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읽는 국정 제173호 2022. 3 발행: 문화체육관광부 www.mcst.go.kr 발행인: 황희 발행일: 2022. 3. 1. 제작협력: (주)도서출판 점자 www.kbraille.net 문의: 02-3426-7212, 044-203-3016 음성 사서함: 02-2092-9000 (7511) 이 책자에 수록된 내용은 정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손끝으로 읽는 국정 차례 사람의 향기: 시각장애인용 점자 메뉴판·출력기 만든 ‘모어앤모어’ 4 알짬 정보: 3월 4일부터 열흘간 베이징동계패럴림픽 외 16 공감 정책: 순환경제로 탄소중립 뒷받침 무공해차 50만 시대 연다 25 공감 현장: 공공장소서 수어로 묻고 수어로 안내 받으세요 40 한국의 맛: 넌 오징어 게임? 난 오징어 튀김! 51 BF 문화 한걸음: 사랑이 싹트는 우리 61 생활과 건강: 과연 저염식은 건강식일까? 67 이상재의 클래식 뮤직: 에너지와 생동감이 살아 있는 ‘바로크 음악’ 75 살며 생각하며: 진정한 봄날 86 문화재 이야기: 전통어로방식 ‘어살’ 94 사람의 향기 시각장애인용 점자 메뉴판·출력기 만든 ‘모어앤모어’ - “시각장애인이 자유롭게 일상을 즐기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물리적·공간적 한계를 뛰어넘는 메타버스, 인공지능 시스템이 도입된 스피커 등 다양한 제품이 생겨난다. 하지만 시시각각 변화하는 삶 속에서도 시각장애인은 여전히 불편함을 느낀다. 점자 메뉴판이 없어서 도움 없이는 음식을 주문할 수 없고, 점자 표기가 없어서 구입해야 할 제품을 구별하기도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과연 없는 걸까?’ 송유빈(경희대학교 미디어학과), 박민희(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 두 동갑내기 친구는 함께 의문을 품었고, 그것은 스타트업 ‘모어앤모어’의 창업으로 이어졌다.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쓸 수 있는 ‘모두의 메뉴판’과 휴대용 점자 출력기 ‘점점더’를 통해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모어앤모어’를 만났다. Q. ‘모어앤모어’를 소개해 주세요. A. 작은 아이디어 하나로 시작된 모어앤모어는 경희대학교 캠퍼스타운 입주 스타트업입니다. 2021년 7월 창업했습니다. 우연히 유튜브를 통해 시각장애인이 약국에서 겪는 불편한 사례를 접하게 됐어요. 약 종류에 따라 복용 시간이 다른데도 약사가 시각장애인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건 봉투 끝을 접어주는 게 전부였지요. 일부 약 봉투에 찍힌 점자 또한 규격이 제각각이라 읽기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하루하루 눈부시게 발전하는 세상에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나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순간 ‘한글이나 입말을 점자로 번안하고 출력할 수 있는 기기가 있다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가 번뜩였죠. 연구 끝에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쓸 수 있는 ‘모두의 메뉴판’을 개발했습니다. 또 휴대용 점자 출력기 ‘점점더’를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Q. 어떤 제품인지 궁금합니다. A. 기존의 점자 메뉴판은 종이를 눌러 점자를 찍는 방식이기에 몇 번 쓰고 나면 점자가 뭉개지는 문제가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시각장애인 손님이 적다 보니 어느 순간 점자 메뉴판은 가게에서 사라지기 일쑤고요. 일반 메뉴판과 점자 메뉴판을 합친 새로운 메뉴판을 디자인해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점자를 찍는 방식이 아닌 송진잉크를 덮어 씌우는 방식을 택해 점자가 뭉개지는 걸 방지했어요. 점자 출력기의 경우 이전 제품은 크고 무거워서 쉽게 점자를 찍어내기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크기를 휴대전화 정도로 줄이는 한편,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입말을 즉석으로 점자 번안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점자로 된 문장을 출력해 라벨지에 찍어내는 방식을 구현 중인데, 프로그래밍이나 출력기 사이즈를 맞추는 과정이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현재 전문 업체와 협력해 제품 구현 및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Q. 창업 과정이 만만치 않았겠습니다. A. 운 좋게도 교내 캠퍼스타운 창업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아 캠퍼스타운 내부 사무실에 입주할 수 있었습니다. 창업서울국제발명전시회에서 금상, 생활발명코리아에서 대통령상, 한국여성발명협회에서 특별상을 수상하면서 예산을 확보했습니다. 지난해에는 독일 뉘른베르크에서 열린 국제발명박람회에 출품해 은상을 수상했어요. 창업보육센터와 산학협력단의 지원이 있었기에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Q.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요? A. ‘과연 할 수 있을까’라며 걱정 어린 시선을 많이 보냈죠. 점자 출력기의 시장 조사 및 실효성 평가를 위해 100여 곳의 카페와 식당을 직접 찾아갔는데, 당시 대부분의 점주들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어요. “우리 가게에는 시각장애인이 안 온다”며 고개를 젓는 일도 많았죠. 사실은 시각장애인을 위한 서비스 여건이 원활하지 않기 때문에 시각장애인의 접근이 어려운 것인데 말이죠. 그래서 ‘일상에서의 점자 보급률을 높여 장애인식개선에 나서고 시각장애인의 접근성 확보를 위한 프로젝트도 진행하자’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점자 메뉴판을 만들겠다는 생각도 그때 했고요. UV인쇄 방식을 통해 점자의 훼손을 방지했고,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점묵자 통합형으로 제작했습니다. 점주들이 메뉴판을 구비하고 싶은 마음이 들도록 디자인에도 공을 들였습니다. Q. 지금은 반응이 뜨겁다고 들었습니다. A. 사업 취지에 공감하는 점주들이 많아졌어요. 카페나 식당뿐 아니라 네일숍, 왁싱숍에서도 메뉴판 제작 의뢰가 들어오기 시작했죠. ‘아메리카노’ 같은 단어만 점자로 찍다가 ‘레이저 제모’를 찍으니 느낌이 새롭더라고요. 시각장애인의 접근성이 조금은 향상됐다는 생각에 흐뭇합니다. 시각장애인 유튜버 원샷한솔이 ‘모두의 메뉴판’을 접한 뒤 방송으로 소개하자는 제안을 했는데, 그 일이 계기가 돼 많은 시각장애인이 모어앤모어 누리소통망(SNS)을 방문해 피드백을 줍니다. “메뉴를 하나하나 불러달라고 하기가 미안하고 민망해 매번 아메리카노만 주문했는데 모두의 메뉴판 덕분에 새로운 음료를 맛볼 수 있었다”고요. 점주들도 메뉴판에 대한 감상을 남기곤 해요. “시각장애인 손님이 오셨는데 모두의 메뉴판으로 편하게 주문받을 수 있었다”고요. 모어앤모어가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Q. ‘점점더’는 해외에서 더 인기라면서요? A. 해외 판로를 뚫기 위해 국제발명박람회에 참가했는데 좋은 성과가 나왔고, 뒤이어 유럽발명협회로부터 레오나르도 다 빈치 그랑프리상까지 수상하게 됐어요. 우리의 작은 아이디어가 국제사회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 순간이었죠. 유럽발명협회 관계자가 “대단한 아이디어다. 계속 도전정신을 갖고 발전하라”고 격려의 뜻을 전했고, 일부 관람객은 행사장까지 직접 찾아오는 등 감동적인 순간을 만끽했습니다. 배리어프리 제품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주목받고 대중적인 평가를 받습니다. 우리나라도 배리어프리 문화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만큼, 더 많은 배리어프리 제품이 나오리라 믿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A. 아직은 수익 모델이 정립되지 않아 아르바이트를 하며 직원들 월급을 주고 있어요. 학생 신분으로 학업과 일을 병행하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만두겠다는 생각은 결코 해본 적이 없습니다. 이제 와 포기하면 더 나은 세상 만들자며 지은 회사 이름값도 못하는 셈이니까요. 앞으로 이루고 싶은 성과는 ‘점점더’의 시제품 완성 및 상용화입니다. ‘모두의 메뉴판’도 다양하고 많은 매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분발하겠습니다. 점자 환경이 잘 구축된 장소를 소개하는 맵 서비스로도 확장해 ‘점자 일상화 프로젝트’를 출판물 제작으로까지 연결하는 게 작은 꿈입니다. 김수정·신혜령 기자 알짬 정보 3월 4일부터 열흘간 베이징동계패럴림픽 외 01. 3월 4일부터 열흘간 베이징동계패럴림픽 베이징동계패럴림픽이 3월 4일부터 13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다. 이번 패럴림픽의 슬로건은 ‘Together For a Shared Future’로, ‘함께하는 미래를 위해 함께’라는 뜻이다. 마스코트는 전통 초롱 모양을 한 ‘쉐룽룽’으로 중국어로 포용, 관용, 온화, 융합 등을 상징한다. 우리나라는 6개 종목(알파인스키, 바이애슬론, 스노보드, 크로스컨트리스키, 휠체어컬링, 아이스하키)에서 출전권을 획득했다. 평창동계패럴림픽에서는 금메달 1개, 동메달 2개를 획득해 공동 16위를 기록한 바 있다.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은 “스포츠 명장면은 메달이 아닌 최선을 다한 순간”이라며 “장애인 선수를 통해 우리 국민이 선한 영향력과 희망을 얻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02-3434-4500 02. 4월부터 8세 미만까지 월 10만 원 아동수당 오는 4월부터 아동수당 지급 연령이 현행 만 7세 미만에서 만 8세 미만까지 확대 시행된다. 이에 따라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9일부터 3월 31일까지 사전신청 및 자료 정비 기간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 아동수당을 받은 적이 없다면 이 기간 동안 주민센터나 복지로(www.bokjiro.go.kr)에서 신청하면 된다. 특히 2014년 2월에서 2014년 4월생 아동은 오는 3월 31일까지 신청하지 않으면 만 8세 이상이 되어 수급자격이 없어지므로 기간 내 반드시 신청해야 한다. 아동수당 지급 연령 확대에 따라 2014년 2월생부터 2015년 3월생 아동은 수당을 받게 되는데, 해당 아동은 올해 1월분부터 소급해 받을 수 있다. 아울러 기존에 아동수당을 받다가 만 7세 생일이 도래해 지급이 중단되었던 아동은 개정 ‘아동수당법’상 신청한 것으로 간주돼 다시 신청하지 않아도 아동수당을 지급한다. 다만, 보호자나 지급계좌 등이 신청 당시와 달라진 경우 자료 정비 기간에 해당 아동의 주민등록상 주소지 관할 읍면동 주민센터 담당자에게 연락해 지급계좌 등 정보를 수정해야 한다. 만약 그동안 신청한 적이 없다면 이번 기간 내에 직접 신청해야 아동수당을 받을 수 있는데, 이 기간 이후에도 상시 신청은 가능하나 이후에 신청하면 올해 1월분부터 소급 지급은 되지 않는다. 신청은 아동의 주민등록상 주소지 읍면동 주민센터와 복지로 누리집으로, 부모만 온라인 신청이 가능하고 부모가 아닌 조부모나 아동복지시설장 등은 직접 방문해야 한다. 문의 044-202-3429 03. ‘연 9%대 금리 수준 적금 효과’ 청년희망적금 출시 매월 50만 원 한도 내에서 2년간 적금을 넣으면 최대 36만 원의 저축장려금을 더 주는 청년희망적금이 11개 은행에서 정식 출시됐다. 11개 은행은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기업·부산·대구·광주·전북·제주은행 등이다. SC제일은행은 오는 6월께 출시할 예정이다. 청년희망적금은 적금 가입일 기준 만 19세 이상 만 34세 이하 청년을 대상으로 직전 과세기간(2021년 1~12월)의 총 급여 3,600만원(종합소득금액 2,600만원) 이하면 가입할 수 있다. 다만, 직전 3개년도 중 1회 이상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가입이 제한된다. 직전 과세기간(2021년 1~12월)의 소득이 확정되기 이전까지는 전전 연도(2020년 1~12월) 소득으로 개인소득 요건 및 가입가능 여부를 판단한다. 청년희망적금은 매월 50만 원 한도에서 자유롭게 납일할 수 있는 적금상품으로 만기는 2년이다. 만기까지 납입하는 경우 시중이자에 더해 저축장려금을 추가로 지원(예산으로 지원) 받을 수 있다. 저축장려금은 1년 차 납입액의 2%, 2년 차 납입액의 4%만큼 지원된다. 이자소득에 대한 이자소득세(세율 14%), 농어촌특별세(세율 1.4%)는 과세되지 않는다. 문의 02-2100-1687, 02-2128-8216 04. 장애인연금 기초급여 2.5% 인상 올해 장애인연금 수급자들은 지난해보다 7,500원 인상된 기초급여 30만 7,500원을 받는다. 보건복지부는 올해부터 기초급여가 인상돼 만 18세 이상 중증장애인 중 소득 하위 70% 이하 약 27만 6,000여 명이 부가급여(월 최대 8만 원)를 포함해 월 최대 38만 7,500원의 장애인연금을 받는다고 밝혔다. 장애인연금은 장애로 생활이 어려워진 중증장애인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을 위한 제도다. 근로능력 상실에 따른 소득감소 보전을 위한 기초급여와 장애로 인한 추가보전 비용인 부가급여(2만~8만 원)를 더해 지급된다. 65세 이상이 되면 기초급여가 기초연금으로 전환되고, 부가급여는 이전과 같이 받는다. 올해 장애인연금 선정기준액은 지난해와 같다. 단독가구 기준 월 122만 원, 부부가구 기준 월 195만 2,000원이다. 선정기준액은 소득·재산, 생활실태, 물가상승률 등을 고려해 복지부 장관이 정해 고시하는 금액으로, 소득 하위 70% 수준을 판단하는 기준선이다. 지난해 장애인연금을 받은 사람은 37만 1,413명(수급률 71.6%)이었다. 문의 129 김수정 기자 공감 정책 순환경제로 탄소중립 뒷받침 무공해차 50만 시대 연다 - 2022년 주요 탄소중립 정책 A씨는 일상에서 탄소중립을 실천하면서 경제적 혜택도 챙기고 있다. 집에서는 에너지 절약을 통해 현금처럼 쓸 수 있는 탄소포인트를 쌓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주행거리 절감량만큼 탄소포인트를 모은다. 올해부터는 탄소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 늘어났다. 마트에서 종이영수증 대신 전자영수증을 받자 포인트가 쌓였다. 샴푸와 세제를 구매할 때 빈 용기를 들고 리필스테이션에 가서 채워도 포인트가 모였다. 올해 정부는 다회용기를 쓰거나 친환경차를 빌리면 점수가 쌓이는 ‘탄소중립 실천포인트제’를 새로 만드는 등 탄소중립 방안을 본격적으로 이행한다. 산업·금융·도시의 녹색전환 지원과 수상태양광, 폐자원 에너지, 무공해차 보급 등 환경 분야에서 선도적으로 탄소 감축을 추진할 방침이다. 한정애 환경부 장관은 “2022년은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상향을 본격 이행하는 중요한 해”라며 “탄소중립과 친환경 사회를 향한 발걸음이 이어지도록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사회·경제구조의 탄소중립 전환 정부는 먼저 사회·경제구조의 탄소중립 전환을 전방위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 사업장 98곳에 탄소중립 설비를 지원하고 스마트 생태 공장으로 전환하도록 60곳을 지원하기로 했다. 연간 200억 원 규모의 정책펀드가 투입되고 대출금리를 보전해주는 녹색정책금융 이차보전 사업에 5조 원 규모의 재원을 조달하는 등 산업계의 녹색전환을 지원하고 이를 이끌 녹색 유망기업을 육성한다. 올해부터 중소기업의 감축 활동 지원과 재생에너지 생산전력 구매를 배출권거래제 감축 실적으로 인정하고 외부 감축 인정 등 대기업·중소기업 상생 프로그램을 운영해 저탄소 산업생태계 구축을 지원한다. 자원화, 기후 컨설팅 등 기후테크 유망기업에 대해 2,500억 원 규모의 전용 융자와 창업·상용화를 지원한다. 금융계와 협업해 저탄소 산업과 기술 투자도 촉진한다. 녹색금융을 활성화하고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마련한 가이드라인인 ‘한국형 녹색분류체계(K-택소노미)’를 채권과 프로젝트파이낸싱 등 사업 단위 금융상품에 시범 적용하고 녹색채권 외부 검토 비용을 지원하는 등 금융권의 녹색투자를 유도한다. 환경정보공개 대상을 늘리고 금융 공시와 환경정보공개 간 연계성을 높이는 한편 올 하반기까지 공신력 있는 환경성 평가 기준을 확립한다. 아울러 탄소중립에 앞장서는 ‘탄소중립 그린도시’를 시범 선정한다. 3월 말까지 신청을 받은 뒤 서면·현장·발표 평가를 거쳐 탄소중립 선도 여건을 만족하고 혁신적인 사업계획을 제안한 지방자치단체 두 곳을 4월 말 선정할 예정이다. 지자체의 탄소배출 진단을 토대로 재생에너지 전환, 흡수원 확대, 자원순환 촉진 등 공간적 특성에 맞는 온실가스 감축 전략을 종합 적용해 생활 속에서 체감할 수 있는 탄소중립 본보기 도시를 조성하게 된다. - 가정·지역의 생활실천문화 정착 정부는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생활실천문화 정착에도 나선다. 전자영수증이나 화장품 등의 리필스테이션, 다회용기를 이용하고 친환경차를 빌리거나 친환경 상품 등을 살 때 현금화할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하는 ‘탄소중립 실천포인트제’ 신설과 새마을운동중앙회 등 풀뿌리 조직과 협업한 연중 홍보로 범국민 탄소중립 생활실천문화를 정착시킨다. 생애주기별로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교육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국가 교육 과정에도 탄소중립 내용을 반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17개 시·도별 탄소중립지원센터를 지정·운영하고 지자체별 탄소중립계획 수립을 지원하는 등 지자체의 탄소중립 역량을 강화하고 이행을 돕는다. 지역의 온실가스 배출 통계와 산정 방식을 지원하고 올해부터 2024년까지 ‘탄소중립 정책·정보지원 통합플랫폼’을 구축해 상향식 탄소중립 이행 기반을 마련한다. 폐기물과 관련해서는 농산물·택배물 과대 포장 기준을 마련하고 생산·유통·소비 전 단계에 걸쳐 폐기물 감량을 추진한다. 폐기물 다량 배출 사업장 3,300곳에 대한 감량 지표를 신설하고 지난해 28억 원이었던 중소·중견기업 폐기물 감량 설비 지원을 올해 54억 원으로 늘린다. 오는 6월부터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를 시행하고 11월부터는 편의점·마트에서 비닐봉지 사용과 카페 등 식품접객업소에서 종이컵 사용을 금지한다. 투명 페트병 등 폐자원의 고부가가치 재활용도 확대한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페트 제조사 재생원료 사용 목표를 30%로 부여하고 올해는 폐자원을 연료·원료화하는 공공 열분해시설을 네 곳에 설치한다. 열분해유를 석유화학기업이 원료로 사용 가능하도록 올해 9월까지 재활용 유형을 신설한다. 오염과 이물질 섞임 등으로 물질이나 화학적 재활용이 어려운 경우에는 고형연료(SRF)로 활용하고 올해 하반기부터 소각시설의 열회수를 의무화한다. 제도적으로는 2050 탄소중립과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국가 탄소중립·녹색성장 전략(안)과 기본계획(안)을 이달 말까지 마련해 사회적 의견 수렴을 거쳐 심의·확정할 계획이다. 국가재정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편성·집행되도록 하는 ‘온실가스감축인지 예산제’를 올해부터 시범 운영하고 주요 계획과 개발사업의 기후 영향을 사전에 평가하는 ‘기후변화영향평가제도’를 9월부터 시행해 정부의 재정과 정책에 탄소중립을 뿌리내린다. - 잠재·기피 자원의 에너지화 정부는 환경 분야에서 선도적 탄소 감축·흡수로 2050 탄소중립 및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달성을 이끌기로 했다. 우선 잠재된 환경자원으로부터 재생에너지를 얻을 수 있도록 수열·수상태양광 보급을 늘린다. 강원도에 수열에너지 융복합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민간과 공공의 대형 건축물을 대상으로 보급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합천댐 수상태양광 우수 사례를 기반으로 주민참여형 모델을 확산해 안전성을 담보하면서 주민이 환영하는 재생에너지 생산을 늘린다. 그동안 지역의 골칫거리였던 가축분뇨, 음폐수, 하수 찌꺼기 등 유기성 폐자원을 탄소중립의 첨병으로 탈바꿈한다. 올해부터 유기성 폐자원을 통합해 바이오가스로 전환하는 통합바이오가스화시설 시범사업을 시작해 신규 네 곳에 설계비 12억 원을 지원하고 ‘유기성폐자원법’을 제정해 공공·민간 부문별 바이오가스 생산 의무화를 추진한다. 온실효과가 강한 메탄 배출을 2030년까지 2020년 대비 30% 줄이기로 ‘한국제메탄서약’ 이행에도 나선다. 음식물 쓰레기는 무선인식 배출시스템 확대와 식품 소비기한 표시제를 시행해 감량하고 퇴비화 금지에 대비해 에너지화를 확대한다. 폐기물 매립지에 가스 포집 설비를 운영하고 노후화한 비위생 매립지 세 곳을 올해 재정비한다. 탄소흡수원에 대한 통합관리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산림·습지 등 흡수원 관리에 필요한 ‘토지이용변화지도’를 2024년까지 마련하고 흡수 기능 증진을 위해 보호지역 안에 훼손된 곳을 복원한다. 핵심 탄소배출원 가운데 하나인 수송부문의 탄소중립 가속화를 위해 과감한 무공해차 보급을 추진해 2022년 50만 대 시대를 연다. - 메탄 감축과 탄소 흡수 확대 자동차 제작사의 무공해차 보급 목표를 지난해 4~10%에서 올해 8~12%로 상향한다. 보급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면 기여금을 부과하는 ‘보급 기여금’ 제도의 내년 시행을 앞두고 올해 세부방안을 마련해 공급을 촉진하기로 했다. 고성능·대중형 차량이 확산되도록 보조금 상한액을 6,000만 원에서 5,500만 원으로 조정하고 제작사의 차량 가격 인하를 유도하기 위한 혜택을 도입하는 등 재정지원체계도 더욱 실효성 있게 개편한다. 전기차 충전기는 대량자료를 활용해 주요 교통 거점과 생활권에 우선 구축한다. 지역별 특화구역 지정 등으로 핵심 수요지를 중심으로 올해 안에 16만 기까지 늘린다. 수소충전소는 전략적 배치계획 연계와 선제적 행정지원 등을 통해 310기를 전국적으로 균형 있게 설치한다. 전기화물차의 상차 시간을 활용해 무선으로 충전하는 기술과 전기 이륜차의 배터리 교환형 충전소 150곳 구축 등 신기술 실증도 병행한다. 특히 무공해차 전용 구역인 ‘내연차 프리존’을 지정하기 위한 운영 방안을 올해 안에 마련하기로 했다. 제주도나 국립공원 등 지역 상징성과 대국민 홍보 효과가 높은 곳을 내연기관 자동차가 없는 곳으로 지정하고 해당 지역에 보조금·기반시설을 추가 지원하거나 무공해 대중교통체계를 구축해나가기로 했다. 2023~2024년에는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2025년부터 단계적으로 늘려간다는 방침이다. 주간 정책정보지 <공감> 공감 현장 공공장소서 수어로 묻고 수어로 안내 받으세요 민원인이 일반 거울 같은 모습의 안내시스템 앞에 서면 화면 안에 캐릭터가 등장한다. 정보 안내는 ‘수어 안내’와 ‘음성 안내’로 나뉘어 있다. 수어 안내를 선택한 뒤 원하는 메뉴를 누르거나 수어로 표현하면 화면 속 캐릭터가 해당 정보에 관해 수어로 설명해준다. 문자 해독에 불편을 느끼던 청각장애인이 자신의 언어인 수어로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동안 공공시설 등에 설치된 무인 안내시스템이 문자 기반 안내였던 데 반해 수어 동작 인식 안내시스템이 보급되면서 장애인 정보 격차가 다소 줄어들고 있다. 대전광역시는 2021년 초 인공지능(AI) 기반 수어 동작인식기술이 적용된 민원안내시스템(누리뷰)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시작했다. 누리뷰는 인공지능이 탑재된 무인정보단말기로, 대전시의 민원·시책 정보와 주요 지하철역 정보를 시·청각장애인의 특성에 맞춰 제공한다. 대전시청 4곳과 지하철역 2곳에 설치해 민원 정보 4개 분야, 여권 정보 6개 분야, 복지 정보 3개 분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청사 안내, 비상시 대피 요령은 물론 지하철역 안내 및 출발·도착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 대전시 수어 민원안내시스템 ‘누리뷰’ 누리뷰는 시·청각장애인이 음성 또는 수어로 민원 정보를 문의하면 음성 또는 3차원 수어 영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단말기 화면을 직접 터치하는 방식도 가능해 장애인이나 비장애인 모두 이용할 수 있다. 휠체어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해 화면 높이를 조절하는 첨단기술도 적용됐다. 동반자 없이도 장애 유형별로 맞춤형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인공지능을 활용한 음성·수어 안내시스템으로 안내·상담 업무를 줄일 수 있다. 이 밖에도 인공지능기술을 통해 안면 인식·추적으로 비접촉식 체온 측정이 가능하고 상세 답변 정보는 정보무늬(QR코드)를 통해 모바일 ‘누리봇’ 챗봇(대화로봇) 서비스로 연계해 받아볼 수 있다. 누리뷰는 현재 900단어 정도 학습한 상태로, 민원 사례가 많아질수록 더 많은 단어를 학습해 이용자 편의도 높아질 전망이다. 대전시는 청각장애인이 시·구청 누리집에 접속했을 때 수어로 된 영상 서비스가 없어 불편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자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 멀틱스와 함께 수어 동작 인식 민원안내시스템 보급에 나섰다. 멀틱스는 2018년 한국수어 솔루션 개발을 시작해 동작인식기술 개발, 한국수어 DB 구축 등 기반을 다져 왔으며, 행정안전부 2020년 첨단 정보기술 활용 공공서비스 지원사업에 최종 선정된 바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공공시설에 설치된 기존 무인안내시스템은 문자를 기반으로 안내하기 때문에 시·청각장애인이 이용하기 어려웠다”며 “특히 수어를 일상어로 사용하는 청각장애인의 경우 문자를 해독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개발 배경을 설명했다. 누리뷰는 2021년 6월 조달청이 주관하는 ‘2021 혁신 시제품’으로 지정돼 다른 공공기관으로 확산도 예상된다. 혁신 시제품은 조달청에서 공공서비스 개선에 적용할 상용화 전 혁신 제품을 제안받아 공공성, 사회적 가치, 혁신성과 시장성 등을 평가해 지정한 제품이다. 혁신 시제품으로 지정되면 지정기간(3년) 동안 공공기관이 직접 수의계약으로 구매할 수 있으며 조달청 시범 구매 대상이 된다. 대전시는 또 각종 재난과 관련한 예보와 경보, 응급대응 요령을 알리는 긴급재난문자에 수어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의 긴급재난 수어 동영상은 단어를 애니메이션 동작으로 바꿔 데이터베이스(DB)에 저장하고,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될 경우 데이터베이스의 애니메이션 동작이 동영상으로 자동 생성돼 전송되는 방식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누리뷰가 안내시스템이라면 올해는 더 나아가 취약계층을 위해 직접 민원 신청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라며 “수어로 쉽게 표현할 수 있는 민원 신청부터 단말기 형태로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어 동작을 인식하는 안내시스템은 김포국제공항에도 비치돼 있다. 한국공항공사와 한국전자기술연구원(KETI)이 공동으로 김포국제공항 국내선 청사에 수어인식기술이 적용된 안내시스템을 설치하고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 안내시스템 앞에 서면 웹카메라가 사용자의 손 모양을 인식해 공항 내부의 시설 등에 대한 간단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공항을 방문한 청각장애인이 공항을 쉽고 안전하게 이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청각장애인이 공항 이용 시 실제로 사용하는 언어를 수집해 인공지능(AI) 수어 인식 모델에 적용했고 고가의 카메라 장비 대신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웹카메라만으로도 사용자의 동작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수어를 해석할 수 있도록 했다. - 수어방송 의무화 비율 7%로 올릴 계획 문화재청은 청각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차별 없이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경복궁 청각장애인 대상 관람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경복궁 청각장애인 대상 관람서비스는 경복궁 안내실에 비치된 수어해설 전용 홍보물에 탑재된 정보무늬(QR코드)를 휴대전화로 인식시키면 펼쳐지는 수어해설영상을 보면서 번호를 따라 청각장애인 스스로 주요 전각을 손쉽게 찾아다니도록 만든 관람 편의 서비스다. 문화재청은 경복궁 수어해설영상을 제작해 지난해 1월 전산망에 올렸으며 정보무늬에 기반한 홍보물 제작과 비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2021년은 ‘한국수어의 날’이 법정기념일이 된 첫 해다. 디지털전환 시대에 디지털정보 접근·활용 능력의 차이로 경제·사회적 불평등이 우려되면서 법·제도 개선과 정보 취약계층 요구 분석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디지털 포용정책이 필요해지고 있다. 정부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한국수어방송 편성 비율을 7% 이상으로 의무화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으로 꼽히는 영국 BBC의 수어방송 비율은 5%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21년 10월 12일 국무회의에서 발표한 ‘소외계층 미디어 포용 종합계획’을 통해 수어방송 의무화 비율을 현행 5%에서 7%로 높이겠다고 보고했다. 실시간 방송 외에 주문형비디오(VOD)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도 폐쇄자막(Closed Caption)과 화면해설, 수어 등을 의무화하는 방안이 함께 추진된다. 폐쇄자막은 청각장애인을 위해 실시간으로 모든 음성 내용을 문자로 방송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일반 방송 자막과 달리 시청자가 원하는 경우에만 화면에 문자가 나타난다. 주간 정책정보지 <공감> 한국의 맛 넌 오징어 게임? 난 오징어 튀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코로나19 대유행의 악몽 속에서도 지구촌 사람들은 대한민국발 오징어 게임이 전해준 초록색 트레이닝복과 달고나 열풍에 휩싸였다. 우리나라에선 식재료로써 오징어가 친숙하지만 외국에선 그 위상이 다르다. 아시아와 지중해 연안 몇몇 나라만 오징어를 먹는다. 전설에 바닷속 괴물로 등장하는 문어는 물론이고 오징엇과 연체동물(두족류) 전체를 징그러운 생물로 취급하는 문화권도 많다. 007 시리즈나 공상과학 영화에 단골로 등장하는 것이 초대형 문어나 오징어인 것도 그들이 평소 두족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유대인도 계율에 따라 비늘이 없는 오징어를 먹지 않는다. 반면 우리 한식에서 오징어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오징어는 오랜 세월 우리나라 사람과 함께한 어족 자원이다. 오징어의 길쭉한 몸통 속엔 근현대를 살아온 민초의 애환이 숨어들었다. 시원한 오징엇국으로 끼니를 챙겼고 오징어 데침은 소주 한잔과 함께 대폿집을 지켰다. 오징어 덮밥은 저렴한 분식집 점심 메뉴로 학생들과 함께했고 마른오징어는 사시사철 열차 안이나 영화관, 야구장 등에서 심심풀이 주전부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뿐인가. 오징어채는 도시락에서, 오징어 튀김은 노점 좌판에서 학생들의 든든한 먹거리가 됐다. 집에서도 반찬으로 더없이 활용도가 높다. 볶음에 조림에 무침, 불고기까지 다양한 맛을 낸다. 국민 식생활에서 따로 빼놓고 생각할 수 없는 해산물이 오징어인 것이다. 몇 년 전부터 품귀 현상을 빚어 ‘금징어’라 수년간 불렸던 오징어가 지난해부터는 어획 사정이 대폭 나아져 서민들의 식탁에 당당히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오징어는 훌륭한 단백질 공급원으로 우리나라 사람의 밥상을 책임진 중요 해양 식량자원이다. 문어, 낙지, 주꾸미는 팔완목(다리 8개)인데 반해 오징어, 한치, 꼴뚜기는 다리가 열 개인 십완목에 해당한다. 오징어는 세계 전역에 서식하고 있는데 길이 15m에 이르는 남극하트지느러미오징어, 10m가 넘는 대왕오징어, 2~3m짜리 훔볼트오징어 등 다양하다. 우리 동해에서 많이 잡히는 오징어는 살오징어로 피둥어꼴뚜기라 한다. 성체는 30cm에 이르며 몸통 길이 절반 정도의 다리 8개와 20cm 가까운 촉완 한 쌍을 지니고 있다. 보통 명태와 같은 한류성으로 잘못 알고 있지만 사실 난류성 어종이다. 낮에는 수심 깊은 곳에서 유영하며 밤에는 플랑크톤을 먹기 위해 수심 약 30m까지 올라온다. 이때 어화를 밝혀 낚시로 잡는다. 식용 오징어 대부분이 살오징어다. 갑오징어는 갑옷처럼 두른 뼈가 외투막에 숨어 있어 붙은 이름이다. 원래 오징어란 이름은 서해안에서 쉽게 볼 수 있던 갑오징어에 먼저 붙였다고 한다. 두툼하고 탄력 있는 육질과 담백한 맛으로 다양한 요리가 가능해 서남해안에선 고급 어종으로 친다. 괜히 ‘갑’이 아니다. 영화 <자산어보>에 등장하는 것도 갑오징어다. 조선시대 실학자 정약전은 <자산어보>에 갑오징어의 다양한 효능에 대해 적었다. 갑오징어 뼛가루를 상처에 뿌리면 피가 멎는다고 했다. 실제 지혈제로 쓰인다. 한치는 다리가 짧아 한치다. 다리가 한 치(약 3cm)에 불과하단 말인데 괜스레 점잖게 들린다. 원래 이름은 창오징어다. 제주에선 부드러운 한치를 오징어보다 값지게 취급한다. 식감이 더 차지고 쫀쫀하니 착 달라붙는다. 제주 속담 중에 “한치가 인절미면 오징어는 개떡”이라는 말도 있다. 제주 해역에는 귀한 무늬오징어도 있다. 흰오징어가 공식 명칭인데 낚시꾼들은 무늬오징어라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갓 낚으면 번질번질하고 얼룩한 무늬가 뚜렷하게 보이는데 죽고 나면 하얗게 변한다. 낚시꾼 입장에선 신선한 무늬오징어가 맞는 말이다. 오징어는 중량 대비 영양가가 우수하다. 일단 소화 흡수가 좋은 고급 단백질이 가득하며 피로 해소에 좋은 타우린과 비타민 E, 아연, 오메가-3 지방산(DHA, EPA)을 풍부하게 함유했다. 콜레스테롤이 많은 점을 제외하면 고단백 식품으로 닭가슴살 못지않다. 열량이 낮아 당뇨식으로 좋다. 오징어 먹물은 곧 사라지지만 오징어의 우수한 맛과 영양은 오래간다. 다만 오징어 자체가 명태처럼 연근해에서 사라질지도 모른다. 인간의 욕심 탓이다. 치어를 잡고 남획하면 우리를 떠난다. 제철 오징어의 맛을 떠올려보면 얼마나 소중한 자원인지 다시금 되새길 수 있다. ○ 서울의 유명 오징엇집 - 오징어풍경 서울 무교동 오징어 전문점이다. 활오징어를 채 썰지 않고 너붓너붓 잘라내 찰떡처럼 차진 식감이 좋다. 어항 속 살아 있는 오징어가 씹을수록 단맛을 낸다. 가늘게 썬 오징어 살을 마늘과 함께 튀겨낸 오징어마늘칩은 찾아보기 힘든 별미다. 촉촉한 오징어에 바삭한 마늘칩이 섞여 조화를 이룬다. 돼지고기와 함께 볶아 먹는 오징어불고기도 점심 식사로 많이 찾는다. - 향미 오징어가 매운맛을 만나 입맛을 살리는 것은 한식이나 중식이나 같은 원리다. 서울 연남동 화교 노포 향미의 메뉴 중 인기를 끄는 것이 바로 충칭오징어튀김이다. 충칭은 쓰촨성의 대도시. 매운 고추를 가늘게 썬 오징어와 함께 튀겨낸 음식이다. 홍고추와 풋고추, 청양고추 등 여러 가지 고추를 잘라 부각처럼 바싹하게 튀겨내 매운맛과 함께 달달한 맛을 낸다. - 원조 두꺼비집 불오징어 푸짐한 오징어볶음을 즐기러 찾는 곳. 이름은 불오징어지만 직화도 아니고 맵지도 않다. 미나리, 쑥갓, 부추 등 제철 채소 중 한 가지와 양배추를 철판에 가득 올려 볶아먹는다. 따로 육수를 넣지 않아도 양배추에서 나오는 달달한 물이 양념에 배어든다. 주간 정책정보지 <공감> BF 문화 한걸음 사랑이 싹트는 우리 ○ 달팽이의 별 “태초에 어둠과 적막이 있었다. 그 어둠과 적막은 신과 함께 있었고, ‘나’가 나타나자 ‘나’에게로 왔다.” 보이지 않는 눈과 들리지 않는 귀를 가졌기 때문에 마치 달팽이처럼 오직 촉각에만 의지해 아주 느린 삶을 사는 영찬 씨. 영찬 씨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라고 생각하는 순호 씨는 척추장애로 조금 작은 몸집을 가졌지만, 영찬 씨를 세상 밖으로 이끌어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 생명줄 같은 역할을 합니다. 가장 값진 것을 보기 위해 잠시 눈을 감고 가장 참된 것을 듣기 위해 잠시 귀를 닫은 적이 있나요. 가장 진실한 말을 하기 위해 잠시 침묵 속에서 기다려 본 적이 있나요. 오늘도, 내일도, 언제까지나, 우주에서 가장 빛나는 두 사람의 사랑이 담긴 영화입니다. 제24회 암스테르담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장편부문 대상을 차지했습니다. 정보: 2012/한국/다큐멘터리/장편/85분/전체관람가/감독 이승준/출연 조영찬, 김순호 배리어프리 버전: 연출 이승준/내레이션 김창완(뮤지션) ○ 타인의 친절 모두가 꿈을 안고 찾아오지만 누구나 길을 잃을 수 있는 곳, 미국 뉴욕이 영화의 배경입니다. 응급실 간호사이면서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는 앨리스, 두 아들과 함께 폭력적인 남편으로부터 도망친 클라라,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로 기소된 마크, 마크의 변호사인 존 피터, 재능이라고는 하나도 없어 보이는 제프, 뉴욕 토박이지만 식당 운영을 위해 러시아 억양을 억지로 쓰는 티모피가 주요 인물이지요. 영화에서 여섯 사람은 타인의 도움을 기꺼이 받거나, 친절함에 의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든 이들은 가족보다 더 가까운 사이가 되죠. ‘삶을 살아가는 한, 우리에게는 기대고 의지할 수밖에 없는 타인이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정보: 2018/영국/극영화/장편/115분/12세 이상 관람가/감독 론 쉐르픽/출연 조 카잔, 타하르 라힘, 빌 나이 배리어프리 버전: 연출 강대규/내레이션 장나라/제작지원 현대중공업그룹1%나눔재단 ○ 소나기 황순원의 소설 ‘소나기’가 원작인 애니메이션입니다. 매일같이 개울가에 나와 징검다리 한가운데서 놀고 있는 소녀가 있습니다. 수줍은 소년은 소녀에게 비켜 달라 말 한마디 건네지 못한 채 그렇게 며칠을 서성이지요. 두 사람은 갑작스러운 소나기에 함께 비를 피하다 가까워지지만, 소녀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납니다. 소나기라는 단어에서 볼 수 있듯이, 첫사랑에 담긴 아련한 기억이 떠오르는 영화입니다. 개울물 흐르는 소리, 소가 우는 소리, 새가 지저귀는 소리, 비 내리는 소리…. 아름다운 자연의 소리가 애니메이션을 가득 채웁니다. 정보: 2017/한국/애니메이션/장편/48분/전체관람가/감독 안재훈/목소리 출연 노강민, 신은수, 장원영 배리어프리 버전: 연출 안재훈/내레이션 변요한 생활과 건강 과연 저염식은 건강식일까? - 저염식이 필요한 사람 VS 독이 되는 사람 소금은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한다. 문명의 발달로 농경사회가 되기 전 인류는 수렵을 통한 육류가 주요 먹거리였다. 인류는 육식을 통해 자연스럽게 소금을 보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농경사회가 시작되면서 곡물 위주의 식생활을 하게 됐고, 소금 섭취도 부족하게 됐다. 이후 소금은 인류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이 됐다. 과거에는 소금이 아주 귀해 ‘하얀 금’이라 불렸으며, 인류 역사에 많은 이야기를 남겼다. 이러한 흔적은 지금도 지명, 단어, 음식 등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우리가 흔히 월급을 영어로 ‘salary’라 하는데 이는 ‘병사에게 주는 소금 돈’이란 뜻의 라틴어 ‘salarium’에서 유래한다. 문명의 발달은 소금의 생산량을 급격하게 증가시켰다. 그런데 과거에 매우 귀한 대접을 받던 소금은 대량 생산 이후에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 몸에 꼭 필요한 물질인 소금은 무조건 적게 먹는 것만이 우리 건강에 이로운 것일까? 이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소금이 우리 건강에 해로운 이유 소금의 주성분은 염화나트륨(NaCl)이다. 나트륨은 혈관 속으로 수분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소금을 과잉 섭취하면 혈액 내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면서 혈관 속으로 수분을 끌어들이게 되고, 이로 인해 혈압이 올라간다. 결국 소금의 과잉 섭취는 고혈압을 유발한다. 소금의 과잉 섭취로 혈액의 양이 급격히 늘어나 발생된 고혈압은 뇌졸중, 심근경색 등을 유발한다. 심장의 기능이 떨어져 있는 심부전 환자가 소금을 과잉 섭취하면 혈액 양이 늘어나면서 심장에 많은 부담을 준다. 이는 혈관 주변 조직으로 수분을 내보내게 돼 전신에 부종을 유발하며, 특히 폐에 부종을 유발해 호흡곤란을 불러온다.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화 환자도 이와 비슷한 이유로 부종이 발생한다. 소금을 과잉 섭취하면 우리 몸의 나트륨 농도가 높아진다. 이에 대해 우리 몸은 넘쳐나는 나트륨을 소변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하려 한다. 이때 몸속에 있는 칼슘까지 소변을 통해 같이 빠져나간다. 이러한 칼슘은 주로 뼈에서 빠져나가기 때문에 골다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음식을 오랫동안 짜게 먹을 경우 위를 보호하는 점막을 자극하고 파괴해 위염이 발생한다. 이런 상태는 위암이 생기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발암 물질의 작용을 쉽게 해 위암 발생 위험을 높이게 된다. 소금의 짠맛은 과식을 유발하기 때문에 비만을 일으킨다. 또한 콩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이 소금을 과잉 섭취하면 수분과 나트륨을 조절하는 콩팥에 무리를 주게 돼 콩팥 기능이 더 나빠질 수 있다. 따라서 비만이 있거나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은 대사질환이 있는 사람들, 그리고 심부전, 만성콩팥병증, 간경화, 골다공증 등이 있는 사람들은 건강을 지키기 위해 소금을 조절해서 먹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 저염식이 우리 건강에 항상 이로울까? 소금이 건강에 이롭지 않다는 내용이 널리 퍼지면서 저염식 혹은 무염식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저염식이나 무염식이 우리 건강에 항상 이로운 것만은 아니다. 염분이 결핍되면 단기적으로 소화액의 분비가 잘 되지 않아 식욕이 떨어지고, 장기적으로는 전신무력, 권태, 불안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땀을 다량으로 흘려 우리 몸의 염분이 소실됐는데 적절한 염분을 섭취하지 않을 경우 현기증, 의식혼탁 등 육체적 혹은 정신적 기능 상실이 일어날 수 있다. 극단적인 저염식이나 무염식은 빈혈, 어지러움, 두통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부족한 짠맛을 단맛에서 찾는 경향이 생겨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은 우리 몸을 유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물질이다. 나트륨의 하루 권장 섭취량은 2,000mg 이하, 소금 양으로는 6g 이하다. 우리의 건강한 삶을 위해 평소 적정량의 소금을 섭취하는 식생활 습관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 박정환 교수(한양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이상재의 클래식 뮤직 에너지와 생동감이 살아 있는 ‘바로크 음악’ 전통적으로 서양의 음악 역사는 고대, 중세 및 현대의 3기로 크게 분류됩니다. 고대는 선사시대의 노동요와 제전음악으로부터 그리스, 로마시대의 모든 음악을 포함합니다. 중세는 약 1,000여 년에 이르는 기간 동안의 중세 종교음악과 세속 음악뿐 아니라 그 뒤를 이은 르네상스 시대의 음악까지 포함하지요. 넓은 의미의 현대음악은 1600년 이후에 발달한 시기 즉 바로크, 고전, 낭만, 그리고 20세기 음악을 말합니다. 이렇듯 기나긴 역사를 가진 음악이 음악학자들에 의해 활발하게 연구, 재생되고 있지만, 음악 애호가들이 감상하고 즐기는 음악은 현대음악에만 국한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여러분이 중세 시대의 음악을 듣는다면 음악의 시작과 끝을 예측하기 어렵고, 장단조의 느낌을 가질 수 없으며, 2박자 또는 3박자의 리듬을 감지하기 힘들고, 무언가 다른 세계의 음악 같다는 느낌을 받을 겁니다. 현대 이전의 음악은 음악의 3요소(선율, 리듬, 화성) 중 선율과 화성의 바탕이 되는 조성(한 옥타브 안의 음들이 배열되는 체계로 장조와 단조를 말함)이라는 것이 확립되지 않았고, 박자표와 마디 줄도 표준화되지 않았으니까요. 우리의 생활과 깊은 관련을 맺고 있는 음악, 예컨대 K-팝, 팝송, 동요, 가곡, 광고음악, 영화음악은 장단조의 현대적 조성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고전음악, 좀 더 정확하게 말해 예술 음악을 즐기고 감상하려는 사람들이 바로크 음악을 가장 오래된 서양의 음악 양식이라고 믿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닐 겁니다. ‘바로크’라는 말은 1600~1750년에 서유럽에서 발전했던 미술 양식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같은 시기의 음악 양식의 특징을 전·후 시대와 구별해 부르는 음악사적 용어로도 사용되지요. 이 단어는 포르투갈어 ‘Barroco(불규칙한 모양의 진주)’에 그 어원을 두고 있는데, 이 시대의 예술을 기괴하고 부자연스러우며 과장된 것으로 보았던 초기 예술사학자들이 이 용어를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바로크 예술의 우수성과 정밀함, 웅장하면서도 화려한 예술성이 증명되면서 초기의 부정적인 의미는 사라졌습니다. 이 시기 동안 문학에서는 세르반테스, 밀턴, 존 번연, 디포우 등이 활약했고, 과학에서는 갈릴레오와 뉴턴이 새로운 우주관에 입각한 이론을 발표했으며, 철학은 데카르트, 베이컨, 스피노자와 로크 등에 의해 또 한 번의 전환기를 맞았습니다. 미술 또한 루벤스와 렘브란트 등이 눈부신 작품을 남겼지요. 음악사적으로 바로크 시대는 50년 단위로 초기, 중기, 후기로 나뉘는데요, 후기 바로크에 와서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바로크 음악에서 자주 접하게 되는 작곡가로는 바흐, 헨델, 비발디 등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독일의 텔레만, 영국의 퍼셀, 그리고 이탈리아의 몬테베르디, 스카를랏티, 토렐리, 코렐리 등이 있어요. 150년이라는 기나긴 시간 동안 수많은 작곡가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작품을 남겼지만, 고전과 낭만 시대를 지나 20세기로 넘어오면서 많이 잊혔고, 10명이 채 되지 않는 작곡가들의 작품만이 폭넓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바로크를 대표하는 작품을 감상해보면 공통되는 여러 양식적 특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바흐의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중 빠른 악장과 헨델의 관현악조곡 ‘수상음악’ 중 빠른 악장 하나를 비교해볼까요. 일단 곡이 시작되면 한 악장 내내 끊임없이 계속되는 리듬 패턴, 큰 소리와 작은 소리의 대조가 두드러집니다. 또한 점점 커지거나 작아지거나 하는 악상의 변화가 없는 점, 중간 음역대의 소리가 특별히 주목할 만한 선율을 갖지 못한 점, 단지 가장 높은 멜로디 파트와 활발하게 움직이는 베이스 성부만이 두드러지는 성부 구조, 처음에 제시된 주제가 여러 가지 모양으로 되풀이되는 곡의 짜임새, 현란한 음색을 내는 높은 음역의 트럼펫 등도 특징입니다. 비발디의 합주협주곡 ‘사계’, 바흐의 관현악조곡 1-3, 텔레만과 코렐리의 실내악곡을 감상할 때에도 이러한 바로크적인 특징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바로크 음악에는 하프시코드라는 악기가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아주 맑고, 가늘고, 높고, 카랑카랑한 느낌을 주는 피아노 비슷한 악기의 음색을 자주 듣게 되는데 이것이 하프시코드입니다. 피아노가 현을 해머로 때려서 소리를 내는 반면 하프시코드는 기타나 하프처럼 현을 뜯어서 소리를 내도록 기계적으로 설계되어 있습니다. 바로크 시대는 ‘푸가의 시대’라고도 불립니다. 푸가는 곡을 써 나가는 방법인데요, 푸가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인 제시부를 살펴보면 주된 선율이 한 성부(주로 알토)에 나타나고, 이것이 다른 성부의 다른 음역으로 옮겨져 되풀이되는 동안 최초의 성부는 다른 선율을 연주합니다. 4성부 푸가의 경우 알토, 소프라노, 테너, 베이스가 모두 순차적으로 이 주제를 한 번씩 제시하면서 푸가의 제시부가 끝납니다. 수많은 푸가 중 감상을 권할 수 있는 작품으로는 바흐의 ‘토카타와 푸가 라단조’,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푸가의 기법’ 등이 있습니다. 오페라는 바로크가 탄생시킨 최고의 음악형식 중 하나입니다. 장르의 태동기였던 만큼 초기 작품 중에는 수준이 떨어지는 것들도 있지만, 1637년 대작곡가 몬테베르디의 탄생 70주년을 기념해 세계 최초로 베네치아에 오페라 극장이 생기면서 주옥같은 작품이 만들어졌습니다. 서양음악 역사상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작품의 하나라고 평가하는 퍼셀의 오페라 ‘다이도와 아에네아스’ 중 다이도의 아리아 ‘나 죽어 땅에 묻히면’, 헨델의 오페라 ‘세르세’ 중 ‘라르고’와 ‘리날도’ 중 ‘울게 하소서’를 대표적인 바로크 오페라 아리아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 외에도 오라토리오, 칸타타 등의 오페라와 유사한 음악극들이 있고, 기악곡의 형식으로는 변주곡의 갈래라 할 수 있는 파사칼리아, 샤콘느, 캐논 등이 있습니다. 바로크 음악은 대조가 분명하고 듣는 이에게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한편으로는 선율이 복잡하게 얽힌 대위법적인 작곡 기법 즉, 푸가 기법 때문에 머리가 아플 수도 있어요. 바흐나 헨델 같은 작곡가들이 교묘하게 짜 놓은 음악의 틀 안에서 이러한 세부적인 요소들을 찾아내어 분석하려면 오랜 노력과 학습이 필요할 것입니다. 음색의 현란함과 악상의 대조, 끊임없이 움직이는 역동적인 리듬 패턴과 화려한 기교들을 편안하게 즐겨 보십시오. 바로크 음악을 통해 크나큰 기쁨과 만족감, 넘치는 에너지와 생동감을 경험할 수 있을 겁니다. 이상재 교수(나사렛대학교) 살며 생각하며 진정한 봄날 꽃이 흩날리는 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찍어 올린 SNS 사진을 보면서 보내기에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계절이지요. 먹고 살아가야 한다는 이유로 허우적대기도 하지만 우리의 삶을 충만하게 해주는 ‘여분의 삶’을 외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저에게 여행은 최고의 여분의 삶이며 경험입니다. 반복된 일상에서 벗어나 온전히 스스로에게 집중하고 오감으로 세상을 경험하는 순간들이죠. 여행지에서 느끼는 신선한 자극은 삶의 긍정적 에너지가 됩니다. 제가 본격적으로 여행을 시작한 계기는 배리어프리 여행지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의 MC를 맡게 되면서부터입니다. 복지TV에서 국내 처음 시도한 프로그램이었어요. 이를 통해 저는 1년 가까이 전국 곳곳을 다니게 되었고, 어느덧 여행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프로그램이 종영된 이후로도 혼자서 이곳저곳을 다녔습니다. 가족들은 이런 저를 걱정하면서 여행을 만류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졌어요. “돌아올 때 선물을 잊지 말라”는 인사를 건넬 정도가 되었죠. 국내여행 위주로만 다니다가 해외여행에 대한 관심도 생겼습니다. 장애인 여행 관련 서적과 자료는 모조리 다 찾아볼 정도였지요. 스마트폰이 보급되기 전이라 지도를 펼쳐 두고 충분히 동선을 익혀놓아야 했습니다. 자칫하면 목적지를 찾기는커녕 엉뚱한 곳에서 길을 헤맬 수도 있으니까요. 지금이야 전 세계 어디에서도 길을 헤맬 걱정이 없으니 놀라운 발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몇 해 전 유럽 여행을 갔던 일이 떠오릅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도시는 런던이었습니다. 빅벤, 길거리의 멋진 영국 신사보다도 먼저 저를 놀라게 한 건 런던의 버스였습니다. 누구나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는 저상버스였거든요. 런던을 여행하는 동안 아무런 불편함 없이 버스를 타고 이곳저곳을 누비고 다녔습니다. 런던에서는 특별한 에피소드도 하나 있어요. 하루는 로컬 의류 브랜드 매장에 갔는데, 매장 입구가 반지하층의 계단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휠체어로는 들어갈 수 없다’며 낙심한 채 돌아서려는 순간 매장 안에 있던 직원과 눈이 마주쳤습니다. 그는 재빨리 달려와 물었습니다. “혹시 우리 가게에 들어오려는 건가요?” “맞아요. 하지만 입구가 계단이라서 포기하고 가려 했어요.” 그 직원은 잠깐 놀란 표정을 짓더니 말을 이었습니다. “포기라니요! 선택은 당신의 몫이지만 당신이 원한다면 우리는 기꺼이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포기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더니 그는 간이경사로를 꺼내와 펼쳤습니다. 그리곤 무심히 자기 자리로 돌아가 일에 몰두했습니다. 그의 행동은 장애인을 위한 특별한 배려가 아니라는 것, 손님으로서 당연히 받아야 할 권리라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장애인은 우스갯소리로 “음식이 맛있는 집이 맛집이 아니라 들어갈 수 있는 집이 맛집이다”라고 말합니다. 아무리 유명한 맛집이라 해도 적절한 편의시설을 갖추지 않았거나 누군가의 이용에 제한을 두는 가게는 ‘그림 속의 맛집’입니다. 런던 의류 매장처럼 합리적인 편의를 요구할 수 있고, 그러한 것이 인간다운 삶을 위한 당연한 권리로 인정받기를 희망합니다. 저는 여전히 여행지를 정하면 이동 동선을 꼼꼼하게 짭니다. 출발 날짜를 하루하루 기다리는 것은 무척 가슴 설레는 일이지요. 여행을 떠나기 전 느끼는 이 설렘이 여행을 통해 얻는 행복의 반을 차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물론 여행은 따뜻한 낭만만 있지 않습니다. 때로는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히기도 합니다. 장애인을 고려하지 못한 불편한 환경, 갑작스러운 일정의 변경…. 매 순간 우리를 당황케 하는 다양한 변수가 존재합니다. 우리는 고민해야 하고 여러 선택지 중 하나를 골라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여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생각과 결정의 연속입니다. 일상으로부터의 해방감과 새로운 세계의 경험에 대한 감동인 동시에, 낯선 세계에 스스로를 내던짐으로써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 가는 과정인 셈이지요.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에 대한 제약이 많아진 지금, 여행에 대한 목마름은 더 크게 느껴집니다. 당분간은 여행 관련 방송을 보며 대리만족해야겠지요. 휠체어를 밀고 마음껏 여행할 수 있는 진정한 봄날이 어서 오길 기다리면서. 최국화(KBS 앵커) 문화재 이야기 전통어로방식 ‘어살’ 어살은 어촌 지역의 대표적인 전통어업문화다. 대나무발 등을 치거나 돌을 쌓아서 밀물 때 연안으로 몰려들었다가 썰물 때 빠져나가지 못하는 물고기를 잡는 도구 또는 잡는 방법을 말한다. 어살은 ‘삼국사기’, ‘고려사’ 등 고려시대 문헌기록에서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그 역사가 매우 오래됐다. 16~17세기 이후 해안지방의 지형, 수심 등의 자연 조건과 조선 후기 상업의 발달에 따른 해산물에 대한 수요 증가로 어살의 변형이 이뤄졌다. 서해안에서는 주벅(주목망), 남해안에서는 방렴과 장살 등이 나타나게 됐다. ‘김홍도필 풍속도 화첩’에 실린 ‘고기잡이’에 나타나 있듯 어살은 조선시대까지 연안어업을 대표했다. 그러나 1970년대 이후 연근해 어선어업이 발달하면서 어살을 포함한 전통어로방식은 상대적으로 쇠퇴하기 시작했다. 현재까지 전승되는 대표적인 어살 사례로는 남해군 지족해협과 사천시 마도·저도 등에 설치된 죽방렴을 이용한 멸치잡이가 있다. 어살은 자연과 생태환경에 대한 이해, 물고기의 습성, 계절과 물때를 살펴 물고기를 잡는 어민들의 경험적 지식이 복합적으로 반영되어 있다는 점, 어촌문화와 어민들의 어업사, 민중생활사를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 지금도 다양한 형태로 진화해 지속되고 있다는 점 등 다양한 측면에서 국가무형문화재로서의 지정가치가 높다. 어촌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전승되고 있는 생활관습이자 문화라는 점에서 특정 보유자나 보유단체를 인정하지 않고 종목만 지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