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읽는 국정 제167호 2021. 9 발행: 문화체육관광부 www.mcst.go.kr 발행인: 황희 발행일: 2021. 9. 1. 제작협력: (주)도서출판 점자 www.kbraille.net 문의: 02-3426-7212, 044-203-3016 음성 사서함: 02-2092-9000 (7511) 이 책자에 수록된 내용은 정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목차 사람의 향기: ‘손끝으로 보는 양말’ 개발한 가천대 창업동아리 ‘리사이트’ 4 알짬 정보: 문체부, 공공기관에 점자 문서 제공 안내서 첫 배포 외 16 공감 정책: 2025년까지 글로벌 백신 생산 5대 강국 도약 31 공감 현장: 시각장애인 이동권 향상 ‘플로위’ 41 짧은 글 긴 여운: 비슷하면서도 다른 한·중·일 추석 50 재활과 건강: 뇌졸중 후 인지장애 59 이동우의 음악칼럼: 그대는 넘버원 67 살며 생각하며: 누구에게나 반가운 명절이 되려면 84 문화재 이야기: 강강술래(국가무형문화재) 93 사람의 향기: ‘손끝으로 보는 양말’ 개발한 가천대 창업동아리 ‘리사이트’ “시각장애인에게 의류를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하자” 서울에 거주하는 시각장애인 김 모 씨. 그의 옷장 서랍을 열면 하얀 양말이 한 켠에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다. 온갖 색상과 디자인의 양말이 패션 소품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그에게 양말은 오직 단색의 속옷과도 같은 소품일 뿐이다. 김 씨는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자칫 짝짝이로 신을까 봐 색상을 하나로 맞출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로 대다수 시각장애인이 옷을 살 때 큰 어려움을 겪는다. 가족 등 주변인의 도움을 받아 옷의 색상이나 무늬 등 정보를 파악하거나, 주관적인 설명에만 의존해 상상해야 한다. 시각장애인의 이러한 고충을 해소하고자 인액터스(사회적 책임감을 갖춘 실천형 비즈니스 리더십 대학생 단체) 가천대학교 소속 창업동아리 리사이트가 나섰다. 리사이트 이다빈(경영학과 3학년) 대표를 만나 그들이 개발한 ‘손끝으로 보는 양말’에 대해 물었다. Q. 리사이트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리사이트’는 ‘다시’라는 뜻의 리(re)와 ‘보다’라는 의미의 사이트(sight)를 합쳐 지은 이름입니다. “의류 정보 전달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시각장애인에게 의류를 다시 볼 수 있는 기회를 선사하자”는 뜻을 담았어요. 비장애인에게도 “생각하지 못했던 다른 시선으로 다시 볼 기회를 제공하자”는 뜻도 담고 있습니다. 저를 포함해 문정현(한국어문학과 3학년), 신서연(심리학과 2학년), 허동준(경영학과 1학년), 김은결(경영학과 1학년) 등 다섯 명이 지난해 10월부터 머리를 맞댔습니다. ‘어떤 옷을 고르고 입을지를 고민하는 일상이 시각장애인에게는 당연하지 않은 현실이다’라는 내용의 뉴스를 접하고는 무작정 그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대학생들이다 보니 패션에 관심이 많기도 했고요. Q. 왜 하필 양말인가요? A.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한 시각장애인 친구에게 물었더니 양말에 대해 애로사항이 많더라고요. 셔츠나 바지는 라벨이나 재단선 등으로 앞뒤 구분이 가능하고 질감을 통해 색상도 연상할 수 있지만, 양말은 그렇지 않다는 거였죠. 양말이란 게 짝을 맞춰 신어야 하는데 손으로 만지는 것만으로는 색상이나 패턴, 좌우 구분이 안 되니까요. 다양한 색상의 양말을 신고 싶어도 어쩔 수 없이 한 색상만 사서 신는다고 하더라고요. 옷에 어울리는 양말을 선택하는 건 불가능하고, 세탁한 양말은 반드시 짝을 맞춰 놓아야 한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여태껏 그런 문제에 대해 고민해보지 않았다는 부끄러움과 함께 ‘시각장애인도 색상을 구별할 수 있는 양말’을 만들어보자는 도전의식이 솟구쳤습니다. Q. 개발 과정이 궁금합니다. A. 디자인 개발에 앞서 시각장애인의 의견부터 들어야 했습니다. 인터뷰를 위해 시각장애인복지관을 찾아갔는데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외부인 출입이 제한되고 기관 운영도 원활하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시·도별 지부에 문의했는데 몇몇 지부에서 긍정적인 반응과 함께 ‘손끝으로 보는 양말’ 프로젝트에 참여할 시각장애인 몇 분을 소개해주셨습니다. 상품을 개발하며 세 차례에 걸쳐 시제품을 보여드렸는데, 그때마다 다양한 의견과 보완할 점을 알려주셨죠. 꼼꼼한 피드백을 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Q. ‘손끝으로 보는 양말’은 어떤 제품인가요? A. 처음에는 점자로 색상을 표시하려고 했어요. 그러나 점자 위치, 부착 등에 있어 난관에 부닥쳤죠. 시각장애인 중 실제로 점자를 능숙하게 읽고 쓰는 비율이 높지 않다는 이야기까지 듣게 됐어요.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했습니다. 그러다 양말 목덜미에 스냅단추를 부착하고 그 개수로 색상을 나타내자는 의견이 나왔죠. 현재 출시한 양말의 컬러는 다섯 가지입니다. 흰색은 하나, 검은색은 둘, 회색은 셋, 베이지색은 넷, 노란색은 다섯 개의 스냅단추로 표시해요. 또한 많은 시각장애인이 실내에서 이동할 때 발로 바닥을 훑으면서 걷는데, 간혹 미끄러지기도 한다는 얘기를 듣곤 양말 바닥에 미끄럼방지 실리콘을 부착했습니다. 실리콘으로 ‘다시 보다’ ‘손끝으로 보는 양말’과 같은 점자 문구를 적었고요. 제품을 구매하면 양말 색상에 대한 정보가 담긴 점자 사용 설명서도 함께 발송됩니다. Q. 제품을 본 시각장애인의 반응은 어땠나요? A. 디자인을 확정하고 완성품이 나왔을 때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시착회를 가졌어요. 양말을 섞어놓은 뒤 색상별로 분류해보기도 하고, 양말을 신고 직접 걸어보기도 했어요. 스냅단추가 거슬리지 않을까 우려를 표하신 분들도 직접 신어보니 전혀 불편하지 않다며 놀라셨어요. “어떻게 이렇게 기특한 생각을 했냐”며 대견해하셨죠. 그날 그분들 얼굴에 떠오른 미소는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은 것은 “시각장애인용이라는 티가 나지 않아서 좋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상품이 개발되는 건 고맙고 반길 일이지만, 때로는 그 상품 자체가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 짓는 경계선이 되는 것 같아 아쉬웠다고 하시더라고요. 배리어프리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진짜 지향해야 할 건 유니버설 디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양말은 어디서 구매할 수 있나요? A. 펀딩 플랫폼인 ‘와디즈’를 통해 양말 펀딩을 진행했고, 현재 주문받은 양말 제작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손끝으로 보는 양말’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이번 펀딩은 시장성이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하는 일종의 지표입니다. 수요가 있으니 계속 분발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깁니다. 정식 판매처를 개척하기 위해 온라인 쇼핑몰 업체들과 자주 미팅을 갖습니다. 향후 시각장애인의 쇼핑몰 이용 편의성과 화면 낭독 프로그램(스크린리더)의 접근성 등도 검토할 계획입니다. 하루빨리 많은 분들이 ‘손끝으로 보는 양말’을 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Q. 양말에서 더 보완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요? A. 현재 출시된 양말은 단색 계열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무늬가 있는 양말도 제작하고 싶어요. 가령 스냅단추에 줄이 양각되어 있으면 줄무늬 양말이고, 큐빅 같은 게 박혀 있으면 양말에 별 무늬가 있다는 식으로요. 단추의 형태로 양말에 프린팅된 무늬를 표현할 수도 있겠죠. 또한 양말과 색상에 대한 정보가 담긴 동영상을 QR코드로 스캔할 수 있도록 제작하려고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시각장애인이 자주적으로 의류생활을 누리고 다양한 패션 소품으로 마음껏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소소한 일상에 장벽이 존재하지 않도록, 그 벽의 단차가 낮아질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김수정·신혜령 기자 알짬 정보 문체부, 공공기관에 점자 문서 제공 안내서 첫 배포 외 01. 문체부, 공공기관에 점자 문서 제공 안내서 첫 배포 문화체육관광부가 공공기관 등에서 시각장애인에게 점자 문서를 원활하게 제공할 수 있도록 ‘공공기관 점자 문서 제공 안내서’를 발간해 최근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에 배포했다. 2017년 시행된 점자법에서는 ‘공공기관 등은 시각장애인이 요구하는 경우 일반 활자 문서를 동일한 내용의 점자(전자점자 포함) 문서로 제공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후 해당 규정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공기관 등은 연간 점자 문서 요구 현황 및 그 제공 실적을 다음 해 1월 31일까지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공개해야 한다는 조항’을 추가했고, 올해 6월 9일부터 개정법이 시행되고 있다. 안내서에는 점자에 대한 기본 상식과 점자 문서 제공 방법,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점자 문서 제공 실적 공개 예시 등이 담겼다. 문의 044-203-2537 02. 검찰, 각종 통지서에 시각장애인용 바코드 삽입 검찰이 앞으로 각종 통지서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변환용 바코드를 넣기로 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최근 우편물 통지서에 음성변환용 2차원 바코드가 출력되도록 하는 내용의 ‘검찰 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 고도화 사업’을 조달청을 통해 발주했다. 검찰 통지서 42종 중 사건결정결과통지서 등 우편송달 방식 30종은 통지 담당자의 PC에서 자동으로 음성 바코드가 적용돼 출력되고, 고소(고발)사건 결정결과통지서 등 전자송달 방식 12종은 통지 담당자가 발송을 클릭하면 음성 바코드가 적용돼 전송되도록 개선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검은 올해 10월까지 시각장애인 음성변환용 소프트웨어를 확보해 도입하기로 했다. 대검 관계자는 “우편물 통지서에 음성변환용 바코드 등 시각장애인에게 인쇄물 정보를 인식시킬 수 있는 전자적 표시가 없어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 및 항고 기간과 관련한 송달의 적법성 논란의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8월 검찰 통지서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통지서나 음성변환용 바코드 등이 없다며 이를 개선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문의 1301 03. LG유플러스, ‘시각장애인용 e북’ 80권 제작 LG유플러스가 자사 사회공헌활동 ‘U+희망도서’의 일환으로 1만 6,000쪽 분량의 시각장애인용 전자도서(e북)를 제작했다. 이는 총 80권 분량으로, 장애인 지원 단체인 ‘IT로 열린도서관’의 인당 연간 e북 이용량을 기준으로 한 사람이 약 24년간 읽을 수 있는 양이다. 시각장애인용 e북은 일반도서를 이미지·동영상·텍스트·점자파일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로 표현한 대체도서를 말한다. 올해 높은 판매율을 기록한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문명 1’과 김범석의 ‘어떤 죽음이 삶에게 말했다’ 등의 도서도 e북으로 도입됐다. LG유플러스는 하반기 80여 권의 시각장애인용 e북을 추가로 제작해 연말까지 총 160여 권을 펴낼 계획이다. 완성된 e북은 IT로 열린도서관과 국립장애인도서관에서 시각장애인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문의 1544-0010 04. 내년 최저임금 9,160원으로 확정 내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1% 오른 시간당 9,160원으로 확정됐다. 고용노동부는 8월 5일 2022년 최저임금을 9,160원으로 확정했다는 내용의 고시를 관보에 게재했다. 내년 최저임금은 2022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고시에는 월 노동시간 209시간을 적용한 2022년 최저임금 월 환산액 191만 4,440원도 병기됐다. 업종과 상관없이 모든 사업장에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점도 명시됐다. 앞서 최저임금위원회는 7월 12일 2022년 최저임금을 9,16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2021년 최저임금(8,720원)보다 440원(5.1%) 높은 금액이다. 현행 최저임금법은 최저임금위가 의결한 최저임금안을 고용부에 제출하면 고용부가 8월 5일까지 확정해 고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안경덕 고용부 장관은 “경제회복 기대와 코로나19 장기화 등 복합적인 상황에서 최저임금위원회가 최선을 다해 결정한 점을 존중한다”며 “정부는 앞으로 최저임금 수준에 대한 갈등을 넘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의 044-202-8410 05. 연말까지 55개 공공 웹사이트에 간편인증 도입 행정안전부가 올 연말까지 위택스, 복지로, 국민건강보험 등 50개 공공 웹사이트에 간편인증 서비스를 도입한다. 이에 따라 앞서 간편인증을 적용한 홈택스, 정부24, 국민신문고, 개인통관고유번호, 국민비서 등 5개 웹사이트에 이어 50개 웹사이트에 간편인증이 추가 도입되면서 연말까지 모두 55개 웹사이트에서 민간 전자서명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국민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요 공공 웹사이트가 다수 포함돼 공공서비스 이용 편의성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문의 110 06. 경기도, 청각장애인 위한 수어 관광해설 서비스 경기도가 9월부터 도내 주요 관광지에서 문화관광해설사의 수어 해설 시범서비스를 제공한다. 현재 경기도에는 관광지 160곳에 총 570여 명의 문화관광해설사가 일하고 있다. 경기도는 수어 능력을 갖춘 문화관광해설사를 양성하고자 올해 초 수어 해설 교육을 추진했고, 총 29명이 교육을 이수했다. 수어 해설 서비스는 9월부터 수원 화성, 광주 남한산성 등에서 시범적으로 제공된다. 경기도 관계자는 “문화관광해설사는 전문 수어 통역사가 아닌 만큼 미숙한 부분도 있겠지만 이전보다는 청각장애인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31-120 07. 보조기기 이해 돕는 ‘희망드림 서포터즈’ 활동 국립재활원이 보조기기 사용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보조기기 사용 저변 확대를 위해 ‘중앙보조기기센터 희망드림 서포터즈 1기’ 활동에 나섰다. 보조기기란 장애인 등의 신체적·정신적 기능을 향상·보완하고 일상 활동의 편의를 돕기 위하여 사용하는 각종 기계·기구·장비다. 서포터즈는 홍보 기자단, 종이인형 도안 디자인, 우드락 조립모형 도안 디자인 등 총 3가지 부문으로 운영된다. 홍보 기자단은 보조기기 사업 홍보 콘텐츠 제작 및 기사를 작성하게 된다. 종이인형 도안 디자이너는 장애인·노인을 주인공으로 필요한 보조기기를 포함해 종이인형 도안을 디자인한다. 우드락 조립모형 도안 디자이너는 중앙보조기기센터 전시장을 우드락 3차원 입체퍼즐로 만들 수 있는 우드락 조립모형 도안을 디자인한다. 활동 결과물은 저작자의 이름을 표기하여 보조기기 사용 인식 개선 및 저변 확대를 위한 비영리 목적 범위 내에서 전국 지자체, 장애인·노인 및 교육 관련 기관 등에 배포할 계획이다. 문의 02-901-1954 08.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청년장애예술가 양성사업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만 19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 장애 예술가의 네트워크 형성과 안정적인 예술 현장 진입 기회 마련을 위해 ‘2021 청년장애예술가 양성사업-너와나의 티키타카’를 시작했다. 이 사업은 청년 장애 예술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이 많지 않다는 점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를 이해하기’ ‘나를 표현하기’ ‘나를 브랜딩하기’ 등 총 3개 워크숍과 다원예술, 그래픽 디자인, 뉴미디어 3개 분야의 창작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자기표현의 실습 과정을 담은 워크숍 및 자신만의 굿즈를 판매할 수 있는 작은 플리마켓 기획 등을 통해 청년장애 예술가의 예술 현장 진입 기회를 높이는 데 힘쓸 예정이다. 문의 02-760-9728 09.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각점자교재 발간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이 시각장애인이 점자를 쉽게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촉각점자교재를 제작·보급했다. 촉각점자교재란 처음 점자를 배우는 시각장애인이 묵자 이미지와 점자를 동시에 만져보며 연상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입체 교재이다. 2011년부터 촉각교재제작 사업을 해온 실로암시각장애인복지관은 올해는 한글 점자를 배울 때 묵자와 점자를 동시에 만져볼 수 있도록 제작한 교재 ‘촉각한글점자’와 연산기호 및 수학이론을 입체적인 모양과 수학점자로 제작한 교재 ‘촉각수학점자’를 펴냈다. 촉각점자교재에는 큐알코드가 표시돼 있어 음성으로도 해당 내용을 들을 수 있다. 문의 02-880-0500 공감 정책 2025년까지 글로벌 백신 생산 5대 강국 도약 - K-글로벌 백신 허브화 비전 및 전략 정부가 우수한 바이오의약품 생산역량과 숙련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글로벌 백신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5년간 2조 2,000억 원을 투입한다. 이를 통해 2022년 상반기까지 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2025년까지 글로벌 백신 생산 5대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8월 5일 청와대와 정부서울청사 및 정부세종청사에서 ‘K-글로벌 백신 허브화 비전 및 전략’ 보고대회를 열어 글로벌 백신 허브의 기본방향을 정하고 민관 합동 글로벌 백신 허브화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이날 행사는 김부겸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글로벌 백신 허브화 추진위원회’ 첫 회의를 겸해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부는 백신을 반도체, 배터리와 함께 ‘3대 국가전략기술’ 분야로 선정해 앞으로 5년간 2조 2,000억 원을 투입할 계획”이라며 “연구개발과 시설 투자에 대한 세제 지원을 대폭 확대하고 필수 소재·부품·장비의 생산과 기술을 자급화해 국내 기업들이 생산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백신 허브를 국가전략으로 강력히 추진해 인류 공동의 감염병 위기 극복에 기여하겠다”고 강조했다. - 2022년 상반기 국산 1호 백신 상용화 기대 정부는 11개 관계부처 합동으로 K-글로벌 백신 허브 구축을 위해 국산 코로나19 백신 신속 개발, 글로벌 생산 협력 확대, 글로벌 백신 허브 기반 신속 구축 등 3대 전략을 집중 추진하기로 했다. 국산 코로나19 백신 신속 개발과 관련해선 현재 7개 기업의 코로나19 백신이 임상 진행 중이며 일부 기업은 하반기 중 임상 3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임상 3상에 대한 다양한 지원을 추진한다. 또한 임상 2상 중간결과 도출 및 임상 3상 시험계획이 승인된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면역원성·안전성, 성공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선구매도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신속한 임상 3상 진입 지원을 위해 임상 승인기간을 기존 30일에서 15일로 단축하고, 국가지정 중앙임상시험심사위원회를 가동해 다기관 통합심사를 추진한다. 또한, 국가 주도의 검체분석 지원을 통해 민간의 부족한 검체분석 역량을 보완한다. 임상 참여자 모집 지원을 위해 온·오프라인 홍보를 확대하고 임상시험 참여증명서를 신설해 임상 참여자를 대상으로 문화시설 관람료 할인 등 각종 참여유인을 제공해 적극적인 지원정책을 마련한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국산 백신의 신속한 개발을 통한 백신 자주권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국내 기업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곧 임상 3상에 진입할 예정이며 2022년 상반기까지 국산 1호 백신의 상용화가 기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차세대 백신인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생산 핵심기술의 국산화가 이뤄지고 있으며 올해 안에 임상시험 진입도 가시화되고 있다”며 “자금 지원, 원부자재 국산화, 특허 분석 지원 등 전방위 지원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날 출범한 글로벌 백신 허브화 추진위원회에 “비록 늦더라도 이번 기회에 mRNA 백신까지 반드시 개발해 끝을 본다는 각오를 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 글로벌 생산 협력 강화 이와 함께 정부는 글로벌 생산 협력 강화를 위해 주요 선도국과 협력을 강화한다. 백신 원부자재의 원활한 수급을 위해 한미 간 수요-공급 기업 연계 등 협력을 추진하고 글로벌 백신 비즈니스 포럼을 통해 기업 간 접촉·협력을 지원한다. 미국 이외에도 영국, 독일, 캐나다, 호주 등과 협력을 강화해 국가 간 협력 파트너십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를 중심으로 추진되는 글로벌 백신 기술이전 허브 및 인력양성 허브 논의에 참여하고 아시아개발은행(ADB) 등과 협력해 개발도상국 생산거점 진출, 인력양성 등을 추진한다. 전염병대비혁신연합(CEPI)·국제백신연구소(IVI)·라이트 펀드(글로벌헬스기술연구기금)와 연구 협력 네트워크도 구축한다. 문 대통령은 “글로벌 협력체계를 더욱 강화하겠다”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글로벌 백신 파트너십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도록 긴밀히 협력하면서 독일, 영국 등 다른 국가와도 백신 파트너십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WHO 등 국제기구, 국제백신연구소 그리고 기업들과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고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해 글로벌 기업을 유치하는 등 글로벌 백신 허브로서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글로벌 백신 허브 기반을 신속히 구축하기 위해 생산역량 확충, 차세대 백신 신속 개발, 국산 백신 글로벌 진출, 백신 산업 생태계 조성 등 네 가지 중점과제에 범정부적 역량을 집중한다. 김부겸 총리는 “이번 기회에 명실상부한 글로벌 백신 허브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면서 “단기간 내에 세계적인 백신 생산 기지를 구축함으로써 백신주권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을 축적하는 한편 우리의 경험을 백신 공급에서 소외된 국가들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출범한 민관 합동 글로벌 백신 허브화 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이를 충실히 뒷받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주간 정책정보지 <공감> 공감 현장 시각장애인 이동권 향상 ‘플로위’ - 한국판 뉴딜, 사회적 약자의 ‘눈’이 되리라 시각장애인 보조공학 제품 전문회사인 (주)오버플로우의 김태홍 이사는 대학 시절 경기도에서 서울로 통학하면서 광역버스를 놓치는 경우를 수없이 겪었다. 김 이사는 어린 시절 선천성 백내장과 녹내장을 앓아 왼쪽 눈은 실명 상태이고 오른쪽 눈은 잔존시력이 0.02 이하인 중증 저시력자다. 당시 휴대용 망원경을 가지고 다녔지만 정류소에 혼자 있을 때면 승차 의사를 표현하지 못해 잇따라 버스를 놓치고 한 시간 넘게 기다린 적도 있다. 망원경의 좁은 시야로 움직이는 버스 번호에 정확히 초점을 맞추는 일이 어렵기 때문이었다. 김태홍 이사 본인이 중증 저시력자이기에 시각장애인의 이동권과 정보 접근권 향상의 절실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저시력인을 위한 확대 솔루션 ‘플로위(Flowy)’의 버스 번호 인식 기능은 이런 그의 경험에서 출발했다. 김 이사는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진행한 ‘이달의 한국판 뉴딜’ 사례로 선정됐다. 이달의 한국판 뉴딜은 뉴딜 사업을 직접 수행하거나 사업성과를 만들어낸 인물 또는 기업, 뉴딜 사업으로 혜택을 받은 인물이나 기업, 한국판 뉴딜의 상징적 장소 등을 대상으로 한국판 뉴딜 사업을 추진하는 중앙행정기관으로부터 후보를 추천받은 뒤 심사위원회 평가를 거쳐 선정된다. 김태홍 이사는 “저시력자가 멀리서 다가오는 버스의 윤곽만 인식해도 버스 번호를 곧바로 알 수 있도록 하고, 어느 방향에서 버스를 바라보든지 버스 번호를 인식할 수 있는 기능을 개발 목표로 삼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버스 번호에 대한 수많은 데이터가 필요했다. 버스마다 색깔이 다양할 뿐 아니라 번호판 형태도 달랐다. 앞쪽과 옆쪽, 뒤쪽 등 버스 번호판의 위치도 다양했으며 번호판이 전광판으로 만들어진 경우에는 언어 인식이 더욱 어려웠다. 수많은 종류의 버스 번호판을 일일이 찍어 데이터화하고 이를 인공지능(AI)이 학습하도록 하는 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 “정부 AI 이용권 지원사업 선정돼 큰 도움” 김 이사는 “우리 같은 작은 기업이 감당하기 힘든 연구비용인데 때마침 정부의 AI 바우처 지원사업에 선정돼 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AI 바우처 지원사업은 디지털 뉴딜 계획에 따라 중소기업 등이 자사 제품이나 서비스에 AI를 도입하려 할 때 정부가 지원하는 사업이다. 김 이사가 개발한 플로위는 휴대전화와 컴퓨터에서 작동하는 저시력자를 위한 소프트웨어다. 기존의 장애인을 위한 보조공학 제품들이 물리적 기구인 반면 플로위는 소프트웨어로 장애인을 돕는다는 면에서 혁신성을 평가받았다. 가격 부담이 크고 휴대가 번거로운 확대 솔루션 전용기기 대신 휴대전화에 장착된 AI 솔루션 플로위는 궂은 날씨나 밤낮 상관없이 버스를 빠르게 분류하고 번호를 음성으로 알려준다. 버스 정류장에 있는 이용자를 예로 든다면 멀리서 버스가 올 경우 휴대전화를 들어 버스를 찍으면 이미지가 플로위 서버로 전송돼 빠른 시간 안에 버스 정보를 알려준다. 버스가 아니면 버스가 아니라고 알려주고 버스일 경우 번호판을 인식해 그 결과를 알려준다. 언제 어느 상황에서도 버스를 빠르게 분류하고 번호를 인식할 수 있으며 음성으로 들을 수 있는 기능도 구현한다. 이용자가 번호판 위치를 찾아 어렵게 초점을 맞추지 않아도 모든 과정이 AI를 통해 이뤄진다. 이달의 한국판 뉴딜 심사위원회는 “플로위는 저시력 장애인에게 큰 도움이 되는 기술이자 기존에 없었던 독창적인 디지털 기술”이라며 “한국판 뉴딜이 비로소 사회적 약자를 위한 행보를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AI 이용권 지원사업의 활성화로 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사회안전망 확충이 더욱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 “전국 모든 권역의 버스로 서비스 확대” 플로위는 별도 전용기기 없이 컴퓨터·휴대전화 등 기존 정보기술(IT) 기기를 활용함으로써 가격 부담이 적을 뿐 아니라 휴대하거나 관리하기도 쉽다. 플로위에는 사용자의 몸짓을 인식해 문서의 초점을 맞춰주는 기능도 탑재됐다. 일반적으로 화면 가운데를 중심으로 카메라에 찍힌 피사체를 확대한다면, 플로위(휴대전화 탑재)는 사용자가 터치한 화면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가 이뤄진다. 컴퓨터의 경우 사용자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부분을 AI가 인식해 확대된다. 플로위는 대학교 강의실이나 발표회 등에서 컴퓨터 화면을 띄워 놓고 설명할 경우 이를 수강자의 휴대전화와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기능도 갖고 있다. 이 기능을 통해 강의실 화면이 잘 안 보이는 저시력자들도 자신의 휴대전화로 글씨를 확대해 볼 수 있다. 오버플로우는 앞으로 비장애인과 정보격차 해소, 사회적 취약계층의 정보 접근성과 이동권 향상을 위해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접목해 나갈 계획이다. 김태홍 이사는 “버스 번호 인식 기능은 지금은 수도권에서만 가능하지만 앞으로는 전국 모든 권역의 버스로 늘리겠다”며 “장애인을 위한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플로위 소프트웨어에 녹여 사용자들이 값싸게 쓸 수 있도록 기능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주간 정책정보지 <공감> 짧은 글 긴 여운 비슷하면서도 다른 한·중·일 추석 제법 선선한 가을바람이 붑니다. 황금 들판을 지키는 허수아비가 퍽 정겹습니다. 오는 9월 21일은 민족의 대명절 추석입니다. 글자대로 풀면 ‘가을 저녁’, 즉 가을의 달빛이 아름다운 밤이라는 뜻입니다. 가위, 한가위, 중추절로도 불리는데, ‘음력 8월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로써 가족과 친지, 마을 사람들이 모여 음식을 나눠 먹고 민속놀이를 즐깁니다. 추석의 또 다른 이름으로는 ‘가배’도 있습니다. 이는 신라 유리왕 때 길쌈놀이에서 비롯됐는데, 당시 여자들은 두 편으로 나뉘어 베를 짠 뒤 승부를 가렸고 진 편이 이긴 편에게 음식과 술을 대접했습니다. 진 편이 일어나서 춤을 추며 “회소 회소” 노래했고 후대에 그 곡을 ‘회소곡’이라 불렀습니다. 우리나라와 이웃한 나라에도 추석 명절이 있을까요? 중국에는 ‘중추지에’, 일본에는 ‘오봉’이 있습니다. 조상께 감사함을 표하고 달에 소원을 비는 것은 유사하지만 제례 방식과 풍속, 명절 음식에는 다소 차이가 있습니다. 명절에서 가장 중요한 의식은 차례입니다. 우리나라는 규격화된 제례 문화가 있는 세계 유일한 나라입니다. 차례상을 차릴 때는 조상의 이름이 적힌 명패, 신위를 상의 가장 위쪽에 두고 아래로 1열에서 5열까지의 음식을 나열합니다. 과거 조상이 먹었던 음식을 순서대로 배치하는 것이지요. 1열의 밥은 서쪽, 국은 동쪽, 술잔은 밥과 국 사이에 놓고 송편을 올립니다. 2열의 생선은 동쪽, 고기는 서쪽에 놓되 생선의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을 향하게 합니다. 3열에는 육탕과 소탕(두부와 채소로 만든 탕), 어탕을 올리고 4열은 말린 고기, 삼색나물, 간장 등을 놓은 뒤 가장 우측에 식혜를 올립니다. 5열에서 붉은 과일은 동쪽, 흰색 과일은 서쪽에 놓고, 대추와 밤, 배, 곶감 등을 순서대로 올립니다. 차례 음식에는 마늘이나 고춧가루 등의 양념을 쓰지 않습니다. 송편을 빚는 것도 우리나라 추석만의 특징입니다. 송편은 쌀가루를 반죽하고 콩, 팥, 밤, 깨 등으로 만든 소를 넣어 반달 모양으로 빚어 만듭니다. 반달은 더 나은 미래를 뜻하는데요, <삼국사기>에 따르면 신라인들은 보름달처럼 차오르길 염원하면서 반달 모양의 떡을 열심히 빚었다고 합니다. <동국세시기>에는 풍년을 기원하고자 집마다 장대에 곡식 이삭을 달아 대문간에 세워두었고, 추석 때 이것으로 송편을 만들었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집안 노비들의 나이까지 헤아려 송편을 만들고 나눠 먹었다는 점에서, 여느 때보다 풍요로웠습니다. 중국의 중추지에는 춘제(설), 위안샤오제(정월대보름)와 함께 3대 명절로 꼽힙니다. 흩어졌던 가족이 음력 8월 15일에 모여 둥근 달을 바라보는 날로, 2006년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됐습니다. 중국도 우리나라처럼 제사를 지내는데, 그 대상은 조상이 아닌 달입니다. 달을 보면서 절을 하고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며 함께 식사를 합니다. “중추절 밤에 부유한 사람들은 집을 멋지게 꾸미고, 평범한 사람들은 좋은 주점을 찾아 달맞이를 즐긴다”는 옛 문헌에서 신분을 떠나 모두가 달맞이를 즐겼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날은 보름달 모양의 웨이빙을 만듭니다. 과거에는 제례음식으로만 먹었지만 오늘날에는 선물용 쿠키로 널리 쓰입니다. 웨이빙은 밀가루 빵에 잣, 호두, 땅콩 등 견과류를 소로 넣습니다. 겉면에는 풍년과 장수를 기원하는 내용을 적습니다. 웨이빙은 송편과 달리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한 개에 몇 백 원에서 몇 백만 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 일본은 양력 8월 15일에 오봉을 지냅니다. 오봉은 불교적 색채를 띤 명절로, 대부분의 일본 사람들은 성묘를 가거나 친척을 만나고, 스님을 집으로 초대해 설법을 듣습니다. 또한 조상이 1년에 한 번 후손을 찾아오는 날이라 여겨 여러 가지 의례를 준비합니다. 자작나무 껍질에 불을 붙인 뒤 “할머니, 할아버지, 만일 이 불이 보이신다면 어서 집으로 와주세요”라는 노래를 부르기도 하지요. 오봉 다음날인 16일에는 남녀노소가 모여 춤을 추는 풍습 ‘봉오도리’를 볼 수 있는데, 지옥에서 시달리다가 극락왕생하게 된 망자들이 기쁨의 춤을 추는 모습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성묘는 ‘하카마이리’라고 부릅니다. 타지에서 지내던 가족이 함께 고향 집으로 귀성해 조상의 묘를 찾지요. 오봉 음식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지만 ‘당고’를 주로 먹습니다. 쌀가루나 밀가루에 따뜻한 물을 부어 반죽한 뒤 달 모양으로 둥글게 빚어 만듭니다. 흰 찹쌀떡 모양의 당고, 속에 팥을 넣고 찹쌀로 둥글게 빚은 당고, 수수가루로 만든 당고 등 그 종류도 다양합니다. 조금은 다른 한·중·일의 추석 풍경이지만, 한 해의 수확을 감사하고 가족의 안녕을 바라는 의미는 같음을 알 수 있습니다. 쾌청한 가을 하늘 아래에서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으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정경은 참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올해도 코로나19와 함께하는 명절이 될 것 같습니다. 아쉽고 서운하겠지만 나와 모두를 위해 이번 명절에도 고향 방문을 자제하고, 방역수칙을 준수하며 안전하고 따뜻한 시간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김수정 기자 재활과 건강 뇌졸중 후 인지장애 진료를 하다 보면 뇌졸중 환자 중 인지장애에 따른 불편함을 호소하는 분이 제법 된다. 주로 거론되는 불편한 점으로는 기억이 깜빡깜빡하고 대화 중 특정 단어나 문구가 생각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억력 저하는 뇌졸중 후 흔히 발생하는 인지장애의 대표적인 증상 중 하나다. 뇌졸중 후 발생하는 인지장애는 일상생활 동작의 수행능력에 악영향을 미치고 삶의 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 뇌졸중 후 흔한 장애 중 하나로,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까지 발생한다고 보고된다. 심하지 않은 경우에는 의료진이나 보호자조차 잘 알기 어려운 경우도 있어 실제로는 이보다 더 흔히 발생하리라 생각한다. 기억력 저하 외에도 지남력 소실, 집중력 저하, 지각능력 저하, 실행력 저하 등도 발생한다. 기억력 저하는 주로 5분 전에 무엇을 했는지, 어제 누굴 만났는지 등 비교적 근래의 일을 잘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다. 지남력 소실은 오늘이 며칠인지,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잘 모르는 경우를 말한다. 실행력 저하는 특정 행동, 예를 들면 셔츠를 입을 때 한쪽 팔을 넣고 반대쪽 팔을 넣은 다음 단추를 잠그는 등 옷을 입기 위한 일련의 동작을 구성하고 실행하는 능력이 줄어든 것을 의미한다. 인지장애를 진단하는 방법으로 주로 간이 정신상태 검사를 이용한다. 해당 검사는 환자의 지남력, 집중력, 단기기억력과 계산 능력 등 인지의 다양한 영역들에 대한 간단한 질문 30개로 이루어져 있다. 검사 소견 외에도 주관적인 불편함, 일상생활에서의 장애 정도를 복합적으로 판단해 인지장애 진단을 내린다. 인지장애 치료 방법으로는 크게 약물치료와 재활치료가 있다. 약물치료의 경우 인지 검사 결과 및 환자의 상태, 나이 등을 고려해 의료진이 처방하고, 재활치료는 증상 영역별로 환자의 상태에 맞춰 이뤄진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인지재활 훈련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기억력이 저하된 경우 가족, 친구 등의 이름과 전화번호 등을 생각해 종이에 적어보거나, 예전에 본인 혹은 가족에게 있었던 중요한 사건이나 일이 있다면 그걸 회상해 이야기하는 훈련을 할 수 있다. 드라마나 책을 읽고 나서 그 줄거리를 요약해 이야기하거나 오늘 먹은 식사를 아침, 점심, 저녁 순으로 기억한다든지, 자기 전에 하루 종일 있었던 일을 시간 순서에 따라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기억력을 자극한다. 집중력 훈련에는 퍼즐 맞추기, 간단한 퀴즈 풀기, 덧셈과 뺄셈하기 등이 있다. 만약 환자가 좋아하는 놀이(게임, 카드, 화투 등)가 있다면 해당 놀이를 함으로써 집중력 훈련을 할 수 있다. 집중력 훈련의 경우 환자의 능력에 비해 너무 어려운 내용으로 하면 오히려 환자가 좌절감을 느낄 수 있다. 처음에는 쉬운 내용으로 시작해 점점 그 난이도를 높여 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 외에도 환자가 마트나 시장에 가서 필요한 물건을 사고 직접 결제를 하고 거스름돈을 받게 하거나, 환자가 거동이 불편하지 않다면 대중교통을 이용해 교통비를 지불한 뒤 목적지에서 하차하도록 하는 등 복합적인 활동을 함으로써 다양한 영역의 인지를 자극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실생활 속 복합 활동을 처음 시도할 때는 환자 옆에 반드시 보호자가 동행한 상태에서 안전하게 시행해야 한다. 인지장애로 인한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줄일 수 있는 다른 방법으로는 환경을 조정하고 습관을 바꾸어 생활에 적응하기가 있다. 가령 집중을 해야 할 때는 주변의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를 끄고, 한 번에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이 아니라 한 번에 한 가지씩 순서대로 하는 것을 통해 일상생활 속에서 줄어든 집중력을 가지고도 생활할 수 있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기억력을 돕기 위해서는 펜과 메모지를 늘 소지하고 다니며 중요한 내용은 메모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자동차 열쇠나 휴대전화, 지갑과 같이 중요하면서도 자주 쓰는 물건들은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고, 해당 위치에 늘 보관하는 습관을 가진다. 지남력 저하는 시계와 달력을 잘 보이는 곳에 여러 개 둠으로써 보완할 수 있다. 실행력은 씻기, 옷 입기, 밥 먹기 등 매일 하는 행동들의 순서를 습관화하는 방법을 통해 향상시킬 수 있다. 이 외에도 본인의 인지가 전에 비해 저하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되 좌절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적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뇌졸중 후 인지장애는 꾸준히 노력한다면 뇌졸중 후 발생하는 다른 장애와 마찬가지로 치료와 적응을 통해 어느 정도는 극복해 나갈 수 있다. 훈련 방법과 생활습관을 가정에서 따라 한다면 인지장애로 인한 일상생활에서의 불편함을 줄이고 더 나아가 삶의 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장원기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이동우의 음악칼럼 그대는 넘버원 힘들고 초라하게만 보이고, 그저 눈물만 고일 때, 옆에 있으며 훔쳐 줄게요. 삶이 야속하기만 하고 곁에 하나둘 사람들이 떠나갈 때, 소용돌이치는 개울을 건널 징검다리가 될게요. 빈털터리로, 길가에 내몰려, 날이 어둡게 저물어 갈 때, 위로해 줄게요. 그대 몫을 덜어주세요. 어둡고 고통스러운 일만 가득할 때, 소용돌이치는 개울을 건널 징검다리가 될게요. 주저앉지 말아요, 앞을 보고 나아가세요. 곧 서광이 비칠 테니 희망이 기다리고 있어요, 찬란하지요? 홀로 가기 주저하지 말아요, 뒤따를 테니 소용돌이치는 개울을 건널 징검다리가 될게요. - 사이먼 앤 가펑클 ‘Bridge Over Troubled Water’ 전문 창문을 열고 가만히 눈을 감습니다. 그럴 때마다 제 두 볼은 대기의 온도와 습도 그리고 바람을 타고 오는 햇살을 세밀하게 관찰합니다. 거의 조건 반사적으로 감지되는 고마운 제 몸의 기능입니다. 따지고 보면 몸의 다른 주요 기관에 비해 특별히 내세울 만한 기능을 하지 못하는 곳이 두 볼 아닐까요? 그렇게 본다면 제 얼굴의 두 볼은 조금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고 감히 자랑할 만하겠습니다. 두 볼로 느껴지는 그날의 대기 상태는 일기예보 못지않은 정보를 줌과 동시에 지난날들의 어떤 특정한 시간과 장소로 저를 데려가곤 합니다. 말하자면 두 볼 타임머신이랄까요? 오늘 아침 창문을 열었을 때 제 두 볼은 후텁지근한 공기와 공기 속에서 전해오는 매미의 울음소리 진동을 감지했습니다. 그리고 제 두 볼은 저를 데리고 38년 전 강남고속버스터미널 건너편의 버스 정류장으로 떠났습니다. 바야흐로 중학교 2학년 여름방학 때였고, 학교 운동장에서 친구들과 축구를 했던 저는 온몸이 땀범벅이 된 채로 버스를 기다렸습니다. 날은 후텁지근했고, 정류장 주변 가로수에서 터져 나오는 매미의 울음소리는 배고프고 지친 제 몸에 불쾌감을 더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숨은 답답하고 몸은 끈적이고 귀는 시끄러웠습니다. 어서 버스가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내달리는 버스의 창문을 열고 자리에 편히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고 싶었습니다. 간절히 기다리는 사람에게 시간은 더디게 오는 법이던가요?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간 것도 아닌데 저 멀리서 오는 버스는 여느 때와 달리 참으로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행여 놓칠세라 버스가 어디쯤에서 서게 될지를 가늠한 뒤 마치 권투선수처럼 민첩하게 스텝을 밟았습니다. 방배동 집으로 가는 1번 버스였습니다. 인사성이 누구보다 밝았던 저는 지친 몸이었지만, 버스에 오르면서 항상 그랬던 것처럼 우렁차게 소리쳤습니다. “안녕하세요?” 회수권 한 장을 요금통에 확실한 자세로 밀어 넣고, 기사님 바로 뒷자리의 빈 의자 위에 고양이처럼 앉았습니다. 열린 창문 앞으로 얼굴을 가까이 들이대고 버스가 힘차게 출발하기를 기다리는데, 어떤 아저씨의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들렸습니다. “어서 오세요! 여러분, 반갑습니다! 1번 버스입니다. 이제 출발하겠습니다.” 운전석 위에 달린 거울을 통해 기사님의 얼굴을 바라봤습니다. 날마다 타고 다니는 버스인지라 몇 분 안 되는 기사님의 얼굴을 모두 기억했던 저는 처음 보는 기사님의 얼굴을 오랫동안 살폈습니다. 기사님은 무더운 날에 뭐가 그리 즐거운지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고, 목에는 마이크를 걸 수 있는 원형 철사 같은 걸 두르고 있었습니다. 버스가 출발하고 저는 다시 얼굴을 열린 창문으로 돌리려 했습니다. 그때 다시 기사님이 목에 걸린 마이크에 대고 얘기를 시작했습니다. “오늘도 많은 분이 이렇게 1번 버스에 타셨군요. 저는 얼마 전부터 새롭게 1번 버스를 운전하게 된 기사입니다.” 계속 밝은 표정과 힘차고 인자하게 들리는 목소리가 이어졌습니다. 기사님의 바로 뒤에 앉은 덕분에 저는 기사님의 오디오와 비디오를 동시에 감상했습니다. “대부분 알고 계시겠지만 1번 버스 노선에는 중·고등학교 정류장이 많아서 학생들이 많이 타고 내립니다. 그래서 우리 학생들에게 잠깐이라도 뭔가 좋은 이야기와 음악을 들려주고 싶어서 이렇게 버스 DJ를 하고 있습니다.” 여느 버스에서도 볼 수 없는 광경이었습니다. 저뿐 아니라 다른 승객들도 기사님, 아니 버스 DJ의 멘트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이 버스 안에서 조잘조잘 수다를 떠는 모습이나 조용히 단어장을 들고 암기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참 예쁘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르신들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다른 학생의 가방을 들어주는 모습도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직접 녹음한 듯한 카세트테이프에는 좋은 노래들이 참 많았습니다. 기사님은 운전도 아주 매끄럽게 하셨습니다. 그 시절 대부분의 버스 기사님들은 차 안에서 담배를 피우고, 운전이 다소 거칠었으며, 창밖으로 침을 뱉거나 다른 운전자들과 자주 싸움을 하곤 했습니다. 그런 모습을 승객 또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던 시절이었습니다. 시끄럽게 떠드는 학생이나 어린이에겐 호통도 서슴지 않았고, 급출발이나 급정거 때 넘어지는 승객이 있어도 아랑곳하지 않던 시절이었습니다. 손잡이를 꽉 잡지 않은 승객의 책임이 전부였다고 할까요. 조금 과장해서 말하면, 그 시절 승객은 오늘날의 택배 물건과도 크게 다르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그래서였을 겁니다. 생경한 광경이었습니다. 기사님의 멘트나 음악을 듣는 승객의 시선 처리는 조금 부자연스럽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저는 거울을 통해 마주보이는 기사님의 행복한 표정과 진심 어린 이야기, 조금은 거칠게 녹음된 듯한 음악과 노래들에 깊이 빠져들었습니다. 처음엔 놀랐지만 곧 이상했고, 그래서 신기했고, 재밌었고, 머지않아 제 마음엔 감동의 파문이 일었습니다. 파문을 일으킨 감동의 이유는 하나였습니다. 멋있으니까요. 정말 그랬습니다. 평소에 보는 기사님과 다른 모습이기도 했지만, 그런 비교가 아니더라도 드라마나 영화에서가 아닌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모습은 결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그 시절의 초·중·고등학교 내의 폭력도 공공연하지 않았던가요? 특히 선생님들의 체벌은 어쩌면 공식적이고도 고유한 하나의 문화나 다름없었으니까요. 학생들을 향한 부드럽고 인자한 어른의 모습은 쉽게 볼 수 없었지요. 하라면 하고 멈추라면 멈추었던 공평, 평등보다는 우등과 열등으로 철저히 나눠진 상황, 남녀를 엄중히 구분 짓는 태도, 일등과 성공의 강요, 제도적이고 획일적인 교육 환경…. 이것에서 벗어난 학생은 곧 날라리, 문제아로 낙인이 찍혔고, 그건 곧 삶의 낙오자나 실패자로 취급받던 시절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버스 안에서는 달랐습니다. 학생을 향한 따뜻한 시선이 있었고, 그 시선엔 어떠한 편견도 고정관념도 없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저는 ‘무슨 일을 할 것인가’가 아닌 ‘무슨 일이 됐든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일등해야 하고 그래서 좋은 대학에 가야 하고 이후 의사, 변호사, 판·검사가 되어 돈을 많이 벌어야 하고, 결혼도 잘해야 행복할 수 있다고 믿던 어린 학생이었습니다. 마치 칩을 이식받은 듯 주입된 사고방식과 가치관으로 가득한 제게 너무나 의미 있는 동요를 선물해주셨던 1번 버스 기사님이셨죠. ‘나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 될까? 대신 무슨 일을 하든 저 아저씨처럼 멋있어지고 싶다. 그리고 저 아저씨처럼 행복해지고 싶다. 그렇다면 그런 사람은 어떻게 하면 될 수 있을까?’ 그는 직업적 소망에서 벗어나 인간과 삶의 관계를 한 걸음 더 본질적으로 다가서게 해주신 진정한 어른이자 진정한 선생님이었습니다. 두 볼 타임머신은 다시 지금으로부터 5년 전으로 저를 데리고 갔습니다. 제 딸이 초등학교 4학년 때, 저는 일일교사로 초대받았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딸의 교실에 들어갔습니다. 학생들에게 물었습니다. “꿈이 뭔지 말해줄 친구 있나요?” 많은 학생들이 “저요” 하며 손을 높이 흔들었습니다. 한 학생을 지목했고 그 아이가 당당하게 답했습니다. “의사요!” “왜 의사가 꿈이지요?” “의사가 되어야 부자가 된대요!” “누가 그러던가요?” “우리 엄마가요!” 저는 잠시 침묵했습니다. 곧 그와 거의 다르지 않은 다른 학생들의 대답까지 확인할 수 있었죠. 그날 남은 하루의 모든 시간을 침묵으로 일관했습니다. 제 두 볼 타임머신이 현재로 저를 데려다주고 저는 창문을 가만히 닫았습니다. 소파에 앉아 가만히 미소를 지어보았습니다. 1번 버스 기사님의 1등짜리 미소를 흉내내 봅니다. 기사 아저씨는 잘 계실지, 지금은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고 계실지… 그리워하다 보니 어느 덧 제 귓가에 울리는 노래가 있었습니다. “이번 정거장은 서래마을입니다. 내리실 분은 조심히 천천히 내리십시오. 모두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다음 정거장까지 들려드릴 노래는 제가 좋아하는 팝송인데요, 사이먼 앤 가펑클의 ‘Bridge Over Troubled Water(험한 세상의 다리가 되어)’입니다. 세상이 아무리 험하고 힘들어도 그 세상 위에 놓인 튼튼한 다리가 있다면 안심하고 건너갈 수 있지 않을까요? 학생 여러분, 모두 그런 존재가 되어주세요. 자, 그럼 틀어드리겠습니다!” 그날의 1번 버스 기사아저씨는 아직도 제 가슴 속에서 넘버원입니다. 이동우(가수 겸 코미디언) 살며 생각하며 누구에게나 반가운 명절이 되려면 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가 다가오고 있다. 가족과 친척이 한자리에 모여 맛있는 음식을 먹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나누며 흥겨운 시간을 보내는 명절 분위기는 우리 민족 고유의 풍습이다. 하지만 요즘 명절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흥겨운 분위기보다는 풍습을 지켜야 하는 의무감, 불편함을 토로하는 경우가 많다. 육체적·정신적 스트레스를 가장 많이 받는 사람은 가정주부일 것이다. 이들의 스트레스가 오죽 심하면 ‘명절증후군’이라는 정신질환까지 등장했을까. 피곤한 귀향 과정, 가사 노동 등의 신체적 피로와 성 차별적 대우, 시댁과 친정의 차별 등으로 인한 정신적 피로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명절증후군은 전통적 가족제도가 점차 사라지고 핵가족의 개인주의 문화가 정착되면서 생기기 시작했다. 그 증상으로는 두통, 어지러움, 위장장애, 소화불량 등의 신체적 증상과 피로, 우울, 호흡곤란 등의 정신적 증상이 있다. 명절증후군을 며느리들만 겪는 건 아니다. 손주 역할을 맡은 젊은 세대도 명절만 되면 오랜만에 만난 친척들의 질문 세례에 곤욕을 치른다. “결혼은 언제쯤 할 거니?” “연봉은 얼마나 받니?” “애인은 있니?” “저축은 얼마큼 했니?” “살 좀 빼야겠다” “취업은 언제 할 거니?” “앞으로의 계획이 뭐야?” 등은 젊은 직장인들이 추석에 제일 받기 싫어하는 질문으로 꼽혔다. 오랜만에 만난 친지들이 반가움에 한 질문이겠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그 질문 자체가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것이다. 이렇듯 각계각층에서 명절증후군을 느끼는 가운데 시각장애인인 나 역시 명절이 달갑지 않다. 먼 거리를 달려 큰댁에 모인 사촌들, 삼촌들, 할머니를 뵙는 건 매우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익숙지 않은 공간에서 지내는 명절은 나에게 큰 불편으로 다가올 때가 많았다. 가장 큰 불편함은 일상생활이 원활하지 않다는 것이다. 화장실에 가는 것, 밥을 먹는 것, 이동하는 것이 불편하다 보니 어머니가 곁에 없으면 집에서 항상 해오던 일상을 영위할 수 없었다. 명절이 반갑지 않은 또 다른 이유는 또래 친척들과 함께할 수 있는 게 적다는 점이다. 명절에 빠져서는 안 되는 게 놀이다. 강강술래, 가마싸움, 소먹이놀이, 걸궁, 윷놀이, 널뛰기, 줄다리기, 연날리기,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북청사자놀음, 영산쇠머리대기, 그네, 씨름, 단오굿 등 명절을 맞아 다양한 민속놀이를 즐겼던 우리 민족이기에 명절에 놀이는 빠질 수 없는 재미다. 하지만 시기능이 없는 나로서는 어떤 놀이도 제대로 즐길 수 없어 항상 명절이 외롭고 쓸쓸했다. 불편한 상황들이 명절 때마다 반복되니, 사람 좋아하고 어디서든 적극적으로 행동하며 긍정적 사고방식을 보이던 나도 명절에는 소극적이고 부정적이고 수동적인 자세로 친척들을 맞이했던 듯하다. 이런 이유로 친척들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 또한 상당히 부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고, 또 다른 불편으로 다가오게 됐다. 친척들은 장애를 ‘고쳐야 할 병’으로 생각한다. 명절 때 으레 하는 질문 중 하나가 “시각장애를 고칠 수 있지 않느냐”는 질문이다. “뉴스를 보니 눈을 고칠 수 있다는 기술이 나왔다는데 네 눈도 고칠 수 있는 거 아니니?” “수억이 들더라도 눈은 고쳐야 하지 않을까?” “예쁜 조카 보셔야 하는데 눈이 그래서 어떻게 해요.” 사실 이런 말이 나쁜 의도를 지닌 건 분명 아니다. 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듣는 것 자체가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는 건 어쩔 수 없다. 친척들이 걱정스럽게 던진 몇 마디는 큰 상처로 다가오는 동시에 자존감 저하로 이어지기도 한다. 비단 시각장애인인 나만 그런 감정을 느끼는 건 아닌 듯하다. 다수의 장애인이 명절이 되면 크든 작든 나름의 불편함을 겪는다. 우선 이동 자체가 불편한 경우가 많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은 열차 예매에 실패할 경우 대체 교통수단을 찾기 어려워 고향에 내려갈 수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시각장애인은 차편을 예매하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 최근 장애인이 좀 더 쉽게 예매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되긴 했지만, 시각장애인만을 위한 시스템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손이 느린 시각장애인은 예매에 실패하는 일이 잦다. 또한 활동지원을 통해 일상을 보내는 장애인에게 명절은 일상을 멈춰야 할 수밖에 없는 위기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은 시스템 보완을 통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친지들에게 주체적인 삶을 사는 나를 드러내는 작업은 쉽지 않을 것 같다. 드문드문 만나는 그들에게 ‘소극적이고 수동적이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건 상당히 어렵다. 한자리에 모아놓고 장애인식개선 교육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내 활약상을 자랑하는 것 역시 민망한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명절이라는 풍습을 버리거나 친척을 만나지 않는 건 좋은 방법이 아니다. 여하튼 명절은 고유의 풍습이면서 한편으로는 불편함을 주는 시기다. 분명한 것은 명절이 누구에게나 풍요롭고 여유 있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명절에 대한 서로의 불편함을 인지하고, 그 불편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면 좋겠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 역시 조용한 추석을 맞이해야 하겠지만, 마음만은 풍요롭길 희망한다. 권순철(칼럼니스트) 문화재 이야기 강강술래(국가무형문화재) 강강술래는 노래와 춤이 하나로 어우러진 부녀자들의 집단놀이다. 주로 전라남도 해안지방에서 추석을 전후해 달밤에 행해졌다. 원시시대부터 1년 중 가장 달이 밝은 밤에 축제를 벌여 노래하고 춤추던 풍습에서 비롯된 민속놀이라고 알려져 있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이순신 장군이 왜군에게 우리의 병사가 많다는 것을 보이기 위한 의병술로 활용하고자 마을 부녀자들을 모아 남자 차림으로 옥매산을 돌게 했다고도 한다. 동쪽 하늘에 둥근달이 떠오르기 시작하면 여인들은 손에 손을 잡고 오른쪽으로 돌며 둥근 원을 그려나간다. 목청 좋고 소리 잘하는 사람이 맨 앞에 서서 메기는 소리를 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강강술래’하며 받는 소리를 한다. 처음에는 늦은 가락으로 나아가다 노랫소리도 빨라지고 춤도 빨라져서 나중에는 뛰는 것처럼 동작이 빨라진다. 일반적으로 둥근 원을 그리며 춤을 추다가 흥이 나면 가운데 한 사람이 들어가 춤을 추는 남생이놀이를 비롯해서 고사리꺾기, 청어엮기, 기와밟기, 꼬리따기, 덕석말이, 문지기놀이, 실바늘꿰기 등으로 변화를 주었다. 강강술래는 처음부터 끝까지 쉬지 않고 노래하고 춤을 추어 구성지고 활기찬 한마당을 이룬다. 놀이는 늦은강강술래로 시작하여 중강강술래, 잦은강강술래로 변화하면서 발놀림이 빨라지고 흥이 절정에 이르는데, 이중 가장 아름답고 여성놀이다운 멋이 깃들어 있는 것이 늦은강강술래다. 중강강술래는 해남과 진도 지방에서만 보이는 특징을 지닌다. 한민족의 정서가 아름답게 표현되어 있는 강강술래는 여성의 놀이가 적었던 때 여성의 활달한 기상을 보여준 대표적인 민속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