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으로 읽는 국정 제223호 2026. 5. 발행처: 문화체육관광부 www.mcst.go.kr 발행인: 최휘영 발행일: 2026. 5. 1. 제작협력: (주)도서출판 점자 www.kbraille.com 문의: 02-442-7433, 044-203-3014 음성 사서함: 02-2092-9000 (7511) 이 책자에 수록된 내용은 정부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손끝으로 읽는 국정 차례 그곳에 가면: 포항 환호공원 아름다운 사람: 가족·육아 이야기 책으로 출간한 시각장애인 안승준 씨 알짬 정보: 제12회 시각장애인과 함께하는 어울림 마라톤 대회 개최 등 공감 정책: 농어촌·도서·벽지 등에도 맞춤형 통합 돌봄서비스 제공 등 공감 현장: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나눔, 장기 기증 특집: ‘2026 여행가는 봄’ 캠페인과 함께 국내 여행 떠나요 건강한 생활: 소변이 보내는 몸의 신호 신장(콩팥) 건강을 지키는 법 살며 생각하며: 서른아홉 재롱잔치 그곳에 가면 포항 환호공원 경북 포항 영일대해수욕장 끝 해안마을 뒷동산에 있는 환호공원은 문화와 여가, 휴식을 즐길 수 있는 포항 최대 규모의 공원이다. 지난해 가을, 민간 공원 특례사업을 통해 새롭게 단장한 이곳은 해안 절벽과 수목들이 현대적 미와 조화를 이루고 있다. 포항시립미술관과 식물원, 야외 공연장, 어린이도서관, 바닥분수, 전망대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로 가족 단위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스페이스워크다. 2021년 개장한 스페이스워크는 ‘우주선을 벗어나 우주를 유영하다’, ‘공간을 걷는 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지닌 체험형 조형물이다. 트랙 길이 333m, 계단 개수 717개 규모로 만들어진 이 조형물은 모양만 봐서는 어트랙션인지 아닌지 헷갈릴 정도이다. 철로 그려진 우아한 곡선과 밤하늘을 수놓는 조명은 철과 빛의 도시 포항을 상징한다. 360도로 펼쳐져 있는 전경을 내려다보면 포항의 아름다운 풍경과 제철소의 찬란한 야경, 그리고 영일만의 일출과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난간 없이 비워진 루프 구간은 일상의 중력을 벗어난 듯한 공간감, 긴장감, 해방감 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다. 단, 강우나 강풍이 불 경우 출입이 통제되니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환호공원은 연중 품격 높은 전시와 공연, 다채로운 문화 행사가 펼쳐지고, 소나무 숲으로 이어지는 산책로와 자전거 코스는 완만한 경사로로 연결돼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장애인 전용 주차 구역이 있고, 출입구까지 고저 차가 없어 휠체어 접근이 가능하다. 위치: 경상북도 포항시 북구 환호공원길 30 운영 시간: 환호공원-상시 개방 스페이스워크 - 매월 첫째 주 월요일 정기 휴무(공휴일이면 다음 날) - 4월~10월은 평일 10:00~20:00, 주말 10:00~21:00 - 11월~3월은 평일 10:00~17:00, 주말 10:00~18:00 문의: 포항시청 푸른도시사업단 054-270-5176, 5180(https://www.pohang.go.kr) 아름다운 사람 가족·육아 이야기 책으로 출간한 시각장애인 안승준 씨 - “장애가 삶의 중심이 되지 않는 순간, 조금 다르게 살아도 행복한 하루” “평범함은 보통의 사람들이, 보통의 노력으로 이룰 수 있는 어렵지 않은 것이어야 한다. 조금 다르게 그렇지만 평범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2014년부터 여러 커뮤니티에 칼럼을 연재해 온 시각장애인 안승준 씨가 최근 에세이집 ‘눈부시지 않아도 빛나는’을 출간했다. 행복한 결혼 생활과 좌충우돌 육아기, 특수학교(한빛맹학교) 교사로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은 그는 “눈이 보이지 않아도 누구나 이 정도의 삶은 누릴 수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Q. 만나서 반갑습니다. A. 안녕하세요? 한빛맹학교에서 시각장애 중·고등학생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있는 교사 안승준입니다. ‘햇살 품은 남자’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면서 두 돌이 채 안 된 아들을 키우는 아빠 일상을 공유하고 있어요. ‘브런치’, ‘더인디고’에 칼럼을 연재 중이고요. 6인조 직장인 밴드 ‘플라마 밴드’의 보컬이자 작사가로도 활동했지만, 지금은 육아로 잠시 쉬고 있습니다. Q. 이번에 출간한 책을 소개해 주세요. A. ‘눈부시지 않아도 빛나는’은 10년 넘게 써온 500여 편의 칼럼 가운데 50여 편을 골라 엮은 에세이집입니다. 유년 시절부터 아내와 아들 햇살이 이야기, 시각장애인으로 사는 일상에서 발견한 작은 행복 등을 담았습니다. 행복을 단정 짓기보다는, 어떤 환경에 놓인 누구라도 행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제목을 통해 “우리의 삶은 충분히 빛나고 있다. 각자 자신의 길을 걸어가며 빛을 내면 된다”는 뜻을 담았습니다. 유튜브 채널 ‘지금톡TV’에는 저와 아내, 추천사를 써주신 손미나 작가, 백종환 대표가 책 구절을 낭독한 영상이 올라와 있습니다. 조만간 전자책으로도 선보일 예정입니다. Q. 열세 살 때 시신경이 손상되었다고 들었습니다. A. 뇌수종 수술 중 시신경이 손상되었습니다. 지금은 큰 빛의 유무를 구별하는 정도의 시력만 남아 있어요. 시각장애인이 된 지 30년이 넘었고, 교사 생활도 20년이 넘었네요. 교사가 되기로 마음먹은 건 교육 실습 때 한 제자가 “선생님이 가르치는 수학은 특별해요”라고 말해준 순간 때문이었어요. 여전히 장애 학생들이 공부하기에는 환경적 제약이 많습니다. 점자 교재도 부족하고, 화면 해설이 포함된 강의 자료도 많지 않아요. 학원 다니는 일도 만만치 않아 교과서만으로 대학 입학을 준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그래서 3D 프린터로 그래프 교구를 만들고, 수능시험장에 점자정보단말기 도입을 요청하는 등 작은 변화를 만들어가는 데 앞장섰습니다. 후배들이 조금이라도 덜 불편한 길을 걸어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Q. 덕분에 세상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요. A. 다행이지요. 장애인이 겪는 대부분의 불편함은 장애 자체보다는 비장애인 중심으로 설계된 환경에서 온다고 생각합니다. 환경에 따라 적절한 지원이 이뤄진다면 어려움도 해소될 거예요. 제가 할 일은 끊임없이 무엇인가 요구하고, 설명하고, 개선해 나가는 것입니다. 글과 노래를 통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우리가 바라는 세상은 무엇인지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장애를 너무 진지하거나 무겁지만은 않게 풀어내려고 해요. 어떤 콘텐츠든 재미가 있어야 더 많은 사람에게 닿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아내와의 결혼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아내는 국제보건을 전공한 국제보건 활동가입니다. 코로나19로 국내에 머무르던 시기, 캄보디아 시각장애인과 특수교사를 위한 강의를 하게 되었는데, 강사로 제가 오면서 아내를 만났지요. 강의 녹화 후 함께 마신 커피 한 잔이 인연이 되어 가정을 일구었네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결혼이다 보니 그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지만요. 아내는 제 칼럼의 첫 독자이자 든든한 지원자입니다. 글의 편집과 수정을 돕고, 때로는 날카로운 비판도 해 줍니다. 이번 책 출간 과정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Q. SNS를 통해 육아 일기도 공유하고 계시지요. A. 아들 햇살이가 태어난 지 20개월이 되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던 날이 또렷이 기억납니다. 분만대기실에서 기다리는데, 온갖 상상이 머릿속을 채우더라고요. 혹시 무슨 일이 생기진 않을까, 장애가 있지는 않을까 걱정이 밀려왔습니다. 처음 아이를 안던 순간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요. 저는 육아가 ‘돕는 일’이 아니라 ‘함께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아이 키우는 모습을 SNS에 공유하는 이유는 시각장애가 있어도 충분히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서예요. 연애, 결혼, 육아를 앞둔 사람들에게 장애가 과장되게 보이지 않았으면 합니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누군가 저와 비슷한 상황이 생길 때 “할 수 있어. ‘햇살 품은 남자’를 봐. 시각장애인이어도 결혼하고 아이 낳고 잘 살잖아” 하며 용기를 가지는 거예요. 가족과 함께하는 모든 순간이 소중합니다. 같이 밥을 먹고 대화하는 아내가 있어서 좋고, 잘 울고 잘 웃는 햇살이가 있어서 기쁩니다. Q. 가족은 어떤 의미인가요? A. 어린 시절엔 몸이 약해 부모님께 걱정을 끼쳤고, 건강을 되찾은 뒤엔 장난꾸러기 사고뭉치로 속을 썩였던 것 같아요. 제 아이를 키우면서 ‘건강한 아이 키우기도 이렇게 힘든데, 장애 있는 아이를 키우느라 얼마나 고되셨을까’ 생각하곤 해요. 가족은 제게 감사 그 자체입니다. 햇살이 친구들의 부모와 종종 교류하는데, 그때 가장이 된 걸 실감합니다. 다른 이들에게는 평범한 하루가 장애인에게는 궁극의 목표일 때가 많습니다. Q.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는다면요. A. 20여 년 전, 대영박물관에서 렐리의 비너스를 만졌을 때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바뀐 날이었습니다. 그 경험을 ‘비너스를 느끼다’라는 칼럼으로 발표했고, 이후 칼럼니스트로 꾸준히 활동하게 되었어요. 시력을 상실했을 때 저는 모든 삶이 끝났다며 절망했습니다. 지금의 삶을 그때 알았더라면 덜 슬펐을 거예요. 중도장애를 겪더라도 좌절하거나 슬퍼하지만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점자를 배우고, 대학에 가고, 열심히 일하고, 가정을 꾸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믿었으면 합니다. Q. 앞으로의 바람은 무엇입니까? A. ‘하면 된다’가 좌우명이던 때가 있었습니다. 무조건 1등을 해야 했고 다 잘하고 싶다는 의욕이 컸어요. 하지만 가장 높은 곳이나 가장 앞자리만이 행복을 보장해 주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어요. 최선을 다하되 어떤 결과라도 기쁘게 만족할 수 있는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매번 성공하면서 다음 성공을 불안해하기보다는 실패를 딛고도 괜찮다고 말할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싶어요. 장애가 ‘다름’으로 받아들여지는 세상을 꿈꿉니다. 어떤 자료든 접근 가능한 형태로 제공되고, 어디든 혼자서도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기를 바랍니다. 앞으로도 교사로서, 작가로서, 그리고 아버지로서 묵묵히 살아가겠습니다. 만일 또 다른 역할이 주어진다면 그에 맞는 일을 열심히 할 것입니다. 김수정 기자 알짬 정보 제12회 시각장애인과 함께하는 어울림 마라톤 대회 개최 등 01. 제12회 시각장애인과 함께하는 어울림 마라톤 대회 개최 제12회 시각장애인과 함께하는 어울림 마라톤 대회가 6월 13일 서울 월드컵공원 평화광장에서 열린다. 이 대회는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 팀을 이뤄 함께 달리며 포용과 동행의 가치를 나누는 행사로, 코스는 5km와 10km, 하프 코스로 나뉜다. 신청 대상은 시각장애인 참가자와 이를 지원하는 가이드 러너를 비롯해 대회 취지에 공감하는 개인·기업·단체까지 가능하다. 가이드 러너 참가자에게는 대회 전 사전 교육과 트레이닝 과정을 제공한다. 대회 수익금은 서울시각장애인스포츠연맹과 서울시 시각장애인의 복지·체육 활동 등에 사용된다. 접수는 어울림 마라톤 누리집(https://www.sbsa.or.kr)에서 하면 된다. 문의 02-2092-0011 02. 서울역사박물관, 장벽 없이 누리는 ‘배리어프리 영화관’ 운영 서울역사박물관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문화 소통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배리어프리 영화관’을 운영 중이다. 오는 11월까지 매월 넷째 주 목요일 오후 2시 1층 야주개홀에서 배리어프리 영화를 상영한다. (단, 5월과 9월은 제외) 6월 25일에는 ‘오즈의 마법사’(1939년), 7월 23일에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2023년)가 상영될 예정이다. 사회복지시설 초청 프로그램인 ‘박물관 나들이’와 연계해 장애인, 어르신, 다자녀가구, 북한이탈주민 등이 단체 관람할 수 있도록 운영된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 홍보물도 현장에 비치될 예정이다. 관람은 무료이며, 서울시공공예약에서 예약하거나 행사 당일 현장에서 오후 1시 30분부터 선착순으로 입장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서울역사박물관 누리집(https://museum.seoul.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02-724-0274~6 03. 인천광역시, 계양 구립종합누리센터 착공 인천시가 계양 구립종합누리센터 기공식을 열고 사업을 본격화했다. 계양 구립종합누리센터는 노인·장애인 통합형 복지시설로, 지하 1층~지상 4층, 연면적 4,392㎡ 규모로 건립된다. 노인문화센터, 장애인복지관,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등을 갖춰 2028년 개관할 예정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종합누리센터가 어르신과 장애인을 아우르는 복지 공간으로서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든든한 기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032-120 04. 서울특별시, 복지문화복합공간 ‘어울림플라자’ 개관 서울특별시 강서구에 전국 최초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배리어프리 복지문화복합시설이 문을 열었다. 지하 4층~지상 5층, 연면적 2만 3,915㎡ 규모의 서울시 어울림플라자에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체력 단련실 △수영장 △도서관 △다목적 강당 △문화센터 △공연장 등 문화·체육시설과 함께 △장애인 치과병원 △장애인 친화미용실 등 특화 공간이 입주했다. 휠체어 겸용 배리어프리 운동 기구를 갖춘 체력 단련실과 수영장 진입을 돕는 수중 휠체어를 보유한 수영장, 점자도서와 휠체어석을 갖춘 도서관 등도 들어서 있다. 청각 보조장비가 있는 ‘텔레코일 존’을 갖췄고, 점자 안내판, 전동휠체어 충전기, 와상장애인용 화장실 등도 설치됐다. 문의 02-3663-5123 05. 경상남도, 복지 사각지대 AI로 해결한다 경상남도는 복지 정보 사각지대를 없애는 ‘생성형 인공지능 기반 통합복지플랫폼’을 6월부터 운영한다. 이 플랫폼은 정부와 도·시·군, 관계 기관 등에 분산돼 있는 다양한 복지 정보를 한곳에 통합, 생성형 인공지능으로 상황에 맞는 복지서비스를 안내하는 것이다. 사용자가 문자나 음성으로 질문하면 인공지능이 복지서비스와 관련 제도·지침 등을 분석해 맞춤형 정보를 안내하고, 독거노인·장애인·만성질환자 등에 맞춤형 지원을 제공한다. AI를 활용해 복지서비스 정보를 제공하고 문자와 음성으로 이용할 수 있어서 도민들의 복지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의 055-120 06. ‘제4회 gallery 비상 전국 장애인 미술공모전’ 개최 경기도 고양시장애인종합복지관이 발달장애인의 예술적 잠재력을 발굴하고 창작 활동을 북돋우기 위해 ‘제4회 gallery 비상 전국 장애인 미술공모전’을 연다. 이번 공모전은 전국 지적장애인, 자폐성 장애인, 정신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하며, 자유 주제 작품을 받는다. 참가자들은 유화·아크릴화·수채화·판화 등 회화를 출품하면 되고, 표현 기법 제한은 없다. 작품 규격은 캔버스 10호부터 20호, 또는 도화지 4절부터 2절 이내이며 1인당 1점만 낼 수 있다. 접수 기간은 5월 7일까지다. 신청서를 작성한 뒤 작품 사진과 함께 이메일로 접수하면 된다. 수상작은 7월 3일부터 7월 27일까지 고양시장애인종합복지관 1층 gallery 비상 전시관에 전시된다. 문의 031-929-1484 07. 수원시,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모바일 음성 전자고지 도입 수원시가 시각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을 위한 ‘모바일 음성 전자고지’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번 서비스는 부과 내역·납부 금액·납부 기한 등 핵심 정보를 선별해 음성으로 전달하는 방식으로, 전체 문서를 길게 읽어주는 방식이 아닌 ‘핵심 정보 요약’ 형태로 운영된다. 지난 3월부터 시각장애인 납세자 430명에게 체납고지서 1,154건을 음성 전자고지로 발송하는 등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향후 지방세 정기분 납부 안내문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문의 031-5191-2114 공감 정책 농어촌·도서·벽지 등에도 맞춤형 통합 돌봄서비스 제공 등 01. 농어촌·도서·벽지 등에도 맞춤형 통합 돌봄서비스 제공 보건복지부가 사회서비스 제공이 취약한 지역의 서비스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사회서비스 취약지 공모 사업’을 실시한다. 이번 사업은 돌봄·건강·생활 지원 등 필수 사회서비스 접근에 어려움을 겪는 농어촌·도서·벽지 등을 대상으로 취약지 맞춤형 통합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다. 취약지 공모 사업은 시·도가 지역 여건과 수요를 반영해 3~5개 내외의 서비스를 패키지로 구성하여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보건복지부는 인천, 강원, 충남, 전북, 전남, 제주 6개 시·도를 사업수행 지역으로 선정했다. 인천은 옹진군, 강화군 주민을 대상으로 복지·돌봄, 문화 통합서비스를 제공하고, 강원은 양구군, 인제군에서 일상 돌봄, 동행 돌봄, 마음 돌봄서비스 등을 결합한 통합 돌봄 모델을 추진한다. 충남은 예산군 주민을 대상으로 가사 지원, 이동 지원, 위생 지원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전북은 남원시, 임실군, 순창군 면 지역에서 심리·영양·주거·운동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전남은 고흥군, 완도군, 진도군, 신안군 섬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로봇을 활용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며, 제주는 비양도(한림읍)에서 일시 재가, 식사 지원 등의 생활 지원과 정신건강 지원이 결합된 통합형 서비스를 추진한다. 문의 보건복지부 사회서비스사업과(044-202-3222) 02. 발달장애 학생을 위한 맞춤형 인공지능 학습 시대 열린다 교육부가 발달장애 학생의 학습 방법과 감각 특성을 반영한 ‘특수교육 인공지능·디지털 교육자료’를 개발하고, 국립특수교육원을 통해 특수교육 현장에 보급했다. 이번에 처음 보급한 교육자료는 단순히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발달장애(지적장애, 자폐성 장애 등) 학생이 겪는 학습의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하기 어려운 지적장애 학생을 위해 실생활 중심의 구체적인 내용을 반복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했고, 변화에 민감하고 시각적 정보 처리가 뛰어난 자폐성 장애 학생을 위해 시각적 단서를 풍부하게 제공했다. 올해에는 2022 개정 특수교육 기본 교육과정(초등 수학 3~4학년, 국어 5~6학년) 교육자료를 개발, 보급했다. 이는 학습의 기초가 되고 일상생활에서 가장 필요하며 현장 활용성이 높은 교과(국어, 수학)를 중심으로 자료를 개발해야 한다는 현장 의견을 반영한 것이다. 교육부는 2028년까지 모든 학년으로 인공지능 교육자료를 확대하는 한편, 국립특수교육원을 중심으로 교사들이 발달장애 학생의 디지털 특성을 깊이 이해하고 지도할 수 있도록 활용 연수를 강화할 계획이다. 문의 교육부 특수교육정책과(044-203-6549) 03. 장애인 고용 현장을 이끄는 전문 인력 양성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2026년 장애인 고용 전문인력 양성 과정’을 운영한다. 장애인 고용 전문 인력 양성 과정은 장애인의 취업과 고용 유지를 위한 인력을 양성하는 교육으로, 지난해에는 10개 과정을 운영해 총 2,811명의 전문 인력을 배출했다. 올해는 노후화된 근로 지원인 양성 및 보수교육, 근로 지원인 발달장애 특별양성 교육 콘텐츠를 전면 개편하여 관련 제도와 법령을 최신화하고, 다양한 사례를 보강했다. 또한, 화면 구성과 화질을 개선해 교육의 전달력과 효과성을 한층 강화했다. 아울러 현장 훈련 기간 동안 중증장애인의 업무를 지도하는 ‘직무 지도원 양성 교육’과, 장애인 근로자 20인 이상 사업체의 선임 의무 이행을 위한 ‘장애인직업생활상담원 양성 교육’ 등 다양한 교육을 진행한다.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사례 기반 학습, 의사소통 방법, 장애 감수성, 안전교육 등 실무 중심으로 구성했고, 교육생의 집중도와 학습 효과를 높이기 위해 대면 교육 비중을 확대했다. 교육 일정 확인 및 신청은 EDI사이버연수원 누리집(https://cyedu.kead.or.kr)에서 가능하다. 문의 한국장애인고용공단 교육연수부(031-728-7068) 04. 보건의료 분야 정보전송자가 종합병원까지 확대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정보 주체의 보건의료 분야 정보전송자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의 ‘보건의료 분야 개인정보 전송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공포했다. 이번 개정안에 따라 기존 50개 기관(질병관리청,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47개 상급종합병원)으로 규정되어 있던 보건의료 분야 정보전송자 범위에 「의료법」 제3조의3에 따른 종합병원(337개)을 추가하여 총 387개로 확대했다. 단, 새롭게 정보전송자로 추가된 종합병원의 부담을 고려해, ‘건강정보고속도로’ 시스템에 연계된 종합병원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이번 개정으로 국민 개개인은 종합병원이 보유한 자신의 보건의료 분야 개인정보를 원하는 곳으로 전송하여 자유롭게 관리할 수 있게 되며, 이를 통해 정밀한 맞춤형 진료와 건강 관리 서비스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상급종합병원보다 접근성·이용률이 높은 종합병원에서 진료한 내역까지 종합적으로 관리·분석하게 될 경우, 정보 주체는 보다 많은 정보를 기반으로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문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전략기획팀(02-2100-3176) 05. 소방청, 골든타임 사수한다 소방청이 재난 발생 시 소방차의 신속한 현장 도착을 위해 ‘2026년 소방차 골든타임 확보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전통시장 내에서의 출동 체계 개선이다. 그간 내비게이션이 시장 입구까지만 안내해 화재 점포를 찾는 데 어려움이 있었으나, 올해부터는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등 민관 협력을 통해 ‘지능형 출동 체계’를 구축하고 시장 내부의 정확한 점포 위치와 최적의 진입 경로를 실시간으로 안내받는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 진입 지체 요인을 없애기 위해 도입된 ‘119패스’도 확대된다. ‘119패스’ 전용 카드를 활용해 현장 진입 시 장애 요인이었던 공동 현관문을 개방하는 체계인데, 이를 통해 소방대원들이 신속하고 안전하게 현장 대응에 온전히 힘을 쏟을 수 있게 됐다. 꽉 막힌 도로를 뚫기 위한 기반 시설 확충도 지속한다. 교차로에서 소방차가 통과할 수 있는 ‘긴급차량 우선신호체계’를 확대 설치하고, 소방차 진입이 곤란한 좁은 골목길이나 상습 불법 주정차 구역 등 진입 곤란 지역을 전년 대비 5% 이상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지자체와 합동 정비에 나선다. 문의 소방청 화재대응조사과(044-205-7473) 06. 위법한 유권자 개인정보 수집·이용 안 돼요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과 (예비)후보자에게 문자·전자우편을 활용한 선거운동 시 개인정보 보호법을 지킬 것을 당부했다. 개인정보는 목적에 필요한 범위에서 최소한으로 수집해 안전하게 관리하고 선거가 종료된 이후에는 즉시 파기할 것, 제3자로부터 개인정보를 제공받는 경우에는 제3자가 정보 주체로부터 동의를 받은 범위 내에서만 이용할 것, 정보 주체로부터 개인정보 수집 출처 고지 요구를 받은 경우에는 즉시 개인정보 수집 출처와 처리 목적을 정보 주체에게 알릴 것 등이 그 내용이다. 정보 주체인 유권자는 선거사무소가 개인정보 수집 출처를 구체적으로 알려주지 않거나 삭제·처리 정지 요구에 따른 조치를 해주지 않을 경우 한국인터넷진흥원 개인정보침해신고센터(대표번호 118)로 신고할 수 있으며, 수신 거부 의사를 밝혔음에도 선거운동 관련 정보를 수신하는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대표번호 1390)로 신고할 수 있다. 문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조사총괄과(02-2100-3108) 대한민국 정책브리핑(www.korea.kr) 공감 현장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나눔, 장기 기증 -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나눔, 장기 기증이 존중받는 사회로” 새벽의 정적을 가르며 전화벨이 울린다. 뇌사 추정자가 발생했다는 신호다. 누군가에게는 가장 슬픈 상실의 순간이, 누군가에게는 가장 간절한 희망의 순간이 된다. 망설일 여유는 없다. 수십 개의 시계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빠르면 네 시간, 한 생명의 마지막 선택이 또 다른 생명의 시작으로 이어지기까지 모든 타이밍이 맞물려야 한다. 손선영 강남세브란스병원 장기이식코디네이터(대한장기이식코디네이터협회장)는 아이스박스를 챙겨 곧장 구급차에 오른다. 기증된 장기가 제시간에 수술실에 도착할 수 있도록, 장기 기증과 이식에 필요한 절차 전반을 현장에서 담당하는 일은 그의 몫이다. 장기이식코디네이터는 1999년 제정된 ‘장기등 이식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라 이식 의료기관에 배치가 의무화됐다. 법은 장기 등의 적출·이식을 위한 상담·연락 업무 등을 담당하는 전담 간호사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 장기 하나가 이식되기까지는 구득팀(장기를 확보하고 이식 병원까지 전달하는 팀)과 응급실, 검사실, 마취과, 간호부, 이식 의사 등 약 8개 팀이 동시에 움직인다. 여기에 법적·행정 절차가 더해지는 만큼 이를 총괄해 조율하는 장기이식코디네이터의 역할이 필요하다. 기증자의 유가족을 만나 상실의 시간을 함께 견디는 일 또한 이들의 몫이다. 정부가 ‘제1차 장기 등 기증 및 이식에 관한 종합계획(2026~2030)’에서 기증자와 유가족에 대한 사회적 예우 강화를 세부 과제로 내건 것도 이러한 현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2007년부터 장기 이식 현장을 지켜온 그는 충분한 인력 확보와 명확한 역할 분리, 기증자와 유가족을 끝까지 책임지는 제도적 뒷받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정부가 장기 기증·이식 전반을 포괄하는 첫 종합대책을 내놓은 지금,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해 온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장기이식코디네이터는 어떤 일을 하나요? A. 이식 대기자의 평소 건강 상태를 관리하고 장기가 배정되면 기증부터 이송, 수술까지 모든 과정을 연결합니다. 장기 기증과 이식이 차질 없이 진행되도록 법적·행정적 절차를 조정하는 역할이죠. 장기 기증에는 뇌사 기증과 사후 기증, 살아 있는 사람 간의 기증이 있는데 장기이식코디네이터는 이 모든 유형을 다룹니다. 병원마다 역할의 범위는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핵심은 같습니다. 여러 팀과 절차가 한 번에 움직이는 현장에서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연결하는 역할을 합니다. Q. 장기구득코디네이터도 있다고요. A. 장기구득코디네이터는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에 소속돼 뇌사 기증자와 그 가족을 전담합니다. 장기이식코디네이터는 주로 이식 의료기관(병원) 소속으로 이식 대기자를 관리하고요. 일부 병원은 뇌사판정대상자관리전문기관(HOPO)으로 지정돼 한 명의 코디네이터가 뇌사자 관리와 대기자 관리를 함께 맡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다만 기증자와 수혜자를 동시에 담당할 경우 이해 충돌 우려가 있어 현재는 HOPO 병원에서도 두 역할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Q. 의학 드라마에서는 장기 이식이 촌각을 다투는 현장으로 그려지는데 실제로 어떤가요? A. 더 숨 가쁘게 돌아갑니다. 장기를 적출하는 순간부터 혈액 공급이 끊기면서 ‘허혈 시간’이 시작되는데 이 구간을 얼마나 줄이느냐가 예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뇌사자가 발생하면 곧바로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KONOS)을 통한 장기 배분 절차가 시작되고, 장기가 병원에 배정되는 순간부터 7~8개 팀이 동시에 가동됩니다. 코디네이터는 허혈을 최소화하도록 동선을 설계하고 전체 과정을 분 단위, 때로는 초 단위로 맞춰야 합니다. 장기를 구득하러 가야 하는 곳이 멀면 항공편을 확보하거나 다른 이동 수단을 찾아야 하고요. Q. 불가항력적인 상황도 있을 것 같은데요. A. 그래도 해내야 합니다. 우리 사전에 ‘안 된다’는 없어요. 장기마다 허용되는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도 많지 않습니다. 심장은 4시간, 폐는 6~8시간, 간은 12시간, 신장은 하루 정도가 한계입니다. 심장이나 폐 구득팀은 시간 여유가 없어 헬기를 띄우는 상황도 종종 생깁니다. 이 일을 시작하고 5년 정도는 전화벨만 울려도 가슴이 철렁했어요. 내가 이 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있을까, 감당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컸죠. 경험이 쌓이면서 이제 어떻게든 해낼 수 있다는 마음으로 움직입니다. 24시간 365일 콜센터처럼요. Q. 뇌사자 가족에게 장기 기증 이야기를 꺼내는 일도 쉽지 않겠습니다. A. 보호자가 이야기를 들을 준비가 돼 있는지부터 먼저 살핍니다. 지금이 정보를 들을 수 있는 상태인지, 충분히 생각할 여유가 있는지, 가족 관계는 어땠는지 확인합니다. 가능하다면 최대한 시간을 드리려고 합니다. 먼저 ‘장기 기증에 대한 정보를 들어보실 의향이 있는지’를 묻고 원하지 않으면 그걸로 멈춥니다. 마음이 바뀌거나 더 알고 싶어지면 언제든 이야기해 달라 하고요. 실제로 보호자와 일주일 가까이 면담을 이어가며 결정을 기다린 적도 있습니다. 처음 보호자 반응은 대체로 ‘싫다’거나 ‘살아나지 않을까요?’예요. 하지만 환자가 장기 기증 희망 등록을 해두었거나 가족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눈 경우에는 분위기가 확실히 다릅니다. 보호자가 먼저 기증 이야기를 꺼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Q. 정부가 기증 희망 등록 기관을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본인이 희망 등록을 했더라도 실제 기증 상황이 오면 가족의 동의가 필수라고요. A. 법적으로는 선순위 가족 1인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래도 희망 등록을 해두면 가족이 반대하지 않을 가능성이 훨씬 높습니다. 기증 희망 등록이 중요한 이유죠. 반대로 희망 등록이 없는 상태에서 가족 동의를 받아 진행하는 것을 ‘추정 동의’라고 합니다. 윤리적으로 보면 내 몸에 대한 결정은 본인이 하는 게 맞지만, 의사 표현이 불가능한 상태에서는 가족이 그 뜻을 대변할 수 있다고 법은 보고 있습니다. 가장 가까운 사람이고 그만큼 환자의 의사를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전제로 선순위 가족 동의를 인정하는 겁니다. Q. 종합계획에 ‘연명의료 중단자의 순환정지 후 장기 기증(DCD) 법제화’도 담겼습니다. DCD는 어떤 방식인가요? A. 뇌사 기증은 심장은 뛰고 있지만 뇌 기능이 완전히 멈춘 상태에서 이뤄집니다. 뇌가 더 이상 몸을 조절하지 못해 결국 사망에 이르는 상태죠. DCD는 조금 다릅니다. 연명치료를 받지 않기로 결정해 사망이 임박한 환자가 장기 기증에 동의한 경우입니다. 인공호흡기나 약물 같은 연명장치를 중단한 뒤 심장 박동과 호흡이 일정 시간 동안 돌아오지 않으면 사망이 선언되고 그 이후에 장기를 기증하는 방식입니다. 전 세계 장기 이식 환우들이 모여 이식 이후의 건강한 삶을 확인하고 교류하는 ‘세계이식인체육대회’가 2년마다 열린다. 기증자와 유가족을 기리는 의미도 함께 담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공인을 받은 이 대회에 손 코디네이터는 두 차례 참석했다. 그는 2017년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대회에서 목격한 장면을 잊지 못한다. 미국에서 날아온 유가족이 ‘우리 아이는 일곱 명을 살렸다’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환하게 웃으며 걷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었다. 그에 따르면 이런 캠페인이 열리는 시기에는 장기 기증 희망 등록도 함께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고 한다. Q. 기증자와 유가족에 대한 사회적 예우는 왜 중요한가요? A. 우리나라에서는 장기 기증을 하면 장제비 지원이 있는데 이게 오히려 오해를 부르는 경우가 있습니다. 유가족이 “돈 받고 판 것 아니냐”는 말을 듣기도 하죠. 하지만 장제비는 거래의 대가가 아닙니다. 위로금이나 부의금과 비슷한 성격이에요. 이런 왜곡된 시선이 존재하는 한 유가족은 또 다른 상처를 감당해야 합니다. 교통사고로 딸을 잃고 장기 기증을 결정한 한 아버지는 “기증을 하지 않았더라면 나는 버티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씀하셨어요. 딸의 선택이 누군가의 삶으로 이어졌다는 사실이 그분을 붙들어줬다는 겁니다. 지금은 생명의 소리 합창단(기증자 유가족, 이식 수혜자, 기증 희망 서약자가 함께 노래하는 모임)에서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계세요. 기증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유가족의 슬픔은 고립이 될 수도, 의미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Q. 기증자 가족과 수혜자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이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A. 이 일은 윤리관이 정말 명확해야 합니다. 이해 충돌이 생길 수밖에 없고, 때로는 제가 두 얼굴을 가진 사람처럼 느껴질 때도 있어요. 유가족과 함께 울다가 다른 한쪽에서는 ‘좋은 소식이 있습니다’라는 말을 전해야 하는 순간이 오거든요. 그럴수록 단어 하나, 표현 하나에도 더 신중해집니다. 이식이 단순히 기쁜 소식으로만 전달되지 않도록 그 이면에 담긴 무게까지 함께 전하는 것 또한 저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Q. 장기 기증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요? A. 사회 전체의 인식이 함께 바뀌어야 합니다. 예전에는 ‘내가 누군가를 도우면 언젠가 그 도움이 돌아올 수 있다’는 사회적 믿음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그 믿음이 점점 약해지고 있어요. 장기 기증의 의미를 사회가 함께 이해하고 존중하도록 만드는 지속적인 대국민 인식 개선 캠페인이 필요합니다. 정책주간지 특집 ‘2026 여행가는 봄’ 캠페인과 함께 국내 여행 떠나요 본격적인 봄나들이가 시작되는 5월, 다양한 여행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캠페인에 참여해 보는 건 어떨까?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국내 여행을 통해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오는 5월까지 ‘2026 여행가는 봄’ 캠페인을 추진 중이다. 교통·숙박, 여행 상품 등 다양한 할인 혜택과 함께 전국 각지의 다채로운 문화관광 콘텐츠를 연계해 국민이 부담 없이 봄나들이를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한다. - 교통·숙박 할인으로 주머니 가볍게 떠나요 코레일은 ‘인구감소지역행 자유여행 상품’을 구매한 사람을 대상으로 열차 운임의 100% 상당을 할인권으로 제공한다. 사업에 참여한 인구감소 지역(42곳)에서 지정된 관광지를 방문하고 인증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서해금빛과 남도해양 등 5개 노선의 테마열차도 50%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고, ‘내일로 패스’ 역시 2만 원 할인된다. 모든 철도 할인 혜택은 5월 31일까지 이용할 수 있으며, 선착순 9만 명에게 혜택을 제공한다. 항공편의 경우, 국내 왕복 노선을 대상(일부 노선 제외)으로 네이버 항공권을 통해 항공권을 구입하면 1인당 5천 원(최대 2만 원/4명까지)의 네이버페이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 총 7만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철도 할인과 마찬가지로 혜택을 제공하는 항공편의 탑승 기간은 5월 31일까지이다. 올해는 지역 체류 관광을 확대하기 위해 연박 할인권을 신설했다. 2박 3일 이상 숙박 시 숙박 요금이 14만 원 이상인 경우 7만 원, 14만 원 미만인 경우 5만 원의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연박 할인권은 약 1만 장을 배포한다. 또한 올해부터는 지역별 지방비 예산을 함께 투입해 숙박 할인권 사업을 추진함에 따라 지역별 배포 수량이 다르다. 숙박 할인권 지역별 배포 수량 등 자세한 사항은 ‘2026 대한민국 숙박세일페스타’ 공식 누리집(https://ktostay.visitkorea.or.kr) 또는 콜센터(1670-3980)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지역 인구 소멸에 대응하고자 여행 경비의 50%를 모바일 지역사랑 상품권으로 환급, 지역으로의 재방문을 유도하는 ‘지역사랑 휴가 지원’ 사업도 ‘여행가는 봄’ 캠페인 기간에 한다. 사업 시행 지역(강원-평창군, 영월군, 횡성군, 충북-제천시, 전북-고창군, 전남-강진군, 영광군, 해남군, 고흥군, 완도군, 영암군, 경남-밀양시, 하동군, 합천군, 거창군, 남해군)을 방문하면 여행 경비 50%(개인당 최대 10만 원, 2인 이상 단체 최대 20만 원)를 모바일 지역화폐로 환급해 준다. 신청자는 먼저 해당 지역에 여행 계획을 신청해야 하며, 지자체의 신청 확인 후 실제 지출한 여행 경비 증빙자료를 제출하면, 최종 확정을 거쳐 여행 경비를 모바일 지역화폐로 환급받을 수 있다. - ‘5월 바다가는 달’ 이벤트도 풍성 한편 ‘5월 바다가는 달’도 추진해 연안·어촌·섬 지역의 여행 지원에도 힘을 보탠다. 연안 지역 대상 숙박 상품은 1박 기준 7만 원 이상이면 3만 원, 7만 원 미만이면 2만 원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연박 기준 13만 원 이상은 5만 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해양 레저 상품은 1만 원 이상 상품 30%(1만 5천 원 한도) 할인, 해양 관광 패키지 상품은 결제액 기준 30% 할인(당일/1박: 5만 원 한도, 2박 이상: 7만 원 한도)을 제공한다. 근로자를 위한 혜택도 준비했다. 근로자 휴가 지원사업에 참여하는 근로자는 ‘휴가샵 온라인몰(vacation.benepia.co.kr)’에서 전국의 숙박, 입장권, 교통편 등 여행 상품을 최대 50%(3만 원 한도)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전북 지역의 숙박 상품을 예약한 참여 근로자에게는 지역 내 소비 촉진을 위해 해당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 상품권을 1인당 최대 3만 원까지 추가로 지원한다. 국내 여행의 재미를 높이는 이색적인 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유명 콘텐츠 창작자(인플루언서)와 함께 떠나는 ‘5인 5색 취향 여행’은 봄 제철 음식, 혼자 여행, 러닝, 사진, 독서·필사 등 5가지 주제로 총 25개 지역 여행 상품을 구성해 총 1천 명에게 특별한 여행 경험을 선사한다. 여행 전문가가 추천하고 국민이 선정하는 ‘대한민국 명소 발굴 100×100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여행 기자·작가 등 전문가 100인이 참가해 100가지 여행을 주제로 국내 여행 명소를 추천하고 국민이 투표로 명소를 선정할 계획이다. 명소 선정을 위한 국민 투표는 5월 중 진행된다. 풍성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한 이번 캠페인은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관계 기관이 적극적으로 동참해 의미를 더한다. 광주 동구는 ‘광주 아트패스’ 이용객에게 식음료 및 숙박 할인을 제공하고, 영월군은 청령포 등 주요 관광지 입장료를 최대 50% 할인한다. 인천, 동해, 대구 등에서는 시티투어 버스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은 5월 한 달 동안 사찰 체험(템플스테이) 비용을 50% 할인한다. 이 외에도 국가유산청의 야행 퀴즈 행사, 고창 벚꽃 축제, 진도 신비의 바닷길 축제, 수원화성 역사 체험, 여주 도자기 축제 등 봄을 만끽할 수 있는 전국의 다채로운 축제와 프로그램이 여행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캠페인에 대한 상세한 정보는 ‘여행가는 달’ 공식 누리집(korean.visitkorea.or.kr/travelmonth)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상자] 5월 추천 여행·축제 정보 · 여주 도자기 축제 ‘세종이 열고, 여주가 빚은 도자의 시간’을 주제로, ‘세종’의 의미를 담아낸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비롯해 축제 대표 프로그램인 ‘전통도자제작 퍼포먼스’ 등 다채로운 문화 공연 프로그램이 풍성하게 준비돼 있다. 일정: 2026년 5월 1일~5월 10일 장소: 신륵사 관광지 일원 문의: 031-881-9692~5 · 고창 청보리밭 축제 끝없이 펼쳐진 청보리밭을 배경으로 초록 물결 사이를 걷고 사진을 찍으며 봄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자연형 축제이다. 유네스코 7가지 보물찾기, 보리밭 사잇길 걷기 등을 즐길 수 있다. 일정: 4월 18일~5월 10일 장소: 학원관광농장 문의: 063-560-2523 · 세종 낙화 축제 타닥타닥 타들어 가는 불씨가 낙화봉 끄트머리에서 꽃잎처럼 흩날려 밤의 숲을 수놓는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단, 낙화 불씨가 옷에 튀어 구멍이 생길 수 있으니 관람 시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일정: 2026년 5월 16일 오후 7시 30분 장소: 세종 호수·중앙공원 일대 문의: 044-850-0592 · 임실N장미 축제 200여 종 2만 2천여 주의 장미가 식재된 장미원을 중심으로 다채로운 문화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이 열린다. 장미 언덕, 바람의 언덕, 장미 울타리 등 유럽풍 경관이 관광객에게 이국적 정취를 선사한다. 일정: 5월 28일~5월 31일 장소: 임실치즈테마파크 일원 문의: 063-643-2300 [글상자 끝] 참고 문화체육관광부 건강한 생활 소변이 보내는 몸의 신호 신장(콩팥) 건강을 지키는 법 푸른 신록이 짙어지는 5월입니다. 야외 활동이 늘면서 우리 몸은 더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되고, 그만큼 몸속에서는 다양한 노폐물이 만들어집니다. 이 노폐물을 쉬지 않고 걸러주는 장기가 바로 신장(콩팥)입니다. 신장은 등 쪽 허리 위에 양쪽으로 하나씩 있는, 어른 주먹 크기의 장기입니다. 작지만 혈액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우리 몸을 하나의 집으로 비유하면, 신장은 하수도 필터와 같은 기능을 합니다. - 신장이 망가지면 생기는 변화 필터가 제대로 작동해야 깨끗한 물이 흐르듯, 신장이 건강해야 몸속 노폐물이 잘 걸러집니다. 필터가 헐거워지면 몸에 필요한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는데, 이를 단백뇨라고 합니다. 신장이 나빠지면 배출되어야 할 노폐물이 몸속에 쌓이게 되며 독성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를 신부전이라고 하는데, 초기에는 거의 증상이 없다가 상태가 진행되면 투석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신장질환은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 소변은 몸의 상태를 보여줍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여러 번 소변을 보지만, 그 변화를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소변은 신장과 요로의 상태를 가장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신호입니다. 평소 소변의 변화와 몸의 부기를 통해 신장 건강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평소보다 소변에 거품이 유독 많이 생기고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는다면 단백질이 빠져나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또한 소변에서 평소와 다른 지독한 냄새가 난다면 노폐물이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상태일 수 있으니 주의 깊게 살펴야 합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눈 주위가 퉁퉁 붓거나, 저녁에 양말을 벗었을 때 발목에 고무줄 자국이 깊게 남고 손가락 끝으로 눌렀을 때 살이 금방 올라오지 않는다면 신장의 배설 기능이 떨어졌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 외에는 건강검진에서 단백뇨나 혈뇨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은데,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반드시 확인이 필요합니다. - 여러 가지 신호들 정상적인 상태에서는 단백질이 소변으로 거의 배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신장 기능이 떨어지면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옵니다. 소변에 거품이 많아지거나, 거품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 단백뇨를 의심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는 분들은 정기적인 검사가 중요합니다. 혈뇨가 있다면, 반드시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혈뇨는 소변에 혈액이 섞여 나오는 상태입니다. 눈으로 보일 수도 있고, 검사에서만 발견되기도 합니다. 원인은 다양합니다. 단순한 염증부터 요로결석, 드물게는 종양까지 포함될 수 있습니다. 특히 통증 없이 나타나는 혈뇨는 반드시 원인을 확인해야 합니다. 소변을 볼 때 따끔거리는 통증이 있거나, 자주 마려운 느낌이 들고, 보고 나서도 시원하지 않다면 요로감염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요로감염은 여성에게서 더 흔하게 발생하며, 피로나 수분 부족이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초기에 치료하면 잘 호전되지만, 방치하면 신장까지 감염이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요로결석은 소변 속 물질이 뭉쳐 돌처럼 형성되는 질환입니다. 수분 섭취가 부족하면 발생 위험이 높아집니다. 결석이 이동하면서 옆구리나 하복부에 매우 심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때 혈뇨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당뇨병이나 고혈압이 있는 분들은 신장질환의 위험이 높습니다. 또한 요로결석을 경험한 적이 있다면 재발 가능성에도 주의해야 합니다. 시각장애인의 경우 소변 색의 변화를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소변 횟수의 변화, 배뇨 시 통증, 평소보다 심해진 피로감과 같은 다른 신호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정기적인 소변 검사도 도움이 됩니다. - 신장을 아끼는 생활 습관 1) 싱겁게 먹기 소금은 신장을 가장 힘들게 하는 주범입니다. 짠 음식을 먹으면 신장은 이를 처리하기 위해 과부하가 걸립니다. 국물보다는 건더기 위주로 식사하고, 식재료 본연의 맛을 즐기는 습관을 지녀보세요. 2) 단백질과 칼륨의 조절 건강에 좋다고 알려진 잡곡밥이나 생야채, 과일도 신장 기능이 이미 떨어진 분들에게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신장이 칼륨을 배출하지 못해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하여 나에게 맞는 식사량을 정해야 합니다. 3) 적절한 수분 섭취 물을 너무 적게 마셔도 신장에 무리가 가지만,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과하게 마시면 몸이 붓게 됩니다. 내 몸 상태에 맞는 적절한 수분 섭취량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장 건강은 결국 우리 몸 전체의 순환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오늘 내가 조금 싱겁게 먹은 한 끼, 내 몸의 부기를 손으로 꼼꼼히 체크해 본 그 시간이 10년 뒤 나의 건강한 일상을 결정합니다. 여러분의 혈액이 맑게 유지될 수 있도록, 오늘도 신장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 수고를 덜어주는 현명한 관리를 시작해 보세요. 여러분의 쾌적한 봄날을 응원합니다. 서연주(‘윙크의사’·내과전문의) 살며 생각하며 서른아홉 재롱잔치 플라멩코를 배운 지 6개월이 흘렀다. 강사님이 학원 원생들과 봄에 소극장을 빌려 발표회를 열 거란 계획을 전했다. 나는 겨우 두 곡의 진도를 나간 참이라 상관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강 건너 불구경하듯 기대할 테니 멋진 공연 보여달라고 격려를 건넸다. “당신 두 곡 준비됐잖아요. 무대 올릴 거예요.” 날벼락이었다. “내가요? 왜요? 정말요?” 점점 목소리도 내 눈도 커져 갔다. 강사님은 당연한 걸 묻는다는 말투로 춤을 배웠으니 당연히 무대에 서는 게 뭐 그리 놀랄 일이냐고 되물었다. 나는 한 발 빼며 자신 없다고 사양했다. 속으로는 재밌을 것 같다고 여기며 숫기 없는 학생을 연기했다. “그런 얼굴로 마음에 없는 소리 할래요? 80석이니까 관객이나 모아 봐요. 표는 무료로 뿌릴 테니 소극장 대관비나 보태요.” 강사님은 관객석이 채워지지 않을까 은근히 걱정했다. 나는 30석은 내 손님이 올 거니 제일 좋은 자리를 내놓으라고 닦달했다. 그날부터 나의 서른아홉 살 재롱잔치 프로젝트가 실행됐다. 발표회까지는 석 달이 남아 있었다. 우선 건성으로 대충 배우던 플라멩코에 진심을 실었다. 일주일에 한 번 받던 레슨을 두 번으로 늘리고 의상을 갖췄다. 바자회에서 산 낡은 플라멩코 슈즈도 마음에 들지 않아 새 슈즈를 주문했다. 국내에는 플라멩코 슈즈를 제작하는 숍이 없어 해외 배송을 해야 했다. 발표회 날까지 두 달 넘는 시간이 있었지만 하루라도 빨리 새 신발을 신고 싶어서 비싼 항공 배송을 선택했다. 내가 열의에 차서 신나 하자 강사님은 진작 발표회를 할 걸 그랬다고 어이없는 웃음을 지었다. 나는 시키지도 않았는데 플라멩코를 주제로 멋진 시도 한 편 지었다. 내가 초대한 손님들을 위해 답례품도 예약했다. 과하게 신나 하자 활동지원사가 어렸을 때도 재롱잔치나 학예회를 하면 이리 좋아했냐고 물었다. 나는 곰곰이 생각했다. 분명 유년기에 겪었을 이벤트였을 텐데 도무지 기억에 남아 있지 않았다. 단지 학부모들 사이를 두리번대며 오지 않을 엄마를 찾았던 서글픈 감정만이 떠올랐다. 발표회 날이 가까워질수록 강사님의 신경이 날카로워졌다. 학원이 주최하는 발표회가 처음이었고 책임감이 막중해지는 모양이었다. 레슨 시간에 진도를 나가는 대신 리허설을 했다. 플라멩코 가수인 칸테가 내 손을 잡고 무대로 나가는 연습이었다. 칸테가 음악에 맞춰 노래를 했다. 나는 머릿속으로 스텝을 생각하며 춤을 췄다. 한참 연습을 하는데 강사님이 리허설을 정지시켰다. 내게 자꾸 스피커 방향으로 몸이 돌아간다며 박수 소리로 정면 위치를 잡아 주었다. 다시 연습이 시작됐다. 나는 최대한 정면을 염두에 두고 방향을 잡았다. 하지만 다시 몸이 소리 나는 방향으로 돌아갔다. 리허설이 다시 중단되고 칸테와 강사님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을 했다. 나는 심각해진 분위기에도 혼자 빙글대며 강사님에게 말했다. “제 관객들은 멋진 공연 같은 건 기대도 없을걸요. 그냥 내가 신나서 뛰어다니는 걸 원할 거예요. 내 뒤통수만 봐도 좋아할 사람들이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내 말에 다른 원생들이 “올레” 하고 호응했다. 강사님은 위로가 되지 않는지 완벽한 무대를 만들고 말 거라고 부루퉁하게 내뱉었다. 나는 그런 강사님이 귀여웠다. 결국 칸테가 마이크를 내려놓고 관객석으로 내려가 정면에 서기로 했다. 나는 칸테의 목소리로 방향을 잡으면 됐다. 화창한 봄날, 대학로는 주말답게 붐볐다. 거리엔 연극을 호객하는 이들이 발길을 가로막으며 홍보를 해댔다. 나는 의상과 신발이 든 커다란 가방을 어깨에 메고 인파를 헤치며 공연장으로 걸었다. 12시부터 리허설 시작이라 했는데 시간을 착각해 2시가 되어 겨우 공연장에 도착했다. 대기실 분위기는 살벌했다. 화가 난 강사님이 전화로 누군가와 언성을 높이며 싸워 댔다. 무대에 오르는 원생들은 대기실에서 화장과 의상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나는 꼴찌로 도착해 오늘 무대를 도와줄 프로 플라멩코 무용수들에게 메이크업을 받고 머리에 꽃장식을 올렸다. 무대에서 쾅쾅쾅 발 구르는 소리가 났다. 춤 리허설이 아니라 강사님이 화가 나서 뛰어다니는 소리였다. 대기실에 들어온 강사님이 씩씩대며 상황을 설명했다. 대관한 소극장 시설이 계약과 달리 형편없다는 것이다. 마이크에는 에코가 들어가지 않고 무선마이크들은 몽땅 고장이라 했다. 게다가 조명까지 말썽이라 원하는 조도 조절이 불가하단다. 그녀의 속상한 마음이 무척 공감됐다. 나 역시 계획과 어긋나 심통 나 있었기 때문이다. 두 달 전에 주문했던 플라멩코 슈즈는 결국 도착하지 않았다. 분명 5시 발표회 시작이라 당부했는데 초대한 관객들이 늦는다는 메시지를 속속 보내왔다. 좌충우돌 끝에 마지막 본 리허설이 시작됐다. 나는 캄캄한 관객석 방향을 바라보며 억지로 웃음을 끌어내며 춤을 췄다. 리허설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선지 관객석은 고요했다. 내가 추는 플라멩코 음악은 약 2분가량 되는데 배울 때는 그리도 긴 시간이더니 막상 무대에 서자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가 버렸다. 대기석에 앉아 잠시 숨을 고를 때였다. 함께 무대에 오르는 단체반 어머니들이 내 의상과 머리 장식을 만져주며 즐거운 무대를 만들자고 응원을 했다. 우여곡절 끝에 강사님이 발표회 시작 선포를 했다. 무대에 오를 한 명 한 명이 소개됐다. 내 땅고는 세 번째 순서였다. 칸테의 손을 잡고 무대 중심으로 나갔다. 긴장된 마음으로 스텝이 틀려도 당황하지 말고 그냥 웃어버리자는 각오를 마음속에 새겼다. 손끝이 차갑게 식었다. 두 무릎이 달달 떨렸다. 칸테가 노래를 시작했고 나는 치맛자락을 흔들며 춤을 췄다. 머릿속이 하얗게 연소됐다. 칸테의 노래가 멀어지며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어느새 나는 마지막 피날레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정신이 번쩍 난 것은 관객석에서 터져 나오는 환호와 박수 소리 때문이었다. 순간 억지로 짓던 미소가 아니라 진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어설픈 춤을 흐느적댄 내 모습이 웃기고 이런 춤을 보러 오라 초대장을 돌린 내 뻔뻔함이 웃음보를 간질였다. 대기실로 돌아오자 출연자들이 칭찬과 격려로 경직된 내 등을 쓸어 주었다.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집 나갔던 부끄러움이 뒤늦게 찾아왔다. 관객석도 내 얼굴만큼이나 후끈 달아올랐다. 내가 준비한 다음 곡은 스페인에서 플라멩코 축제를 할 때 추는 기본 무도곡이었고 총 4절 중 내가 2절과 3절을 솔로로 맡았다. 출연자들이 모두 무대로 나가 음악에 맞춰 발을 구르고 박수를 쳤다. 나는 콩닥거리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내 순서를 기다렸다. 십대 아이들이 1절을 추고 내게 다가왔다. 나는 아이들의 안내를 받고 무대 중심에 섰다. 속으로 박자를 세며 기본자세를 취했다. 발 구르는 소리와 박수 소리가 한층 더 격렬해졌다. 음악에 맞춰 춤을 시작했다. 관객석에는 내 눈먼 동료들과 친구들, 장애인 학교를 함께 졸업한 부모 같은 언니 부부, 글을 가르쳐주신 은사님, 출판사의 내 책을 내준 편집자님이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그들과 눈을 마주치듯 관객석을 돌아봤다. 눈이 부셨다. 내 안에서 시작된 빛이 눈앞의 어둠을 밀어냈다. 웃음이 났다. 무대 구석에서 내가 다른 방향으로 몸을 틀까 조마조마하는 강사님의 마음이 보였다. 관객석에 앉아 기특한 표정을 짓고 있을 이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떠올랐다. 박자를 틀리고 스텝을 빼먹었다. 그래도 나는 즐겁고 행복으로 충만해졌다. 내가 “올레”를 외치자 장대비 같은 박수와 환호가 공연장을 흔들었다. 그리고 꽃다발 세례가 이어졌다. 나는 받아 든 꽃다발이 너무 많아서 연신 바닥에 내려놓고 다시 받아 들고를 반복했다. 친한 동료가 커다란 꽃다발을 내게 안기며 “춤을 제일 못 추던데 주인공이 되어 창피하진 않냐”고 놀려 댔다. 나는 능글맞은 표정으로 “그만하면 잘했지 뭘 기대해?” 하며 하하 웃었다. 한참 손님을 상대하고 있는데 장애인 학교 동기 언니가 꽃다발만 주고 얼른 몸을 빼려 했다. 나는 언니의 팔을 잡고 사진을 찍자고 잡아끌었다. 그러자 언니가 내 귀에 대고 조용히 말했다. “내가 옆에 있어도 창피하지 않겠어? 화장도 제대로 못 했는데…. 네 체면 상할까 봐 그래. 미용실이라도 다녀올 걸 그랬네.” 언니는 늘 궂은일은 내 앞을 막고 섰다가 좋은 일이 생기면 슬쩍 물러나 있으려 했다. “조금이라도 피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나는 언니가 도망가지 못하게 붙잡고 은사님과 다른 손님들께 인사를 시켰다. 그날 받은 꽃다발을 정리하다 보니 상자로 세 상자가 됐다. 서른아홉 내 뒤늦은 재롱잔치는 마음속에 남아 있던 작은 서글픔마저 털어내며 성황리에 끝이 났다. 조승리(소설가·에세이스트)