 편안하게 느끼는 음량을 각자 설정해 TV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리 다중 출력(Multi Output Audio)’ 기능도 지원한다. 또 점자 버튼이 적용된 전용 리모컨의 사용성을 추가로 개선했고, 전용 리모컨 외에도 음성 인식을 지원하는 리모컨 1개를 추가로 제공한다. 문의 02-500-9000 06. 서울 강서구청, 홈페이지에 전자점자 도입 서울 강서구청이 구청 홈페이지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자점자 서비스를 도입했다. 전자점자를 통해 시각장애인의 정보 이용 기회를 확대하고 디지털 정보격차도 해소한다는 취지다. 전자점자 서비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제공되는 각종 민원 정보와 구정 소식을 시각장애인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점자 파일로 변환해 제공하는 서비스다. 홈페이지 내 ‘전자점자뷰어보기’를 누르면 해당 정보가 전자점자로 변환되고, 시각장애인은 자신이 가진 점자정보단말기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점자프린터 출력용 파일도 동시에 제공해 점자정보단말기 없이도 내용을 점자로 인쇄해 읽을 수 있도록 했다. 문의 02-2600-6114 공감 정책 62조 원 추가경정예산 국회 확정 - 특고 200만 원·소상공인 최대 1,000만 원 신속 지급 새 정부 출범 후 처음이자 올 들어 두 번째인 추가경정예산 편성 규모가 기존 59조 4,000억 원에서 62조 원으로 증액 확정됐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특고)·프리랜서·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금은 200만 원으로 당초 정부안보다 100만 원 늘었다. 소상공인에게는 피해 정도 등을 고려해 최대 1,000만 원을 준다. 소상공인 금융 지원 프로그램도 규모가 확대됐다. 기획재정부는 이같은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 국회에서 확정됐다고 밝혔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추경 규모는 62조 원으로 늘어났다. 이는 정부안인 59조 4,000억 원보다 2조 6,000억 원 늘어난 수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앞서 정부가 지출 구조조정을 한 예산을 복구한 2,000억 원까지 고려하면 국회에서 발생한 증액 규모는 2조 8,000억 원에 달한다. 법에 따른 지방 이전 지출을 제외한 중앙정부의 지출은 36조 4,000억 원에서 39조 원으로 늘어났다. 지출 규모가 늘어나면서 국채상환 규모는 당초 9조 원에서 7조 5,000억 원으로 1조 5,000억 원 줄었다. 이번 추경에서 가장 큰 변화는 소상공인 지원으로 3,000억 원을 늘렸다. 소상공인 손실보상은 보다 폭 넓은 지원을 위해 연 매출 30억 원 이하 중기업까지 올해 1분기 이후 손실보상을 지원대상에 포함해 1,000억 원 증액했다. 손실보전금은 연 매출 30억~50억 원 규모의 매출 감소 중기업까지 손실보전금 지원대상에 포함해 6,000개 사, 420억 원이 늘었다. 신규·대환대출 공급규모를 2조 3,000억 원으로 확대하고 소상공인 채무조정 관련 캠코에 5,000억 원의 추가 현물출자를 추진한다.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의 매출 증대를 뒷받침하기 위해 지역사랑상품권 2조 5,000억 원(15조 → 17조 5,000억 원) 추가 발행한다. 또한 특고 등 취약계층 지원에 1조 원 늘렸다. 특고·프리랜서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저소득 문화예술인에 대한 활동지원금 단가를 100만에서 200만 원으로 인상하고, 택시·버스 기사 소득안정자금 단가를 200만 원에서 300만 원으로 인상했다. 방역 보강을 위해서는 1조 1,000억 원 늘렸다. 격리 치료비는 안착기 이행 시기를 다음 달 20일까지 4주 연장하고 안착기 전환 이후 입원치료비 1개월 동안 한시 추가지원 소요를 506억 원 반영했다. 적정 수준의 병상규모를 유지하기 위한 의료기관 손실보상 소요를 4,346억 원 보강하고, 방역 현장에 파견된 민간 의료 인력에 대한 인건비 지급 소요를 701억 원 반영했다. 3~5월 진단검사 건수 확대 및 코로나 사망자 급증 등을 감안해 진단검사비 및 장례비 지원 소요를 5,227억 원 보강했다. 민생·물가안정 지원에 2,000억 원을 늘렸다. 비료가격 상승분에 대한 국고지원 비율을 10 → 30%, 1,201억 원 늘리고 축산농가의 사료 구매자금 융자 때 이차보전 지원폭을 46억 원 확대했다. 어업인 면세유 유가연동보조금(-55원/l)을 5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지원(239억 원)한다. 산불 대응역량 강화 등을 위해 강풍·야간 기동이 가능한 초대형 헬기를 조기 도입(1대, +55억 원)하고, 강원·경북 산림 인접 마을 627곳에 비상소화장치를 설치한다. 산악지형 운행 성능이 우수하고, 주행 중·원거리 송수가 가능한 산불전문진화차량도 8대 확충(+30억 원)한다. 정부는 민생 현장의 어려움을 감안해 손실보전금, 소상공인 손실보상, 긴급고용안정지원금 등 주요 사업이 최대한 신속히 지급될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계획이다. - ‘신청 당일-하루 6회’ 원칙 신속 지급 한편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 5월 30일 낮 12시부터 손실보전금 신청을 받아 이날 오후 3시부터 소상공인 손실보전금을 지급했다고 밝혔다. 중기부는 “소상공인 손실보전금은 지난 2년 동안의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누적된 소상공인의 직접·간접 피해를 온전하게 보상하기 위해 추진하는 윤석열정부의 최우선 소상공인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는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의 완전한 회복과 새로운 도약을 뒷받침하는 윤석열정부의 1호 국정과제이기도 하다. 중기부는 개별 업체의 매출액 규모와 매출 감소율에 따라 9개 구간으로 구분해 최소 600만 원, 최대 800만 원을 지급한다. 연 매출이 40% 이상 감소한 여행업, 항공운송업, 공연전시업, 스포츠시설운영업, 예식장업 등 약 50개 업종은 손실보전금을 최소 700만 원에서 최대 1,000만 원까지 올려 지원받는다. 손실보전금 신청은 이날 낮 12시 별도의 서류 제출이 필요 없는 ‘신속지급 대상’부터 시작해 7월 29일에 마감된다. 신청은 주말·공휴일에 관계없이 손실보전금 누리집(소상공인손실보전금.kr)을 통해 24시간 가능하다. 손실보전금 지급은 ‘신청 당일’, ‘하루 6회 지급’을 원칙으로 신속히 진행된다. 오후 7시까지 신청할 경우 당일에 지원금이 입금된다. 자세한 지원 기준·신청 절차 등은 손실보전금 누리집(소상공인손실보전금.kr) 또는 중기부 누리집(www.mss.go.kr)의 공고를 확인하면 된다. 손실보전금 전용 콜센터(1533-0100,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PC나 휴대전화에 익숙하지 않아 신청에 불편을 겪는 경우에는 전국 70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지역센터에서 신청·접수와 관련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주간 정책정보지 <공감> 공감 현장 칸을 뒤흔든 K-무비의 힘 - 박찬욱 감독상, 송강호 남우주연상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로 손꼽히는 칸영화제에서 우리나라가 두 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영예를 안았다. 지난 5월 28일(현지 시간) 폐막한 제75회 칸영화제에서 박찬욱 감독은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배우 송강호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우리나라가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2관왕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두 사람은 한국 영화사의 르네상스를 이끈 20년 지기 명콤비라는 점에서 이번 수상이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를 시작으로 2002년 <복수는 나의 것>, 2009년 <박쥐>, 2012년 단편 <청출어람>을 함께했다. 시상식 후 열린 우리나라 취재진과 공동 인터뷰에서 박찬욱 감독은 “송강호와 내가 같은 영화로 왔다면 함께 상을 받기 어려웠을 것이다. 칸은 한 작품에 감독상과 주연상을 주지 않는다. 따로 온 덕분에 같이 상을 받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수상자로 내 이름이 호명된 뒤 박 감독이 뛰어와 포옹할 때 무척 감동적이어서 잊을 수 없다”고 소감을 전했다. - 네 작품 함께한 ‘콤비’, 외신 극찬도 함께 박 감독의 <헤어질 결심>은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이 용의선상에 오른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에게 사랑을 느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박 감독은 영화에 대해 “관객이 금방 알아챌 수 있는 대사나 표현이 없고 인물들이 진심을 숨기는 순간이 많다. 심심한 듯 관객에게 스며드는 작품을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국 영화제 소식지 <스크린 데일리>는 2022년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21개 작품 가운데 최고점인 3.2점(4점 만점)을 주는 등 극찬했다. 이 매체는 “시각적으로 눈부시게 아름다운 영화다. 연출에 피상적이거나 불필요한 것이 없다”고 평가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박 감독을 스릴러의 거장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에 견주며 별 다섯 개로 5점 만점을 줬다. “한국 관객들은 웬만한 영화에는 만족하지 못해요. 장르 영화 안에도 웃음, 공포, 감동이 다 있기를 바라는 편이죠. 우리가 많이 시달리다 보니 한국 영화가 이렇게 발전한 것 같아요.” 박 감독은 감독상 트로피를 들어 올린 뒤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앞서 2003년 <올드보이>로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감독으로 부상했다. 이어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했고 <아가씨>(2016)가 경쟁 부문에 진출하면서 칸영화제와는 이미 깊은 인연을 맺었다. <브로커>는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아이를 두고 관계 맺게 된 이들의 특별한 여정을 그린 영화로 일본의 거장 고레에다 감독의 첫 한국 영화 연출작이다. 여기서 송강호는 아기를 잘 키울 적임자를 찾아주려는 자칭 선의의 브로커 상현 역을 맡았다. 스칸디나비아 배급사 트라이아트 필름 대표 마티아스 노보그는 “송강호의 연기는 독보적이다. 또한 고레에다의 전작들과 유사한 듯 색다른, 한 단계 성장된 그를 볼 수 있다”며 만족스러움을 드러냈다. 프랑스 배급사 메트로폴리탄 대표 빅터 하디다는 “올해 칸영화제 최고의 작품 중 하나임이 틀림없다. 잔잔하게 스며들듯이 쌓이는 감정의 층과 배우들의 조합은 고레에다 작품 중 최고라고 일컬어도 손색이 없다”고 찬사를 보냈다. 프랑스 AFP통신은 송강호를 “한국의 국보급 배우”라고 소개했다. 앞서 그는 2020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21세기 가장 위대한 배우’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2006년 <괴물>이 감독주간에 초청된 것을 시작으로 <밀양>(2007),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박쥐>, <기생충>(2019), <비상선언>(2021)과 <브로커>까지 그가 출연한 일곱 편의 영화가 칸과 함께했다. 이번 남우주연상 시상식 후엔 “상을 받기 위해 연기를 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하는 배우도 없다. 좋은 작품을 끊임없이 도전하다 보면 최고의 영화제에 초청받고 거기에서 격려를 받고 수상도 하게 되는 과정 자체가 있을 뿐이지 절대적인 가치는 아니다”라며 겸손함을 드러냈다. - 해외 감독·배우 참여… 지평 확대 이번 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한 21편 중 16편은 유럽 영화다. 이란 영화가 한 편, 미국 영화가 두 편이다. 이런 가운데 나머지 두 편이 우리나라 영화라는 점은 이례적인 것으로 우리 영화의 저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동시에 이는 동아시아를 아우르는 우리 영화산업의 지형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헤어질 결심>의 주인공이 중국 배우 탕웨이라는 점, <어느 가족>으로 2018년 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고레에다 감독이 <브로커>의 메가폰을 잡았다는 점은 두 편의 한국 영화가 동아시아로 지평을 넓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서 박찬욱 감독은 2018년 영국 BBC 드라마 <리틀 드러머 걸>을 제작하는 등 더욱 다양한 경계를 넘어서며 진화하고 있다. “1960년대 유럽에서 힘을 합쳐 좋은 영화를 만들었는데 우리나라가 중심이 돼 이런 식의 교류가 활성화되기를 바란다.”(박찬욱) “끊임없이 도전하고 변화하려는 노력이 문화콘텐츠에 영향을 끼친 것이다.”(송강호) 두 수상 소감에서 우리나라 영화 발전을 이끌 해답을 더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주간 정책정보지 <공감> 한국의 맛 ‘국민 단백질’ 삼겹살로 기운 내는 일상회복 일상회복이 본격 시작된 2022년 여름, 미뤄놓은 소풍이 다시 펼쳐지고 있다. 야외 바비큐나 캠핑, 각종 모임 자리에서 모락모락 아지랑이가 피어난다. 삼겹살 굽는 연기다. 황사와 미세먼지를 생각해도 정육점 삼겹살 팩에 눈이 간다. 먼지와 삼겹살의 상관관계는 희박하다지만 쇠고기보다 10배나 더 함유한 필수 아미노산과 비타민B1 등이 춘곤증 등 환절기 피로를 풀고 활력을 찾는 데 좋다고 한다. 삼겹살을 빼고 현대 한식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아무튼 삼겹살이다. 고작 가축의 특정 정육이 어쩜 우리 삶 속에 이토록 깊이 녹아들 수 있었을까? 무엇보다 삼겹살은 주로 함께 어울려 먹는 메뉴이다 보니 코로나19 대유행 시대에 쌓인 우울함을 달래고 일상회복 시대를 시작하기 딱 좋다. ‘도야지고기의 맛으로 말하면 소와 같이 부위가 만치 아니 하나 뒤넙적다리와 배 사이에 있는 세겹살이 제일 맛이 잇다하고’(동아일보 1934년 11월 3일자 6면 게재 기사 ‘조선요리-3’) 일제강점기 처음 신문에 언급된 세겹살이 현재 이름으로 바뀐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1959년부터 등장하지만 1970년대 후반에 들어서 갑자기 삼겹살이란 단어가 대유행했다. 1980년대엔 ‘공포의 삼겹살’ 코미디언 고 김형곤이 이 생소한 이름을 널리 알렸다. 로스구이라 부르던 것이 삼겹살로 굳었다. 가히 폭발적 인기가 시작됐고 여전히 유효하다. 1970년대만 해도 용인자연농원(현재 에버랜드)도 돼지를 길러 수출하던 대단위 양돈사업장이었다. 수출하던 돼지고기가 오히려 내수용으로 부족해졌다. 경제성장에 힘입어 식생활이 개선되니 너도나도 고기를 찾기 시작했다. 소고기는 비싸니 돼지고기가 주였다. 대만으로부터 돼지고기를 수입할 지경에 이른다. 희석식 소주와 삼겹살(로스구이)이 동시에 유행하기 시작한 탓이다. 별반 안줏거리가 딱히 필요 없던 막걸리와는 달리 소주에는 배를 채우고 위벽을 발라놓을 기름진 것이 필요했는데 삼겹살이 딱이었다. 이때 ‘막걸리에 파전’, ‘맥주에 노가리’, ‘소주에 삼겹살’이란 공식이 생겨났다. 1980년대 중반쯤엔 거의 모든 식당에서 삼겹살을 팔았다. 호프집이고 선술집, 심지어 그냥 상점에서도 삼겹살과 소주를 팔았다. 메뉴에는 없어도 냉동 칸에는 늘 삼겹살이 있었고 주문하면 바로 프라이팬에 구워줬다. 편의성도 좋았다. 그냥 사다 구우면 되니 어디서나 간편했다. 미리 재워야 하는 불고기는 뒷전에 밀렸다. 양돈 산업 현대화와 품종개량이 함께 이뤄진 덕에 특유의 구린내가 사라져 기름장만 가지고도 먹기 좋았다. 지금껏 수많은 삼겹살집이 명멸하며 다양한 방식이 등장했다. 냉동 일색이다가 얇은 대패 삼겹살이 등장했고 두꺼운 생삼겹까지 왔다. 와인숙성, 저온숙성, 제주흑돼지 등 계속 다채로운 삼겹살이 등장하고 있다. 고기를 굽는 방식도 변화했다. 프라이팬에 굽던 것이, 석쇠, 알루미늄 포일, 돌판, 맥반석 철판, 솥뚜껑, 심지어 대형 삽날도 등장했다. 계곡이나 산에서 취사가 허용되던 시절 야외에선 넓적한 돌멩이에도 구웠다. 어이없는 일이지만 1급 발암물질 석면이 잔뜩 든 슬레이트 지붕 파편에 구워 먹는 것도 유행했다. 유행은 돌고돌아 냉동삼겹살이 젊은 층으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장년층엔 추억의 음식이지만 생고기만 먹어온 젊은 소비자들에게 바삭하고 기름이 쫙 빠지는 ‘냉삼’은 특별한 음식이다. 게다가 한입 크기라 잘라내기 번거롭지도 않다. ‘국민 단백질’로 불리는 삼겹살은 깔깔한 입맛을 책임지며 재개된 일상의 회복과 함께하고 있다. ○ 전국의 삼겹살 맛집 - 천이오겹살 돌아온 ‘냉삼’ 인기의 최대 수혜자다. 젊은 층이 모이는 서울 합정동에 위치한 집인데 늘 문전성시를 이룬다. 고소한 삼겹살 기름에 김치, 무생채를 지져 먹다 보면 그 궁합이 일품이다. 미처 느끼함을 알아차릴 새가 없다. 여기다 기본 제공되는 어리굴젓을 곁들여 먹어도 좋고, 한입 크기로 내온 초밥에 고기를 올려 먹으면 식사로도 든든하다. - 대원집 도심 한복판 서울 다동 기와집에서 냉동삼겹살을 팔아온 고깃집 노포다. 가게 분위기도 메뉴도 모두 옛것이라 타임머신이 따로 없다. 선홍색 ‘냉삼’의 양쪽을 바삭하게 구워내면 씹을수록 바삭하고 고소한 맛이 입에 감돈다. 곰삭은 김치까지 곁들여 함께 쌈을 싸면 삼합이 따로 없다. 매콤한 양념육이 당긴다면 제육볶음도 맛이 좋으니 곁들이면 된다. - 금돼지식당 미슐랭 가이드북에 등재된 삼겹살집이다. 냉삼은 아니다. 이른바 본 삼겹. 독특하게 큼지막한 갈빗대가 붙어 있다. 돼지갈비와 삼겹살을 함께 맛보는 셈이다. 두꺼운 고기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구운 다음 다시 한입 크기로 썰어낸다. 뼈에 붙은 고기가 고소하고 맛 좋다. 특유의 진한 맛이 착착 붙는다. 주간 정책정보지 <공감> BF 문화 한걸음 여행지에서 얻는 새로운 기쁨 ○ 고양이 여행 리포트 도도한 길냥이 나나에게 선택된 집사 사토루의 우정을 담은 영화입니다. 나나를 맡아줄 적임자를 찾기 위해 둘은 이별여행을 떠나고, 이곳에서 첫사랑, 옛 친구, 그리고 가족들과의 추억을 찾습니다. 사랑하는 고양이와 함께 소중한 사람들을 만나는 근사한 여정 속에서 사토루와 나나는 마지막으로 어떤 풍경을 볼까요? 눈 덮인 후지산과 바닷가, 유채꽃밭이 어우러진 풍경이 단연 돋보이는 영화입니다. 반려동물을 진심으로 대하고 책임지려는 마음이 훈훈한 감동을 줍니다. “내 마지막 고양이가 너라서 참 좋았어”라는 말과 함께 나나와 사토루는 이별하는데, 관객들은 ‘만일 내가 세상을 떠난다면 반려동물은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에 빠질 겁니다. 길고양이가 되어서라도 본래 주인 곁에 있고 싶어 하고, 주인이 세상을 떠난 후에도 주인을 기억하는 고양이 모습에 코가 시큰해집니다. 정보 - 2018/일본/극영화/장편/119분/전체관람가 - 감독: 미키 코이치로 - 출연: 후쿠시 소우타, 타카하타 미츠키 배리어프리버전 - 연출: 육상효 - 내레이션: 신온유(성우) - 제작지원: 효성그룹 ○ 커다랗고 커다랗고 커다란 배 늘 햇살이 밝게 빛나고 주민 모두가 행복한 도시 써니타운. 이곳 시민들의 좋은 친구 JB 시장님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낚시하던 미쵸는 편지가 든 병을 발견합니다. 놀랍게도 병 속에 든 것은 ‘신비의 섬’으로 자신을 구하러 와 달라는 시장님의 편지! 함께 들어 있던 씨앗은 하룻밤 새 거대한 배로 자라납니다. 긴급 호출된 글루코스 박사님은 레이저와 뚫어뻥을 이용해 배를 새 집으로 만드는데, 갑자기 등장한 트위그 부시장의 트집으로 배는 바다에 풍덩 빠지고 맙니다. 써니타운의 시장 자리를 차지하려는 트위그 부시장을 막고, JB 시장님을 구하기 위해 미쵸와 세바스찬, 글루코스 박사님은 함께 커다란 배를 타고 신비의 섬으로 향합니다. 먹는 배로 배를 만들었다는 설정도 재미있고, 신비의 섬으로 향하는 과정에서 만나는 해적과 무시무시한 용도 눈을 즐겁게 합니다. 정보 - 2017/덴마크/애니메이션/장편/77분/전체관람가 - 감독: 필리프 에인스테인 리프스키 외 배리어프리버전 - 연출: 정하린 - 내레이션: 오하늬 ○ 남매의 여름밤 방학 동안, 아빠와 함께 할아버지 집에서 지내게 된 남매 옥주와 동주. 2층 양옥집에서의 여름이 시작되고 한동안 못 만났던 고모까지 합세하면서 기억에 남을 온 가족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이 영화에서는 2층 양옥집이 큰 역할을 합니다. 언제든 나를 지켜줄 뿌리 같은 느낌이랄까요? 할아버지를 요양원으로 모시고 집을 팔자는 장면에서 옥주가 “그것을 왜 우리끼리 결정해? 왜 할아버지에게 묻지도 않고 집을 팔아?”라고 묻는데, 어른으로서 깊은 반성을 하게 됩니다. 시끄러운 매미 소리, 쨍쨍한 햇볕 아래 널린 빨래, 잘 여문 토마토, 오래된 자전거, 삐그덕 소리가 나는 계단, 넓은 평상…. 이 영화 속 여름 풍경을 보면서 어린 시절 외갓집에서 여름 휴가를 보냈던 게 떠올랐습니다. 조금은 불편하지만 너무나 즐거웠던 여름밤 말입니다. 정보 - 2019/한국/극영화/장편/104분/전체관람가 - 감독: 윤단비 - 출연: 최정운, 양흥주, 박현영, 박승준, 김상동 배리어프리버전 - 연출: 윤단비 - 내레이션: 박정민 - 제작지원: 효성그룹 김수정 기자 생활과 건강 뇌종양의 최신 치료 - 방사선 수술 및 정위적 방사선 치료 의학의 발달과 함께 건강 유지, 수명 연장 등으로 암 환자의 생존율이 높아졌습니다. 치료의 개념도 완치 혹은 근치를 목표로 하면서 병의 재발이나 전이가 생긴 경우에도 일찍 발견하게 되고, 적절한 치료를 통하여 완화 치료가 가능하여 일상생활에도 지장이 없이 생명이 연장되고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치료 과정 중에 뇌로 전이가 되면 상당히 그 예후가 좋지 않습니다. 뇌종양은 양성종양과 악성종양으로, 그리고 원발성 종양과 전이성 종양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원칙적인 종양의 치료는 가능한 완전 적출을 목표로 일차 수술을 합니다. 그 후 병리학적 세포 검사를 통하여 종양을 양성, 악성, 전이성으로 분류하고 이차적으로 항암치료, 면역치료 그리고 방사선치료를 합니다. 뇌 양성종양은 뇌 기질 내에서 발생하는 뇌교종과 뇌 주위에서 발생하는 뇌수막종, 청신경종양, 뇌하수체종양이 대표적입니다. 뇌교종은 주위 정상조직과 경계가 불분명한 경우가 흔하므로 일차 가능한 범위에서 적출하고 방사선치료를 추가로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뇌수막종, 청신경종양, 뇌하수체종양은 종양의 위치와 주위 위험한 뇌 조직과의 경계가 분명하면 한 번에 적출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주위와 유착이 심하고 특히 뇌기저부에 침습이 동반되는 경우는 완전 적출이 어려우며 이런 남은 종양에 대해서는 방사선치료를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악성종양의 경우에는 앞서 기술한 대로 조직검사에서 유전자 검사를 추가로 하여 발현되는 유전자에 따라 적절한 항암제를 선택하거나 면역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방사선치료를 같이 하거나 혹은 단독으로 할 수도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뇌종양은 약물치료가 다른 신체 부위 종양 치료에 비해 다소 어렵습니다. 그 이유는 혈액뇌장벽이 있어서 치료 약물이 뇌혈관에서 뇌내로 통과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방사선치료가 선행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러나 수술 후 많은 분들이 항암치료보다 방사선치료를 더 두려워합니다. 방사선 노출로 인한 위험성으로 막연하게 방사선치료가 더 해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 방사선은 잘 조절하여 사용하면 우리의 건강을 위한 진단 및 치료에 아주 효과적입니다. 일명 광자로 일컫는 방사선은 우리 신체를 투과해 장기를 필름으로 찍기도 하고(방사선 촬영), 다량의 방사선 광자의 에너지를 집중해 이 에너지가 모이는 곳에서 종양을 파괴시키는 치료가 방사선치료인 것입니다. 과학 산업 기술의 눈부신 발달은 의료분야에도 많이 적용되어 왔습니다. 한 가지는 진단 의료장비의 발달로, 뇌자기공명장치의 분해능의 발달(7테슬라 기술)과 소프트웨어 기술 발달, 양전자단층촬영(PET CT)과 각종 동위원소 촬영 등은 암의 진단과 전이 등을 정확히 제공합니다. 또한 컴퓨터 기술 발달로 구현되는 3차원 의료영상기술의 발달은 예전에 보이지 않았던 병변을 발견할 수 있고 또 병변과 정상조직 분별이 용이하게 되어 진단영역을 넓혔습니다. 이러한 영상자료 데이터 처리 기술은 항법장치와 합해져서 수술 시뮬레이션을 가능하게 하며 실제로 수술 시 미세침습수술에 도움이 되어 최소한의 절개로 최대한 많은 종양을 적출하는 정밀 기술이 발달하게 되었습니다. 치료의료장비 분야에서는 방사선치료 장비가 놀라운 속도로 발달해왔습니다. 정상 신체조직의 손상은 최소화하면서 병변에는 충분한 양의 방사선을 조사함으로써 후유증이 거의 없는 치료방법으로 개선되었습니다. 특히 세기조절방사선치료기술은 종양의 모양과 두께에 따라 디자인된 방사선을 여러 방향에서 조사할 수 있게 되어 혁신적인 치료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또한 광자 외에 양성자 혹은 중성자를 이용하는 치료장비도 임상에 도입되어 과거 방사선치료에 내성을 보이던 암 치료에도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방사선수술이란 방사선을 한 번에 여러 방향에서 조사하여 마치 칼로 도려내듯이 종양만 치료한다는 개념입니다. 이 치료방법은 1960년대 중반 스웨덴에서 개발된 감마나이프에서 도입되었습니다. 이 장비는 코발트60이라는 동위원소를 사용하여 감마선을 한 곳에 집중하고 조사하여 종양 혹은 동정맥혈관기형 등을 치료합니다. 방사선을 원하는 모양으로 모아서 목표 종양에 조사하는 방법은 뇌정위적 방법을 이용한 것입니다. 뇌정위적 방법이란 뇌의 치료부위를 공간 좌표로 계산하여 정확한 치료부위를 선정하는 방법입니다. 원하는 에너지를 원하는 목표에 정확히 조사할 수 있습니다. 방사선치료의 근간은 라이낙 치료기로 오랜 기간 방사선치료에 이용되는 장비입니다. 앞서 언급된 세기조절방사선치료기술에 방사선수술에서 사용되는 뇌정위적 방법을 적용한 기술과 정확도를 확보하기 위해 로봇기술로 접목된 방사선치료장비가 노발리스티엑스입니다. 이 장비는 방사선조사 부위에 2.5mm의 얇은 멀티립 콜리메이터(방사선 빔 조절장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이용하여 종양과 정상조직의 경계를 분명히 하며 종양의 형태로 방사선 빔의 모양을 만들어 조사할 수 있어 감마나이프보다 종양 모양에 딱 맞추어서 치료할 수 있습니다. 일명 테일러드 치료기라고 불립니다. 항암치료는 몸 전체에 약물이 작용하면 구토, 위약감, 식욕부진, 말초 신경염 등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뇌의 경우에는 뇌내로 항암제가 잘 투과하지 못해 약물치료 효과도 낮습니다. 전이된 종양을 외과적 수술로 제거하기에는 환자의 체력이 쇠진한 경우가 흔합니다. 방치하면 대부분의 경우 급격한 뇌부종이 동반되면서 약 3개월 정도 생명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더 이상의 망설임없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은 방사선수술 혹은 정위적 방사선치료입니다. 과거 전뇌방사선치료가 주였으나 최근에는 방사선수술이 대세입니다. 그 이유는 전이평가를 위해 뇌MRI 검사에서 증상 없이 조기에 종양이 발견되거나 혹은 두통, 구토, 마비증세가 동반된 후 발견되는 경우 모두 방사선수술은 아주 효과적인 치료 결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특이 종양이 여러 개이고 크기도 다양해 방사선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도 정위적 세기조절방사선치료를 이용하면 5~10회 이내의 치료로 종양을 잘 조절할 수 있습니다. 지난 7년간 본원에서 전이 뇌종양으로 치료한 결과에서도 방사선치료로 인한 부작용은 거의 없이 대부분 모두 치료가 잘 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환자들의 생존기간 동안에 발생한 뇌전이암도 잘 조절되었고 생존 여부는 대부분 원발성 종양의 치료와 연계되었습니다. 전이 뇌종양을 잘 치료하면 남은 기간 편안한 병상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이지요. 방사선치료 기술의 발달은 암 환자의 적극적 치료 도구로 훌륭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병변에 국한되어 치료해 부작용이 훨씬 적은 방사선치료는 암 치료를 일찍 포기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데 좋은 길을 열어 줄 것입니다. 김영수 교수(한양대학교병원 신경외과) 이상재의 클래식 뮤직 클래식 알고 들으면 더 좋습니다 - 낭만주의 2 모차르트, 하이든, 베토벤 등이 완성한 고전주의적 기틀 위에서 초기 낭만주의 작곡가들(멘델스존, 슈만, 베를리오즈, 쇼팽)이 새로운 음악 어법을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처럼, 중기 낭만주의(1850~1880) 작곡가들 역시 초기 낭만주의의 음악적 전통을 바탕으로 하여, 좀 더 진보한, 어떤 면에서는 완전히 새로운, 그러면서도 기본적으로는 낭만주의라는 큰 범주 안에 양식적으로 포함되는 변화를 모색했습니다. 중기 낭만주의의 여러 작곡가들 가운데 ‘바이마르 악파’라고 불리는 2명의 작곡가 리스트와 바그너는 작품이나 예술철학, 역사적 중요성에 의해 이 시기를 대표하는 음악가로 인정받고 있으므로, 그들의 예술 세계를 통해 중기 낭만주의의 양식적 특징을 살펴보려 합니다. 리스트는 쇼팽과 함께 피아노의 시인이라고 일컬어질 만큼, 훌륭한 피아노 연주자인 동시에 중기 낭만주의 음악 발전에 큰 영향을 끼친 작곡가입니다. 유럽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바이올린 연주자 파가니니의 연주를 듣고 “나는 피아노의 파가니니가 되겠다”라고 말하기도 했지요. 그는 놀라운 기교와 뛰어난 음악적 감성으로, 오늘날 할리우드 배우나 팝 스타처럼 유럽 상류층의 주목을 받았던 음악가였습니다. 빈에서 연주를 마치고 다음 연주지로 떠나는 리스트를 환송하기 위해 마차 행렬이 4마일이나 줄을 이었다는 기록은 그의 인기가 어떠했는가를 말해주는 일화입니다. 화려한 연주자로서, 위대한 작곡가로서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그는 노년에 신부가 되기 위해 수도원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음악가가 아닌 한 명의 사제로서 생을 마감하였습니다. 음악사적으로 리스트는 ‘교향시’(관현악으로 연주하는 단악장의 곡으로, 시적, 설화적, 철학적 내용이나, 산, 바다, 강 등의 아름다운 자연 풍경들을 소리로 묘사하는 표제음악, 음시라고도 함)라는 새로운 음악 장르를 개척하고, 관현악이라는 연주형태의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줌으로써 후기 낭만주의 작곡가들에게 크게 영향을 주었습니다. 리스트의 많은 작품들 중 피아노곡으로는 B단조 소나타, 파가니니 주제에 의한 연습곡집, 헝가리 광시곡 2, 6, 12 등을 그리고, 관현악 작품으로는 교향시 ‘전주곡’과 ‘타쏘, 비탄과 승리’ 등의 곡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특히 B단조 소나타와 교향시 ‘전주곡’은 두세 음에서 한두 소절에 불과한 몇 개의 짧은 동기들을 바탕으로 거대한 작품을 구축해 나가는 그의 탁월한 작곡 기법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음악에서 “구조의 미학”을 이야기할 때 자주 언급되는 수작입니다. ‘대가’라는 호칭이 늘 브람스의 이름 앞에 붙여졌던 것처럼, ‘천재’라는 말은 바그너의 이름과 함께 했습니다. 그러나 바그너는 모차르트나 멘델스존, 생상과 같은 신동은 아니었습니다. 바그너는 어릴 때 음악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나 재능이 없었으나, 15세 때 베토벤 교향곡의 연주를 듣고, 크게 감동하여 자신도 베토벤처럼 인간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을 쓰는 음악가가 되겠다고 결심하였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음악수업을 시작했습니다. 한 소년이 성장기에 체험한 어떤 예술적 감동이 얼마만큼의 무게로 그의 정신세계를 지배하고 또 변화시킬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바그너의 이후의 삶은 한마디로 ‘신화적’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는 “미래의 예술작품은 단순한 노래나 기악연주, 발레 등을 위한 단편적인 것이 아니라, 이 모든 것들이 시각예술, 극적 내용 등과 함께 어우러져 종합적으로 구현되는 예술이 되어야 할 것이다”라는 주장을 담고 있는 논문 ‘미래의 예술작품’을 비롯하여 수많은 저작들을 남겼습니다. 이러한 예술관에 바탕을 두고 쓴 악극들은 그 구성의 치밀함이나 규모 면에서 그때까지 음악에 대해 가지고 있던 많은 이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습니다. 12, 13세기의 유럽의 전설을 수집, 바그너 자신이 직접 대본을 써서 완성한 4부작 ‘니벨룽겐의 반지; 1부 라인의 황금, 2부 발퀴레, 3부 지그프리트, 4부 신들의 황혼’은 총 연주 시간이 16시간에 이르는 초대형의 악극입니다. 그는 이 거대한 작품에 통일성을 주기 위해 ‘라이트모티프’(지도동기)라는 작곡기법을 사용하였는데, 이는 작품 속의 주인공이나 특별한 장소, 물건, 심지어 주인공의 생각까지를 특정한 선율로 지시해 줌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작품의 내용과 흐름을 음악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해주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면, 제1부 라인의 황금의 앞부분에 나오는 황금을 지시하는 두 음으로 된 라이트모티프는 극 중의 어떤 인물이 그것에 대한 생각을 하고 있을 때, 관현악 파트에서 이 선율을 연주해 줌으로써 청중들은 음악을 통해 극중 인물이 생각하고 있는 황금을 눈으로 보는 것처럼 느낄 수 있습니다. 라이트모티프 기법과 함께 바그너가 후세의 음악가들에게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친 분야는 화성입니다. 그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극도로 확장된 반음계주의는 시트라우스와 말러를 거쳐 쇤베르크에 이르러 완전히 파괴되었고, 우리가 소위 ‘20세기 음악’이라고 부르는 현대음악으로의 발전에 주요 요소가 되었습니다. 그의 많은 작품들 가운데 특별히 감상을 위해 추천하고 싶은 곡은 ‘탄호이저’ 서곡,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서곡, ‘로엔그린’의 3막 전주곡,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전주곡 등입니다. ‘명가수’ 서곡의 웅장한 스케일과 ‘트리스탄’의 섬세한 색채를 비교해 감상한다면, 바그너 음악의 진수를 맛볼 수 있을 것입니다. 리스트와 바그너 외에도 낭만주의 중기에 뛰어난 작품을 남긴 많은 작곡가들이 있습니다. 그 누구보다도 베토벤의 전통을 계승하여 절대 음악의 정점을 보여준 브람스, 교향곡 작곡가인 브루크너, 프랑크 그리고, ‘동물의 사육제’로 우리에게 친근한 생상, 민족주의 작곡가인 체코의 스메타나와 러시아의 글린카 등이 그렇습니다. 이들의 작품 가운데 브람스의 4개의 교향곡과 바이올린 협주곡, 2중 협주곡, ‘대학축전 서곡’, 프랑크의 D단조 교향곡,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 등은 바그너의 악극과 견줄 수 있는 기악곡의 걸작들입니다. 여름은 어찌 보면 무거운 클래식 작품들을 조용히 앉아 감상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계절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바그너의 웅대한 오페라들과 리스트의 화려한, 아니 찬란한 피아노 음악, 그리고 브람스의 힘찬 교향악들은 여러분의 여름에 활기를 더해주리라 믿습니다. 이상재 교수(나사렛대학교) 살며 생각하며 우리 모두의 블루스 사람은 누구나 자기 뜻에 따라 선택하고 결정하며 살아갑니다. 마치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닌 자기 결정에 따라 ‘손끝으로 읽는 국정’을 찾아보거나 정기구독을 하듯이 말입니다. 일상에서 소소하게 하는 결정부터 생명이 걸린 중차대한 문제까지 다양하고 끊임없이 경험하는 것이 바로 자기결정의 순간입니다. 인간의 삶에서 자기결정이란 존엄성을 지키는 문제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 모두에게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자기결정이 발달장애인에게는 스스로 하기 어렵거나 불가능한 일로 여겨져 왔습니다. 누구와 어디서 살 것인지부터 직업 선택 등 자기 삶 안에서 일어나고 있는 모든 문제에 대한 결정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거나 배제돼 온 것입니다. 이는 발달장애인의 꿈과 희망을 빼앗았고, 인간답게 살아갈 기회조차 무시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보호라는 명목으로 선택의 기회를 잃은 수많은 발달장애인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가족의 곁이 아닌 대규모 시설에서 살아야 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연애하고 결혼해서 새로운 가정을 꾸리는 희망 역시 금기시되어 왔습니다. 꿈과 희망은 그 자체만으로 행복이 될 수 있기에, 희망 없이 산다는 것은 어쩌면 최고의 공포이자 최악의 상황일 겁니다.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는 다양한 사람들의 달고 쓴 인생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그중에서도 발달장애를 가진 쌍둥이 언니와 비장애인 동생의 에피소드가 화제를 모았지요. 실제 다운증후군 장애를 가진 배우가 출연하면서 극의 사실감을 높였다는 호평이 줄을 이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들이 처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면서 그들이 겪은 상황과 입장에 대해 다시금 되짚는 계기를 만들었지요. 항상 동생을 그리워하고 함께 살기를 희망하는 언니 ‘영희’와 그런 언니를 받아들이기에는 현실의 무게가 버거웠던 동생 ‘영옥’. 영옥은 애써 영희의 마음을 외면하고 뿌리칩니다. “내가 영희 누나 보고 놀랐어. 근데 난 그럴 수 있죠. 다운증후군을 처음 보는데 놀랄 수 있죠. 그게 잘못됐다면 미안해요. 그런 장애가 있는 사람을 볼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학교, 집 어디에서도 배운 적이 없어요. 이런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 게 맞는 건지 몰랐다고요.” - 극 중 정준의 대사 영옥은 남자친구 정준에게까지 부담을 줄까 두려워 이별을 통보합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영희를 소개하지만 놀라서 말문이 막힌 정준의 모습에 내심 서운함을 느끼지요. 하지만 남정준은 자신이 놀란 이유는 다운증후군을 가진 사람을 처음 본 탓에 낯설어서 그랬을 뿐이며, 가족 중 장애인이 있다는 이유로 헤어지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합니다. 이후 영옥과 정준, 영희가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는데, 장애인을 비하하는 사람을 만나면서 그동안 쌓여 있던 설움이 폭발합니다. 최근 발달장애인 가정이 세상을 등지는 비극적인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습니다. 이에 대한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삭발식도 있었지요. 부모들은 “돌봄의 책임이 가족에게 고스란히 돌아오는 경우가 많아 힘에 부친다”며 “오죽했으면 자식보다 하루를 더 사는 것이 소원이겠느냐”고 말합니다. 그러면서도 가장 감당하기 힘든 건 사람들의 냉랭한 시선이라고 했습니다. 코로나19로 거리두기가 일상화되면서 만남과 소통이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이러다가 인간관계마저 선택사항이 되진 않을까 두렵습니다. 선택받고 걸러진 소수의 사람만이 친구가 되고, 가족이 되는 세상…. 상상만 해도 소름 끼치고 공포가 느껴집니다. 분명 장애인은 지금보다 더 고립되고, 외면받을 것이 분명합니다. 어느 직장인은 회식문화가 사라져 좋다고 하지만, 입사 후 한 번도 회식을 경험해 보지 못한 저와 같은 사람에게는 유일한 친목 도모 자리인 회식이 부럽기만 합니다. 저처럼 휠체어를 사용하는 사람을 처음 본 동료들은 분명 어색함을 느꼈거나 도와줄 방법이 궁금했을 겁니다. 칸막이 틈 사이로 수줍게 건네는 인사가 전부인 상황에서 마음의 거리를 좀처럼 좁히기 어려웠을 테니까요.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가 다양하고 개성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어야 합니다. 장애를 그저 존재하는 다양함의 하나로 인정하고 바라보아야 합니다. 누구나 스스로의 삶을 선택하고 다양한 삶의 그림을 그려나가듯, 발달장애인도 일상의 다양한 활동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발달장애인이 더 이상 드라마 속 영희처럼 누군가를 그리워만 하며 외로운 일생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에서 마음껏 자신을 표현하며 자유로움을 만끽하기를 바랍니다. 최국화 앵커(KBS) 문화재 이야기 백자 철화매죽문 항아리 조선시대 백자 항아리로 높이 41.3㎝, 입지름 19㎝, 밑지름 21.5㎝의 크기이다. 입구 가장자리가 밖으로 말렸고, 목 부위의 경사면부터 풍만하게 벌어졌다가 서서히 좁아진 둥근 몸체의 항아리이다. 농담이 들어간 검은 안료로 목과 어깨 부분에 구름무늬와 꽃잎무늬를 돌렸고 아랫부분에는 연속된 파도무늬를 장식했다. 몸체의 한 면에는 대나무를, 다른 한 면에는 매화등걸을 각각 그려 넣었다. 유약은 푸르름이 감도는 유백색으로, 전면에 고르게 발라져 은은한 광택이 난다. 이러한 항아리의 형태는 16세기 분청사기에서 보이며, 특히 중국 명대의 항아리와 비슷하다. 어깨 부분과 아랫부분에 표현된 무늬는 17세기 전반기의 무늬로 계속 이어진다. 굽다리에는 모래받침을 받쳐 구운 흔적이 남아 있다. 매화, 대나무의 모양이나 밝은 유약색으로 보아 16세기 후반경 경기도 광주군 일대의 관음리 가마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매화와 대나무 그림은 솜씨가 뛰어나서 궁중화가가 그린 것으로 보인다. 이 항아리는 철화백자 항아리로서는 초기의 것으로, 당당하고 풍만한 모양새에 능숙한 솜씨로 매화와 대나무를 표현하여 문양과 형태가 잘 어울리는 우수한 작품이다. 차분한 빛과 안정감 있는 형태, 뛰어난 무늬의 필치 등으로 보아 사옹원 소속 관요에서 제작되었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